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내 '세금 불복 항소' '대표직 유지'…윤관·구연경 부부 남다른 행보
  • 이성락 기자
  • 입력: 2025.02.26 00:00 / 수정: 2025.02.26 00:00
각종 논란 속 윤관·구연경 부부 '버티기' 전략
윤관 블루런벤처스 대표(오른쪽), 구연경 LG복지재단 대표 부부가 논란 수습에 나서지 않고 버티기에 돌입한 모양새다. /더팩트 DB
윤관 블루런벤처스 대표(오른쪽), 구연경 LG복지재단 대표 부부가 논란 수습에 나서지 않고 '버티기'에 돌입한 모양새다. /더팩트 DB

[더팩트ㅣ이성락 기자] 과세 회피, 주식 부정 거래 등 각종 논란에 휩싸인 윤관 블루런벤처스(BRV) 대표와 구연경 LG복지재단 대표가 남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논란을 덜어내기 위해 수습에 나서기보단 끝내 법정 다툼을 이어가고, 부적절하다고 지적받는 복지재단 대표직도 유지하는 등 '버티기'에 돌입한 모양새다.

◆ 1심 패소했지만…윤관 "종소세 123억원 못 내" 항소

26일 법조계와 재계에 따르면 윤관 대표는 지난 24일 행정법원에 종합소득세(종소세) 부과 처분 취소 청구 소송 1심 판결에 불복하는 항소장을 제출했다. 해당 재판은 2016~2020년 윤관 대표가 국내에서 벌어들인 배당 소득 221억원에 대해 종소세 신고를 누락했다는 서울지방국세청의 판단이 내려진 이후 강남세무서가 종소세 123억원을 청구했지만, 윤관 대표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진행되고 있다. 앞서 윤관 대표는 조세심판원에 불복 심판 청구를 제기했음에도 기각 결정이 나오자 2023년 3월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지난 2011년 미국 시민권을 취득한 윤관 대표는 자신이 종소세를 납부할 의무가 없는 국내 비거주자라고 주장했다. 또 미국에 항구적 주거를 두고 있고, 중대한 이해관계의 중심지 또한 미국이라고 설명해 왔다. 그러나 1심 재판부의 판단은 달랐다. 소득세법상 국내 거주자이며, 이중 거주자라고 하더라도 국내에 항구적인 주거를 두고 있다고 봤다. 특히 인적(가족 등)·경제적(국내 사업 활동 등)으로 밀접하게 관련된 윤관 대표의 중대한 이해관계의 중심지를 미국이 아닌 국내로 판단했다.

윤관 대표 입장에서 이번 재판은 자신의 아킬레스건이 지목되는 뼈아픈 싸움이었다. 미국 세무 신고를 할 때 주거지를 '일본'으로 기입한 것과 국내에서 10여년간 관계를 이어온 유명 연예인의 아내에게 경제적 지원을 했다는 사실 등 1심 재판 과정에서 각종 의혹이 나와 단번에 '논란의 인물'이 됐다. 미국 시민권 취득 전 과테말라 국적을 만들 당시 서류를 위조했다는 의혹 역시 이 재판과 관련해 제기됐고, 현재 윤관 대표의 국적 논란은 여전히 해소되지 않고 있다.

윤관 대표가 1심 마지막(6차) 변론기일 당시 재판을 비공개 전환 요청하고, 패소한 후 비밀 보호를 이유로 판결문 열람 제한을 신청한 것만 보더라도 이번 재판을 통해 상당한 부담을 느꼈을 것으로 읽힌다. 그럼에도 재판을 계속 끌고 가려는 것은 결과를 받아들였을 경우 잃을 게 더 많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2020년 이후에도 에코프로머티리얼즈 등 국내 주식 투자로 수천억원의 이익을 챙긴 것으로 알려진 윤관 대표에게 2016~2020년 과세 기간에 대한 123억원의 종소세 외 세금이 추가 부과될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1심 판결은 윤관 대표가 이끄는 BRV의 법인세 재판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윤관 대표는 삼부토건 창업주 손자 조창연 씨로부터 2016년 르네상스호텔 매각 추진 당시 5만원권 현금 2억원 빌렸지만 돌려주지 않았다는 내용으로 경찰 수사(사기 혐의)를 받고 있다. 또 아내 구연경 대표에게 미공개 중요 정보를 제공, 주식 매입을 통해 부당 이득을 취할 수 있도록 했다는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다음 달 재판을 받을 예정이다.

