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 | 공미나 기자] Z세대를 건설산업에 유입시키기 위해 주 52시간 근무제 등 기본적인 법령부터 지켜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신원상 한국건설인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25일 서울 강남구 논현동 건설회관에서 열린 '한국건설인정책연구원 2025 연구발표회'에서 "건설산업에서 주 52시간 근무제 등 기본적인 것부터 지켜지지 않는다면 Z세대는 이 산업에 오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Z세대는 건설산업에 무엇을 기대하고 있는가?'라는 주제로 발표한 신 부연구위원은 이날 건설산업의 이미지를 개선하고 Z세대의 유입을 위해 건설산업이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이야기했다.
Z세대(1990년대 중반부터 2000년대 후반 태어난 세대)는 디지털 네이티브(Digital Native) 인터넷과 스마트폰을 자연스럽게 사용하며 성장한 세대다. 신 부연구위원은 Z세대의 특성을 △디지털 중심적 사고를 갖고 있으며 △개인주의 성향을 갖고 있고 △실용성을 중시하며 △사회문제와 환경문제에 관심이 높고 △일과 삶의 균형(워라밸)을 중시한다고 정의했다.
신 부연구위원은 Z세대가 건설업에 취업을 많이 하고 있지 않다고 분석했다. 현재 Z세대는 761만여명으로 국내 인구의 15.6%를 차지하고 있다. 취업자수만 살펴봤을 때 Z세대 취업자 수는 379만2000명으로 전체 취업자 수의 13%다. Z세대가 많이 몸담은 산업은 숙박 및 음식점업(28.4%), 제조업(12.2%), 도매 및 소매업(14%) 순이었다. 건설업은 Z세대 취업자의 7.5%에 불과했다.
Z세대가 건설산업을 부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는 것도 중요한 문제다. 연구원의 조사에 따르면 건설산업을 바라보는 Z세대의 호감도는 크게 하락했다. 고등학생이 바라본 산업별 호감도에서 건설업은 2020년 8위에서 2024년 13위로 5단계나 떨어진 것이다. 신 부연구위원은 "건설산업에 대한 긍정적 이미지보다 부정적 이미지가 미디어에서 반복적으로 다뤄지며 Z세대에 각인됐다"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건설산업으로 진로를 선택하겠다는 Z세대의 비율도 낮았다. 고등학생 2000명 중 '건설 분야로 취업할 생각이 있다'는 비율은 6%에 불과했다. 건설 관련 학과를 재학 중인 대학생조차도 건설 분야 취업을 희망하는 비율보다 타 산업으로 진출을 희망하는 비율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신 부연구위원은 "Z세대의 현재 사고방식과 산업에 대한 호감도를 종합해 보면 이들의 건설산업 진입 가능성이 낮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바라봤다.
신 부연구위원은 Z세대가 "워라밸이 보장되고 높은 연봉과 성장 가능성, 유연한 근무환경과 자유로운 조직 문화가 있는 직장을 원한다"고 분석했다. 이어 Z세대 선호도가 높은 IT산업과 건설산업의 근무시간, 임금, 복리후생 등을 비교하며 "Z세대가 건설산업에 유입돼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이고 건설산업이 Z세대에게 지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전달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그러면서 "원래 건설산업이 이렇다는 인식이 아닌 개선 의지와 개선 내용, 향후 비전 등을 중심으로 전략 수립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를 위해 우선 근로기준법 등 기본 법령부터 잘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 부연구위원은 "업계에서 어떤 곳도 유연근무를 수행하고 있지 않다"며 "Z세대가 원하는 워라밸은 조직의 성과와도 밀접한 관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근로 시간에 대한 규정이 건설 현장에 잘 적응되지 못하는 것에 대해 논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