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장혜승 기자] 미국 전기자동차 업체 테슬라의 시가총액이 1조 달러(약 1432조원) 아래로 붕괴했다. 유럽 현지에서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의 정치 개입 논란이 확산하는 것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25일(현지시간) 유럽자동차제조협회(ACEA)에 따르면 지난달 테슬라의 유럽 내 자동차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45% 급감한 9945대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유럽 전기차 시장은 37% 성장했다.
테슬라 판매량은 되레 뒷걸음질을 쳤다. 테슬라 독일 판매량은 1277대로 2021년 7월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했고 프랑스 판매량 또한 1년 전과 비교해 63% 감소하면서 2022년 8월 이후 가장 저조한 기록을 거뒀다. 특히 영국에서는 중국 기업이자 판매량 기준 세계 1위 전기차 업체인 BYD가 테슬라 판매량을 사상 처음으로 앞질렀다.
이날 테슬라 시총은 약 9500억달러로 나타났다. 테슬라 시총이 1조달러 아래로 내려온 것은 지난해 11월 7일 이후 처음이다.
앞서 테슬라의 주요 시장인 중국과 미국에서도 판매가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승용차협회(CPCA)는 테슬라의 지난달 판매량이 전년 대비 약 15% 감소했다고 밝혔다.
테슬라의 판매량 감소세는 1분기 실적에 부담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월가에서는 테슬라가 이번 분기에 42만~43만대의 차량을 인도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는데 이는 연초 예상치인 47만대에서 하향된 수준이다.
테슬라의 판매 둔화 배경으로 여러 요인이 거론된다. 보통 1월은 계절적으로 자동차 판매량이 가장 낮은 시기다. 지난달 판매량이 낮다고 해서 연간 실적이 부진하다는 것을 뜻하지 않는다.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의 정치적 행보 강화도 원인으로 꼽힌다. 머스크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핵심 측근으로 꼽히며 테슬라 주가는 지난해 11월 미국 대선 이후 급등했다. 그러나 12월 중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이후 판매 둔화 우려와 머스크의 정치적 개입에 대한 논란이 투자심리를 압박해 주가가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일론 머스크는 지난달 독일 총선을 앞두고 극우 독일대안당(AfD) 선거 유세에서 영상으로 연설하면서 "독일인으로서 자부심을 갖는 것도 좋다"며 "여러분도 알다시피 과거의 죄책감에 너무 집착하는 것 같다. 그걸 넘어설 필요가 있다"는 발언을 했다. 지난해에는 트럼프 대통령 취임 행사 연설에서 취한 제스처가 '나치식 경례'라는 논란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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