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정비사업 휩쓰는 삼성 래미안…현대건설 밀어내고 1위 오를까
  • 황준익 기자
  • 입력: 2025.02.25 11:33 / 수정: 2025.02.25 11:33
두달 만에 수주액 2조 넘어
신반포4 이어 잠실우성 등 '조단위' 수주전 나서
'혈투' 한남4 따내며 정비사업 위상 되찾아
시공능력평가 1위 삼성물산이 래미안을 앞세워 서울 재개발·재건축 시장을 적극 공략하고 있다. 사진은 잠실 우성1,2,3차 단지. /공미나 기자
시공능력평가 1위 삼성물산이 '래미안'을 앞세워 서울 재개발·재건축 시장을 적극 공략하고 있다. 사진은 잠실 우성1,2,3차 단지. /공미나 기자

[더팩트|황준익 기자] 시공능력평가 1위 삼성물산이 '래미안'을 앞세워 서울 재개발·재건축 시장을 적극 공략하고 있다. 서울 서초구 반포동의 대장 아파트 '래미안 원베일리' 등으로 고급 이미지를 쌓은 래미안은 서울 강남 지역 재건축 수주전 판도를 뒤흔들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25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서울 서초구 신반포4차 재건축 조합은 다음달 시공사 선정을 위한 총회를 열 예정이다.

조합은 지난 17일 삼성물산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이달 두 차례 경쟁 입찰에 나섰지만 두 번 모두 삼성물산만 단독으로 참여해 유찰됐다. 결국 수의계약으로 전환했다.

1979년 준공된 신반포4차는 지하 3층~지상 49층, 12개동, 1828가구로 탈바꿈된다. 조합이 제시한 총 공사비는 1조310억원으로 3.3㎡당 공사비는 950만원이다.

지난달 현대건설과의 치열한 경쟁 끝에 한남4구역 시공권을 따낸 삼성물산은 이번 신반포4차까지 맡으면서 올해 정비사업 수주에서 우위를 점했다.

지난 22일에는 서울 송파구 대림가락아파트 재건축 시공사로 선정됐다. 대림가락 재건축은 지하3층~지상35층 규모의 총 9개동, 867가구와 근린생활 시설 등을 조성하는 사업으로 공사비는 약 4544억원이다. 이 역시 수의계약으로 따냈다.

특히 대림가락아파트와 맞닿아 있는 한양3차 아파트 재건축 조합도 다음달 22일 총회를 열고 삼성물산과 수의로 계약하는 안을 의결할 예정이다. 삼성물산은 최종 시공사로 선정될 경우 두 개의 단지를 하나의 대규모 단지로 조성할 방침이다.

삼성물산은 서울 강서구 방화6구역 재건축에도 단독으로 입찰해 다음달 수의계약을 앞두고 있다. 삼성물산이 제시한 공사비는 3.3㎡당 799만5000원, 약 2400억원이다.

이외에도 삼성물산은 다음달 입찰을 마감하는 잠실우성1·2·3차와 개포주공6·7단지 '조 단위' 재건축 수주전 참여를 적극 검토하고 있다. 지난 3일에는 장위8구역 공공재개발 입찰에도 단독으로 참여했다.

삼성물산의 올해 정비사업 수주 목표는 5조원이다. 지난해 목표액 3조4000억원 보다 크게 높였다. 지난해 수주액 3조6398억원을 기록하며 2006년 이후 18년 만에 3조원을 넘기기도 했다.

대림가락 재건축은 지하3층~지상35층 규모의 총 9개동, 867가구와 근린생활 시설 등을 조성하는 사업으로 공사비는 약 4544억원이다. /삼성물산
대림가락 재건축은 지하3층~지상35층 규모의 총 9개동, 867가구와 근린생활 시설 등을 조성하는 사업으로 공사비는 약 4544억원이다. /삼성물산

올해는 현재 한남4구역과 대림가락을 수주했고 향후 신반포4차, 방화6구역, 한양3차 등을 수주하면 서울에서만 수주액이 3조5000억원을 돌파한다. 만약 삼성물산이 관심을 두고 있는 잠실우성1·2·3차, 개포주공6·7단지, 장위8구역을 비롯해 여의도 대교아파트 재건축, 광나루 현대아파트 리모델링 등을 모두 수주하면 수주액은 6조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이렇게 되면 올해 현대건설을 제치고 정비사업 수주액 1위도 가능한 상황이다. 현대건설은 지난해 6조612억원을 수주해 6년 연속 정비사업 1위를 기록했다. 하지만 지난달 한남4구역 수주전에 패하면서 7년 연속 1위 달성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건설이 수주에 총력을 기울였던 한남4구역이지만 정작 삼성물산과 2배 이상의 표 차이로 지면서 내부적으로도 타격이 큰 것으로 안다"며 "잠실우성, 개포주공 수주전에도 삼성물산이 적극 나설 경우 분위기가 바뀔 수 있다"고 말했다.

그동안 삼성물산은 주택사업 수주에 소극적이었다. 2015년 신반포3차·경남아파트 통합 재건축을 마지막으로 공백기를 가졌다. 이후 2020년 신반포15차 시공권을 따내며 5년여 만에 정비사업 시장에 복귀했다. 이후 2020년 1조487억원, 2021년 9117억원, 2022년 1조8686억원, 2023년 2조951억원으로 도시정비사업 수주액을 늘려갔다.

업계에서는 5년 동안 정비사업에 나서지 않으면서 래미안 브랜드에 대한 희소가치가 올랐다고 평가한다. 실제 삼성물산은 수주 재개에 나선 뒤에도 사업성이 높은 곳에 한정해 접근하는 등 래미안 브랜드 파워 강화 전략을 펼쳐왔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2027년까지 압구정 현대 등 강남권을 비롯해 여의도 일대의 우수한 단지들이 줄곧 예정돼있어 적극적으로 입찰에 임할 것"이라고 말했다.

plusik@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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