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엔지니어링, 중대재해법 적용 위기…'주우정 체제' 첫 시험대
  • 황준익 기자
  • 입력: 2025.02.26 10:29 / 수정: 2025.02.26 10:29
영업정지 가능성에 수주·실적 악화 우려
작년 2건 사망사고, 무더기 하자 이미지 실추
1조 규모 '빅배스' 후 성장 전략 제동
주우정 대표는 26일 공식 사과문을 통해 소중한 생명을 잃고 부상을 입은 결코 일어나서는 안 될 사고가 발생했다며 향후 이와 같은 사고가 재발하지 않도록 대책을 수립해 철저히 이행하겠다고 밝혔다. /현대엔지니어링
주우정 대표는 26일 공식 사과문을 통해 "소중한 생명을 잃고 부상을 입은 결코 일어나서는 안 될 사고가 발생했다"며 "향후 이와 같은 사고가 재발하지 않도록 대책을 수립해 철저히 이행하겠다"고 밝혔다. /현대엔지니어링

[더팩트|황준익 기자] 현대엔지니어링이 시공하던 고속도로 건설 현장에서 발생한 대형 사고로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위기에 놓였다. 특히 안전에 대한 회사 신뢰도 하락과 수주 및 실적에 악영향이 우려된다. 영업 활동이 중단될 가능성도 있다.

26일 경기도소방재난본부 등에 따르면 지난 25일 오전 9시49분 경기 안성시 서운면 산평리 서울세종고속도로 교각 공사현장에서 교각 위 상판이 붕괴했다. 이 사고로 당시 일하던 근로자 10명이 추락·매몰돼 4명이 숨지고 6명이 다쳤다.

해당 구간 공사의 주관사는 현대엔지니어링(50%)으로 호반산업(30%), 범양건영(20%)과 컨소시엄을 이뤄 공사를 진행 중이었다.

사망자가 발생함에 따라 향후 현대엔지니어링의 대표뿐만 아니라 최고안전책임자(CSO) 등이 중대재해처벌법 대상이 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중대재해처벌법은 사업장에서 중대재해가 발생하면 사고 예방 의무를 다하지 않은 사업주·경영책임자를 1년 이상 징역 또는 10억원 이하의 벌금을 물리도록 규정하고 있다. 유죄 판결을 받은 건설사는 시공능력평가에서 공사실적 10%가 깎인다.

고용노동부는 사고 발생 직후 산업안전보건법 및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여부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 시공사에 대한 영업정지 처분 가능성도 거론된다. 통상 지방자치단체, 국토교통부 등에서 사고 원인 조사 결과를 통해 시공사의 귀책사유 등이 확인되면 영업정지 등의 제재가 뒤따른다. 특히 주우정 대표는 지난해 11월 취임한 후 3개월여 만에 중대재해 및 위기관리 능력 시험대에 올랐다.

기아 최고재무책임자(CFO) 출신인 주 대표는 지난해 회계 결산에서 '빅배스(대규모 손실 대응)'를 단행했다. 빅배스는 잠재적인 부실의 회계처리를 의미한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지난해 1조2401억원의 적자를 냈다.

지난 25일 오전 9시49분 경기 안성시 서운면 산평리 서울세종고속도로 교각 공사현장에서 교각 위 상판이 붕괴했다. 이 사고로 당시 일하던 근로자 10명이 추락·매몰돼 4명이 숨지고 6명이 다쳤다. /박헌우 기자
지난 25일 오전 9시49분 경기 안성시 서운면 산평리 서울세종고속도로 교각 공사현장에서 교각 위 상판이 붕괴했다. 이 사고로 당시 일하던 근로자 10명이 추락·매몰돼 4명이 숨지고 6명이 다쳤다. /박헌우 기자

빅배스로 손실을 털어내면서 과거의 부실요소를 해소, 위험요인을 제거한 것이다. 이를 통해 현대엔지니어링은 올해 매출 14조201억원, 영업이익 6331억원, 수주 13조1650억원 등의 목표로 내세웠다. 수주는 지난해 12조원 보다 높게 잡았다. 하지만 이번 사고 수습과 공기 지연, 추후 영업정지 등에 따른 실적 악화가 우려된다. 주 대표 체제 속에 재추진이 예상된 기업공개(IPO) 전략에도 차질이 예상된다.

회사 이미지 실추도 불가피하다. 지난해 3월 현대엔지니어링이 시공을 맡은 대구 달서구 '힐스테이트 감삼센트럴'과 11월 울산 현대차 전기차 전용 공장 공사 현장에서 사망사고가 발생했다.

지난해 4월에는 전라남도 무안군 '오룡 힐스테이트' 사전점검에서 건물 외벽과 내부 벽면 등이 기울고 콘크리트 골조가 휘어지는 등 5만여건의 하자가 무더기로 발견됐다. 같은해 10월 국토부가 발표한 하자 판정 건설사 순위에서도 1위에 올랐다.

업계 관계자는 "영업정지 처분이 내려지더라도 소송을 제기해 영업 활동은 이어갈 것"이라며 "다만 공사현장의 안전, 품질 문제로 인한 수주 등에 타격이 있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편 주 대표는 이날 공식 사과문을 통해 "소중한 생명을 잃고 부상을 입은 결코 일어나서는 안 될 사고가 발생했다"며 "향후 이와 같은 사고가 재발하지 않도록 대책을 수립해 철저히 이행하겠다"고 밝혔다.

plusik@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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