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웨이 vs 얼라인파트너스, 이사회 개편 두고 충돌…주총 표 대결
  • 조소현 기자
  • 입력: 2025.02.21 00:00 / 수정: 2025.02.21 14:44
내달 31일 정기 주주총회
집중투표제 도입·이남우 사외이사 선임 놓고 충돌
코웨이는 내달 31일 열리는 정기 주총을 앞두고 행동주의 펀드 얼라인파트너스의 주주제안을 정면 반박했다. /코웨이
코웨이는 내달 31일 열리는 정기 주총을 앞두고 행동주의 펀드 얼라인파트너스의 주주제안을 정면 반박했다. /코웨이

[더팩트ㅣ조소현 기자] 전문 렌탈 서비스 기업 코웨이와 행동주의 펀드 얼라인파트너스가 이사회 개편을 놓고 충돌하고 있다. 얼라인파트너스는 이사회 독립성을 강화해야 한다며 집중투표제 도입과 이남우 사외이사 선임을 요구한다. 반면, 코웨이는 현 이사회가 충분한 독립성을 갖추고 있으며, 얼라인파트너스 개입이 특정 주주의 영향력을 키울 위험이 있다고 반박한다. 정기 주주총회에서는 기관투자자를 포함한 주요 주주의 표심이 이사회 개편과 지배구조 변화의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코웨이는 다음 달 31일 열리는 정기 주총을 앞두고 참고자료를 통해 행동주의 펀드 얼라인파트너스의 주주제안을 정면 반박했다. 행동주의 펀드는 주주가치를 높이기 위해 기업 경영에 개입하는 투자 펀드다. 일정 지분을 확보한 뒤 배당 확대와 자사주 매입, 지배구조 개선 등을 요구하며 기업의 의사결정에 영향력을 행사한다. 얼라인파트너스는 지난해 말 기준 코웨이 지분을 2.85% 보유하고 있다.

앞서 얼라인파트너스는 △집중투표제 도입을 위한 정관 변경 △이남우 사외이사 선임을 주주제안했다. 코웨이의 최대주주인 넷마블이 25% 지분만으로 이사회에 과도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특정 주주의 지나친 영향력은 경영 의사결정의 공정성을 해칠 위험이 있다.

얼라인파트너스는 의결권대리행사권유참고서류를 통해 "넷마블이 25% 지분만으로 이사회를 장악하고 있다"며 "방준혁 넷마블 의장은 코웨이 이사회 의장을 겸임하고 있다. 서장원 대표도 넷마블 출신이다. 넷마블이 최대주주가 된 후 코웨이의 주주환원율은 90%에서 20%로 급감했다. 자기자본이익률 하락과 밸류에이션 저하로 주가는 부진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코웨이는 넷마블, 방 의장과 함께 뷰티(힐러비) 사업에 투자해 손실을 보거나, 본업과 무관한 넷마블의 코인에 투자했다"고 덧붙였다.

얼라인파트너스는 의결권대리행사권유참고서류를 통해 넷마블은 25% 지분만으로 이사회를 장악하고 있다며 방준혁(사진) 넷마블 의장은 코웨이 이사회 의장을 겸임하고 있다. 서장원 대표도 넷마블 출신이라고 지적했다. /더팩트 DB
얼라인파트너스는 의결권대리행사권유참고서류를 통해 "넷마블은 25% 지분만으로 이사회를 장악하고 있다"며 "방준혁(사진) 넷마블 의장은 코웨이 이사회 의장을 겸임하고 있다. 서장원 대표도 넷마블 출신"이라고 지적했다. /더팩트 DB

얼라인파트너스는 "집중투표제 도입은 독점을 견제할 효과적 수단"이라고 강조했다. 집중투표제는 각 주주에게 1주당 선임할 이사의 수와 동일한 의결권을 부여하고 모든 이사에 대한 동시 표결 뒤 최다 득표순으로 선임하는 방식이다. 소수 주주들은 소수파가 미는 후보에게 의결권을 집중시켜 이사회 진출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반면 코웨이는 집중투표제가 특정 주주의 영향력을 과도하게 확대할 수 있으며, 이는 기업 경영의 안정성을 저해할 우려가 있다고 본다. 코웨이 이사회는 참고자료를 통해 "최근 배당 정책 개선과 밸류업 프로그램 공시를 통해 주주가치 제고를 추진했다"며 "이사회는 다양한 역량을 갖춘 전문가로 구성돼 있다. 얼라인파트너스가 제안한 집중투표제 도입은 특정 주주의 이해만을 대변하는 이사 선임으로 이어져 이사회의 독립성과 균형성을 해칠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미 감사위원 분리 선출 제도가 적용되는데 집중투표제까지 허용될 경우 지분율에 비례하지 않은 과도한 이사 선임권이 특정 주주에게 인정될 수 있다"며 "얼라인파트너스가 주장하는 주주환원 확대와 이사회 독립성 제고 등은 이미 이사회가 검토 후 개선을 추진했다. 집중투표제 도입의 필요성이 없다"고 덧붙였다.

사외이사 선임을 둘러싼 대립도 치열하다. 코웨이와 얼라인파트너스는 이번 주총에서 선임될 사외이사 3명을 두고 맞서고 있다. 코웨이는 3명을, 얼라인파트너스는 1명을 추천하며 주주들의 선택을 기다리고 있다.

얼라인파트너스는 이사회 내 다양한 목소리를 반영해야 한다며,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 회장을 맡고 있는 금융 전문가 이남우 후보자를 추천했다. 코웨이는 김정호, 김태홍, 이길연 세 명의 사외이사를 추천하며, 이사회의 전문성과 안정성을 강화해야 한다는 입장을 내세웠다.

특히 코웨이는 얼라인파트너스가 추천한 이 후보자가 특정 주주의 이익을 대변할 가능성이 높다며 강하게 반대한다. 서장원 대표는 "이 후보는 얼라인파트너스가 다른 회사의 주총에서도 반복적으로 얼라인파트너스의 후보자로 주주제안한 점, 당사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의 후보자 검토 대상이 될 것을 제안했으나 거절하고, 추후 얼라인파트너스의 주주제안 후보자로서 제안된 점을 고려해 특정 주주의 이익을 대변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코웨이와 얼라인파트너스는 해당 안건들에 대한 찬반을 요청하며 주주들에게 의결권 위임을 각각 요청한 상태다. 당초 얼라인파트너스는 주주환원율을 90%까지 확대할 것을 요구했으나, 이를 철회하고 이사회 개편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다. 코웨이는 현재 주주환원율(40%)이 기업의 장기적인 성장과 재무 건전성을 고려한 적절한 수준이라는 입장이다.

이번 주총에서 얼라인파트너스가 요구하는 집중투표제 도입과 사외이사 선임이 통과될 경우, 코웨이의 지배구조에도 큰 변화가 예상된다. 반대로 코웨이 이사회의 제안이 지지를 받으면 기존의 경영 체제가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

sohyun@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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