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허주열 기자] 국내 최대 호텔·리조트 기업 대명소노그룹(이하 대명소노)이 국내 저비용 항공사(LCC) 티웨이항공 경영권을 확보했다. 티웨이항공 지분 54.79%(1억1801만5555주)를 확보하기 위해 투입한 자금은 총 4397억원이다. 대명소노는 이 자금을 외부 조달 없이 자체 보유한 자금으로 마련했다. 풍부한 자본력에 여행·레저와 관련한 폭넓은 인프라까지 갖춘 신규 플레이어가 LCC 업계에 진출하면서,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통합에 따른 예고된 LCC 업계 지각변동에 '메기 효과'를 일으킬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대명소노는 26일 오후 티웨이항공 지분 28.02%(6035만1346주)를 보유한 티웨이홀딩스 지분 46.26%를 2500억원에 인수하는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대명소노그룹은 티웨이홀딩스가 보유하고 있던 티웨이항공 지분 28.02%와 지난해 1897억원가량을 투자해 확보한 보유분 26.77%(5766만4209주)를 더해 54.79%(1억1801만5555주)의 과반 지분을 확보하게 됐다.
대명소노는 다른 LCC인 에어프레미아의 지분도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투자목적회사(SPC)를 통해 에어프레미아 지분 11%를 537억원에 인수했으며, 오는 6월 콜옵션 행사해 11%를 추가로 인수할 권리도 갖고 있다. 콜옵션 행사 시 대명소노그룹은 AP홀딩스에 이어 에어프레미아의 2대 주주가 된다. 이후 추가로 에어프레미아 지분을 확보해 티웨이항공과 합병할 경우 단숨에 LCC 업계 1위를 노릴 만한 항공사로 급부상하게 된다.
티웨이항공은 지난해 3분기 기준 리스 계약을 통해 총 36대의 항공기 운용 중이며, 에어프레미아는 6대 항공기를 운용 중이다. 양사 합병 시 운용하는 항공기는 42대에 달해 현시점 1위인 제주항공(41대)을 추월하게 된다.
대명소노 관계자는 "에어프레미아의 경영권을 확보하게 된다면 티웨이항공과의 합병은 고려하고 있는 사안"이라며 "두 항공사의 합병 시 국내, 아시아 등 중단거리 노선과 유럽·미주까지 아우르는 장거리 노선의 확보를 통해, 새로운 항공사의 탄생을 기대하고 있다. 또한 티웨이항공과 에어프레미아는 중복 노선이 없기 때문에 균형 잡힌 포트폴리오 구축과 외형적 성장까지 이룰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LCC 업계는 대명소노의 진출 이전부터 재편이 예정된 상황이다. 국내 유이했던 대형 항공사(FSC)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합병에 따른 후속 조치로 계열 LCC 3사 통합(진에어·에어부산·에어서울)이 이뤄질 예정이기 때문이다. 기존 1위 제주항공을 위협하는 FSC 계열 통합 LCC 등장이 예고된 상황에서 강력한 신규 플레이어인 대명소노까지 항공업에 진출하면서, LCC 업계는 대대적인 변화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LCC 업계 관계자는 "우리나라 상황을 봤을 때 9개의 LCC는 너무 많았다. FSC 계열 LCC 3사 통합에 더해 대명소노가 항공업에 진출하면서 티웨이항공과 에어프레미아를 합병하게 된다면 LCC 숫자는 줄어들면서 남은 LCC의 규모는 커지게 된다"며 "이 경우 자본력을 갖춘 몇몇 메이저 업체가 주도하는 업계로의 재편이 이뤄지고, 최근 이슈인 항공 안전에 대한 투자 경쟁, 서비스 질 경쟁이 일어나서 항공 이용객들 입장에서도 좋을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 대명소노는 미래 비전으로 △항공 안전 및 정비 역량 강화와 전문인력 확대 △수익성 증대 △레저-항공 산업 간 시너지를 제시했다.
이와 관련 대명소노 관계자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은 '항공 안전'을 기업 경영의 최우선의 가치로 삼겠다"라며 "이를 위해 국제 안전 기준에 맞는 엄격한 운항 절차와 규정 준수, 항공기 정비 및 점검 시스템 등 안전에 대한 투자를 더욱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조종사와 승무원 및 정비인력 등의 역량과 고객 서비스 등을 업계 최고 수준으로 높이겠다"며 "이를 통해 기존 LCC의 사업모델을 넘어 FSC에 버금가는 서비스와 기재 운영 등으로 고객의 입장에서 합리적인 선택지가 될 수 있는 항공사로의 성장을 계획 중"이라고 덧붙였다.
대명소노는 올해 오픈 예정인 쏠비치 남해를 포함한 국내 20개 호텔·리조트와 미국, 프랑스, 하와이 등의 해외 인프라를 토대로 연계상품 개발, 프로모션, 여행사를 통한 마케팅 등 산업 간 시너지를 준비할 계획이다. 또한 대형 항공 얼라이언스 가입도 추진해 글로벌 네트워크를 확보하고 사업범위 확대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티웨이항공이라는 사명도 바꿀 예정이다. 대명소노 관계자는 "'SONO'(소노)만의 정체성을 확립시켜 기존 항공사들과 차별화된 고객 경험 제공으로 항공산업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항공업 진출이라는 숙원을 달성한 서준혁 대명소노 회장은 "항공산업은 안전을 최우선 가치로 두어야 하는 산업군으로서, 더욱 안전하고 신뢰할 수 있는 항공사로 거듭날 것을 약속드린다"라며 "또한 안정적인 경영과 고객, 임직원 모두를 만족시키는 글로벌 항공사로 도약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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