윤관 블루런벤처스 대표와 구연경 LG복지재단 대표가 지난 2006년 경기도 곤지암 CC에서 결혼식을 올리고 있다. /LG
윤관 블루런벤처스 대표와 구연경 LG복지재단 대표가 지난 2006년 경기도 곤지암 CC에서 결혼식을 올리고 있다. /LG

◆ 구연경, '주식 부정 거래' 해명 없이 대표 연임 성공

구연경 대표도 사실상 '버티기 모드'를 선언했다. 남편 윤관 대표와 함께 재판을 받아야 하는 등 사법리스크가 불거졌음에도 LG복지재단 대표직 연임에 성공했다. LG복지재단은 지난 11일 서울 한남동 대표이사 접견실에서 2025년 1차 이사회를 열고 대표이사 선임의 건을 의결했고, 한승희, 한준호, 윤경희, 신영수, 박영배, 김덕진 이사 모두 구연경 대표의 연임을 찬성했다.

당초 재계에서는 구연경 대표가 LG복지재단 대표직에서 물러나야 한다는 지적이 들끓었다. 사회적 책임이 큰 구연경 대표가 투자 정보를 사전에 알고 주식을 매입하는 부정행위를 저질렀다는 의혹만으로도 복지재단의 대표직을 계속 맡기엔 부적절하다는 것이다. '기업의 이윤을 사회와 나누겠다'며 지난 1991년 설립된 LG복지재단은 그간 소외계층 지원, 의인상 수여 등을 통해 사업 활동 면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구연경 대표를 둘러싼 논란 탓에 세간의 입길에 오르내리며 이미지에 심각한 타격을 입고 있다.

일각에서는 LG복지재단 이사진이 구연경 대표의 연임을 저지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기도 했다. 지난해 구연경 대표가 논란의 주식을 LG복지재단에 기부, 책임을 떠넘기려 했을 때 이사진이 수증(受贈) 보류를 결정하는 등 한 차례 막아선 사례가 있어서다. 결과적으로 이사진은 구연경 대표 연임에 찬성하며 '구연경 체제'의 공고화를 뒷받침하게 됐다.

현재 구연경 대표는 주식 부정 거래에 관해 전혀 해명하지 않고 있다. LG복지재단 이사회 회의록을 살펴보면, 이사진들에게도 어떠한 입장을 표명하지 않았다. 이에 사회복지법인을 관리·감독하는 경기도에서 이를 문제 삼아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사회복지사업법에 따르면 임원이 중대한 불법 행위를 저지른다면 도지사가 해임을 명할 수 있다. 경기도는 상반기 중 LG복지재단에 대한 정기감사를 진행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복지재단 사정에 정통한 관계자는 "공익재단 대표는 도덕성과 공정성을 갖춰야 한다. 이번 사태를 경기도와 지역사회가 어떻게 평가할지 주목된다"고 밝혔다.

경기도가 구연경 대표의 향응 제공 부분을 들여다볼지도 관심사다. LG복지재단 이사회는 지난해 세 차례(지난해 7·11·12월)에 이어 올해 1차 회의까지 구연경 대표의 한남동 자택에서 오전 11시 열렸는데, 구연경 대표가 이사들에게 오찬을 대접했을 것이란 시각이 지배적이다. 사회복지사업법 제18조의2(임원 선임 관련 금품 등 수수 금지)는 임원 선임과 관련해 금품, 향응 또는 그 밖의 재산상 이익을 주고받는 것을 금하고 있다. 구연경 대표가 이사진을 지속해서 자택에 불러들여 식사를 대접했다면 사회복지사업법에 근거해 이번 대표 재선임은 무효가 될 여지가 있다는 평가다.

rock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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