7년 만에 돌아온 '은둔의 경영자' 네이버 이해진…AI 혁신 기대감
  • 조소현 기자
  • 입력: 2025.03.03 00:00 / 수정: 2025.03.03 00:00
26일 정기 주총서 사내이사 복귀 예정
AI 기술 고도화 가속 전망…노하우 기대
이해진 네이버 창업자 겸 글로벌투자책임자(GIO)가 7년 만에 경영 일선에 복귀한다. /이새롬 기자
이해진 네이버 창업자 겸 글로벌투자책임자(GIO)가 7년 만에 경영 일선에 복귀한다. /이새롬 기자

[더팩트ㅣ조소현 기자] '은둔의 경영자'로 불리는 이해진 네이버 창업자 겸 글로벌투자책임자(GIO)가 7년 만에 경영 일선에 복귀한다. 국내 IT 산업을 선도해 온 그가 돌아오면서, AI 중심 변화 속 네이버의 혁신이 가속화될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이해진 GIO는 오는 26일 네이버 정기 주주총회를 통해 사내이사로 복귀할 예정이다. 이 GIO는 지난 2017년 이사회 의장에서 물러난 뒤, 2018년 이사직 연임 없이 글로벌 투자와 사업에 집중해 왔다.

이 GIO가 복귀를 선택한 것은 AI 경쟁이 심화하면서 네이버의 기술 경쟁력 확보와 글로벌 시장 확장이 중요한 과제로 부상했기 때문이다. 미국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일에 맞춰 5000억 달러 규모의 '스타게이트' 프로젝트가 발표됐고, 중국 스타트업 딥시크는 오픈AI의 챗GPT보다 적은 비용으로 뛰어난 성능을 구현한 추론모델 'R1'을 공개하며 세간에 충격을 줬다. 카카오는 지난달 오픈AI와 전략적 제휴를 맺었다.

반면 네이버는 한국형 AI 모델 '하이퍼클로바X'를 내놨지만 빅테크의 거대언어모델(LLM) 대비 성능과 비용면에서 모두 경쟁력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 GIO의 복귀가 네이버의 위기 대응과 미래 성장 전략 강화 차원에서 이뤄졌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황용식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창업자나 상징성 있는 경영자가 경영에 복귀하는 경우, 상황이 좋을 때는 많지 않다"며 "네이버가 창업자의 비전과 역량이 절실히 필요한 상황일 가능성이 크다. 최근 AI를 비롯한 전반적인 사업 전환과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되면서, 20~30년에 걸친 국내 최고 포털 엔진 창업자의 노하우와 기업가 정신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 같다"고 말했다.

네이버는 오는 26일 정기 주주총회를 연다. /더팩트DB
네이버는 오는 26일 정기 주주총회를 연다. /더팩트DB

이 GIO의 복귀는 네이버가 기술과 사업 방향을 더 적극적으로 이끌겠다는 의지를 반영한 결정이다. 업계는 그의 복귀로 네이버의 AI 기술 고도화가 가속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과거에도 급변하는 경영 환경 속에서 네이버를 이끌며 위기를 극복한 만큼, 이번에도 경쟁력 강화와 혁신을 주도할 것이라는 기대가 크다.

황 교수는 "창업자는 일반적인 경영자와 다르게, 무에서 유를 창조한 경험이 있다"며 "공백 기간이 있거나 시대가 변해도 경영 감각은 남아 있을 것이다. 또 이 GIO가 경영에 나선 것은 그만큼 네이버에 기여할 수 있다는 확신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결코 가벼운 결정이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이 GIO는 지난 1999년 네이버를 설립한 후 국내 포털 시장을 장악하고 검색·커머스·콘텐츠 등 다양한 분야에서 성과를 냈다. 2011년에는 라인 메신저를 성장시키며 네이버의 글로벌 진출을 주도했고, 2013년에는 NHN을 네이버(포털)와 NHN엔터테인먼트(게임)로 분할할 때 이사회 의장을 맡아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 시장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하며 기업 경쟁력을 강화한 사례라는 평가다.

네이버 내부에서도 이 GIO의 복귀에 대한 기대감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이 GIO는 네이버 사업에 대한 깊은 이해와 풍부한 경험이 있다"며 "혁신으로 증명해 낸 다양한 서비스가 많아, 네이버의 성장성 측면에서 기대감이 크다"고 말했다.

그의 복귀 소식이 전해지며 네이버 주가는 급등해 52주 최고가를 기록하는 등 금융시장도 긍정적으로 반응했다.

이 GIO의 복귀로 네이버의 AI 기술 고도화는 더욱 빨라질 전망이다. 네이버는 자체 기술, 인프라, 데이터를 기반으로 독립적인 AI 역량을 구축하는 '소버린 AI' 전략에 집중하고 있다. 이를 위해 하이퍼클로바X를 고도화하고, 올해 '온 서비스 AI' 전략을 통해 다양한 신규 서비스를 선보일 계획이다.

아울러 네이버의 글로벌 전략도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 GIO는 지난해 AI 서울 정상회의, 엔비디아 본사 방문, 사우디아라비아 데이터인공지능청(SDAIA) 만남 등을 통해 글로벌 AI 확장을 모색해 왔다.

네이버는 지난달 의결권대리행사권유참고서류를 통해 "이 GIO는 회사 전반과 글로벌 IT 시장 상황에 대한 깊이 있는 인사이트를 갖고 있다"며 "AI 시대로의 진입이 가속화되는 가운데, 그동안 다수의 패러다임 변화 속에서도 성공적으로 변화를 이끌었던 경험과 연륜을 바탕으로 네이버의 철학에 근거한 중장기 성장 방향성을 제시하며, 의사결정에 힘을 싣고, 경영 전반에 안정성을 부여해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해 사내이사로의 선임을 추천한다"고 강조했다.

sohyun@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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