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바이오로직스·대웅제약 등 "예의주시 중"
[더팩트ㅣ문화영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수입 의약품에 관세 부과 계획을 예고하자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대책 마련에 나섰다.
2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18일(현지시간) 기자 회견에서 의약품 관세 관련 질문에 "25%, 그 이상이 될 것이며 관세는 1년에 걸쳐 더 인상된다"고 말했다.
현재 의약품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라 필수품으로 분류돼 무관세다. 그러나 관세가 부과된다면 미국 시장에 진출한 국내 기업들의 생산 비용이 늘어나고 공급망에 차질이 생겨 타격이 불가피하다.
SK바이오팜은 관세 폭탄을 피하기 위해 선제적인 대응에 나섰다. 지난 21일 SK바이오팜은 미국 시장에서 판매되고 있는 뇌전증 신약 세노바메이트(미국 제품명: 엑스코프리®/XCOPRI®)의 추가적인 공급망 확보와 안정화에 대해 캐나다 외 추가적인 미국 내 생산 전략을 추진해왔다고 밝혔다.
현재 SK바이오팜은 생산 기술 이전, 공정 검증, 미국 FDA 허가 신청을 완료하고 지난해 하반기에 FDA 승인을 받았다. FDA 승인을 받은 미국 내 의약품 위탁생산(CMO) 시설을 확보했기에 즉시 생산이 가능하다. 아울러 미국 내 약 6개월분의 물량을 사전에 확보해 관세 변화 대응에 소요되는 기간 동안 해당 물량을 사용할 계획이다.
SK바이오팜은 관계자는 "미국, 캐나다의 CMO 업체 외 추가적인 생산 옵션 확보도 검토하고 있다"며 "장기적으로는 전 세계 세노바메이트 파트너사들과 생산 관련 협력을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대다수 기업은 현 상황을 예의주시 중이다. 관세 법안이 아직 확정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삼성바이오에피스 관계자는 "다양한 시나리오대로 내부적으로 이야기는 하고 있지만 현재 그 추이가 어떻게 되는지 보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역시 트럼프 정부가 구체적인 관세 부과 계획을 밝히지 않은만큼 향후 계획이 구체화되면 이에 맞춰 대응한다고 밝혔다.
현재 삼성바이오에피스가 미국에서 바이오시밀러를 판매하고 있고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미국 기업에 바이오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유한양행 역시 트럼프의 관세 정책을 관망하고 있다. 유한양행은 지난해 미국 존슨앤존슨의 자회사 얀센에 렉라자의 기술을 글로벌 개발·판매 권리를 기술 추출한 바 있다. 유한양행 관계자는 "존슨앤존슨이 미국 기업이고 렉라자가 현지 생산과 납품이 모두 이뤄져 (관세) 영향 자체가 크진 않겠지만 앞으로 어떻게 변할지 몰라 상황을 보고 있다"고 말했다.
보툴리눔 톡신 '나보타'를 수출하는 대웅제약도 "정책 변화에 대해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런가 하면 GC녹십자는 혈액제제 알리글로 관세에 대해 부과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다. GC녹십자 관계자는 "현재 미국 내 시장에서도 수요가 부족한 상황이라 알리글로 제품에 관세가 부과될 가능성은 낮은 편이라 예상된다"고 말했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법안이 구체적으로 확정되는지에 따라 업계 대응이 달라질 것"이라며 "관세 법안 확정이 4월 중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그때 명확하게 나오면 대응 전략이나 방향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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