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협·상장협 "기업 과반 이상, 상법 개정 시 부정적 영향 우려"
  • 최의종 기자
  • 입력: 2025.02.23 11:00 / 수정: 2025.02.23 11:00
이사 충실의무 확대·감사위원 분리 선출 확대 등에 우려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가 한국상장회사협의회(상장협)와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 지배구조 규제 강화 상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 경영에 부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는 의견이 과반을 차지했다./이새롬 기자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가 한국상장회사협의회(상장협)와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 지배구조 규제 강화 상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 경영에 부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는 의견이 과반을 차지했다./이새롬 기자

[더팩트ㅣ최의종 기자]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가 한국상장회사협의회(상장협)와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 지배구조 규제 강화 상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 경영에 부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는 의견이 과반을 차지했다.

한경협은 상장협과 공동으로 시장조사 전문기관 모노리서치에 의뢰해 매출액 상위 600대 상장회사를 대상으로 상법 개정 설문(112개 사 응답)을 벌인 결과 56.2%가 기업경영에 부정적 영향을 끼칠 것으로 응답했다고 23일 밝혔다. 긍정적 영향은 3.6%에 그쳤다.

현재 국회에서는 이사 충실의무 확대(대상에 회사 외에 주주 추가)와 감사위원 분리 선출 인원 확대(대주주 의결권 제한 합산 3% 적용 하 감사위원 분리 선출 확대), 집중투표제 의무화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상법 개정안이 논의되고 있다.

한경협은 기업경영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는 주요 이유로 △주주 간 이견 시 의사결정 지연·경영 효율성 감소(34.0%) △주주대표소송, 배임죄 처벌 등 사법리스크 확대(26.4%) △투기자본·적대적 인수합병 노출 등 위협 증가(20.8%) 등이 꼽혔다고 설명했다.

한경협은 설문조사 결과 상법 개정안 중 기업경영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칠 내용으로 이사 충실의무 확대(40.2%), 집중투표제 의무화(34.8%), 감사위원 분리 선출 인원 확대(17.9%) 순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상법 개정이 투자 및 인수합병에 미칠 영향을 묻는 말에는 축소될 것이라는 응답이 46.4%, 확대될 것이라는 응답이 2.7%를 기록했다. 기업 글로벌 경쟁력 영향은 악화할 것이라는 응답은 41.1%, 강화될 것이라는 응답이 8.9%로 집계됐다.

한경협은 대내외 불확실성이 가중되는 상황에서 상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 투자심리가 크게 냉각돼 투자와 인수합병이 위축되고, 글로벌 경쟁력이 저하돼 경제 전반 밸류 다운을 초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기업 재무 부담도 가중될 것이라는 주장도 했다. 기업 비용이 증가할 것이라는 응답이 73.2%를 기록한 반면, 비용이 줄어들 것이라는 응답은 없었다. 개정안 통과 시 경영권 방어와 이사회 운영 등을 위한 비용 증가로 부담이 늘 것으로 봤다.

이사회 의사결정도 지연될 것으로 봤다. 지연 응답은 69.6%, 신속 응답은 0.9%를 기록했다. 한경협은 지배구조 규제 강화가 경영환경 변화에 대한 기업의 적시적인 대응력을 떨어뜨려 효율성이 악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업 사외이사 선임도 어려울 것이라고 주장했다. 상장사 3곳 중 2곳(67.0%)은 향후 선임이 어려워질 것으로 내다봤다. 한경협은 과도한 이사 책임과 임원배상책임보험료 증가 등으로 적합한 인재를 확보하는 데 어려움이 생길 것으로 봤다.

기업가치 제고와 경영 활력 제고 주요 과제로는 법인세·상속세 등 조세부담 완화(41.1%)가 언급됐다. 사업 활동 관련 규제개혁(40.2%) 등도 거론됐다. 선진국에서 활용하는 차등의결권·포이즌필 등 경영권 방어 수단 도입(11.6%)도 언급됐다. 배임죄 개선(6.3%)도 있었다.

이상호 한경협 경제산업본부장은 "극심한 내수 부진과 보호무역주의 확산 등 상황에서 상법 개정은 위기 상황에 대응을 어렵게 하고 행동주의 펀드의 경영권 공격을 쉽게 해 국내 기업을 사지로 모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김춘 상장협 정책1본부장은 "설문조사는 국회에서 논의 중인 상법 개정안이 기업경영에 미치는 영향이 막대해 수많은 기업이 실질적으로 우려한다는 것을 보여준다"라며 "지배구조 정책은 기업 자율성을 존중하는 동시에 글로벌 정합성을 고려한 균형이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bell@tf.co.kr

발로 뛰는 <더팩트>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 카카오톡: '더팩트제보' 검색
· 이메일: jebo@tf.co.kr
· 뉴스 홈페이지: https://talk.tf.co.kr/bbs/report/write
· 네이버 메인 더팩트 구독하고 [특종보자→]
· 그곳이 알고싶냐? [영상보기→]
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