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최의종 기자] 경제침체 장기화와 대내외 불확실성 고조 등에 따른 기업 심리 위축으로 올해 상반기 대기업 채용시장에 한파가 닥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가 여론조사기관 리서치앤리서치에 의뢰해 매출액 500대 기업을 대상으로 2025년 상반기 대졸 신규채용 계획을 조사한 결과 응답기업 10곳 중 6곳(61.1%)이 올해 상반기 신규채용 계획을 수립하지 못했거나, 채용하지 않을 것으로 응답했다.
구체적으로 채용계획 미수립 기업은 41.3%, 채용이 없는 기업은 19.8%다. 올해 상반기 채용계획 미정이라고 응답한 기업은 지난해 상반기(37.4%)보다 3.9%포인트 증가했고, 채용이 없다고 응답한 기업은 지난해 상반기(17.1%)보다 2.7%포인트 늘었다.
올해 상반기 신규채용 계획을 수립한 기업은 38.9%다. 이중 전년 대비 채용 규모를 비슷한 수준으로 유지하겠다는 기업은 59.2%, 줄이겠다는 기업은 28.6%, 늘리겠다는 기업은 12.2%로 나타났다.
지난해 상반기 조사와 비교하면 채용을 줄이겠다는 기업(28.6%)은 지난해 상반기(26.8%)에 비해 1.8%포인트 늘었고, 채용을 늘리겠다는 기업(12.2%)은 지난해 상반기(16.1%)에 비해 3.9%포인트 줄었다.
신규채용을 하지 않거나 채용 규모를 늘리지 않겠다고 한 이유로는 △대내외 불확실성 확대 및 기업 수익성 악화 대응을 위한 경영 긴축(51.5%) △글로벌 경기침체 장기화·고환율 등으로 인한 경기 부진(11.8%) △경영환경 변화 대응을 위한 구조조정 어려움(8.8%) 등이다.
업종별 계획을 보면 수립하지 못했거나 채용하지 않을 예정이라고 응답한 기업 비중은 △건설(75.0%) △석유화학·제품(73.9%) △금속(철강 등 66.7%) △식료품(63.7%) 순이다. 채용이 없을 것이라고 응답한 기업 비중은 식료품, 건설, 금속, 석유화학·제품 순이다.
상반기 채용시장 변화 전망에 대해 △수시채용 확대(19.9%)를 가장 많이 꼽았다. 이어서 △중고신입 선호 현상 심화(17.5%) △조직문화 적합성 검증 강화(15.9%) △경력직 채용 강화(14.3%) △인공지능(AI) 활용 신규채용 증가(13.5%) 등이 언급됐다.
응답기업 10곳 중 6곳(63.5%)은 대졸 신규채용에서 수시채용 방식을 활용하겠다고 했다. 지난해 상반기 대비 5.0%포인트 늘었다. 이중 수시채용만 진행하는 기업은 26.2%, 공개채용과 수시채용을 병행하겠다는 기업은 37.3%였다. 상반기 중 공개채용만 진행하는 기업은 36.5%다.
대졸 신규채용 증진을 위한 정책과제로 △규제 완화를 통한 기업 투자·고용 확대 유도(39.7%) △고용 증가 기업 인센티브 확대(19.8%) △다양한 일자리 확대를 위한 고용 경직성 해소(13.5%) 등이 꼽혔다.
이상호 한경협 경제산업본부장은 "기업이 긴축 경영에 나서면서 채용시장에 한파가 불어닥치고 있다"라며 "기업활력 제고를 위한 규제 완화에 주력하고, 통합투자세액공제 일몰 연장, 임시투자세액공제 대상 확대 등 여력을 넓히는 세제지원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bell@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