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성급 호텔 납품' 내세우는 침대업계…"과장 심하다" 지적
  • 우지수 기자
  • 입력: 2025.02.21 00:00 / 수정: 2025.02.21 00:00
침대 납품호텔 목록 성급 구분 모호, 영업 종료 호텔도 소개
"거짓·과장 광고 해당할 수도"…표시광고법 위반 가능성 제기
5성급 호텔 납품을 근거로 침실을 5성급 호텔 수준으로 꾸밀 수 있다고 홍보하는 일부 호텔업체들이 납품 호텔 현황을 부풀리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침대업계 베스트슬립이 홈페이지에 나열한 납품 호텔 목록 중 5성급 호텔은 하이원그랜드호텔 1곳인 것으로 나타났다. /베스트슬립 홈페이지 갈무리
'5성급 호텔' 납품을 근거로 침실을 5성급 호텔 수준으로 꾸밀 수 있다고 홍보하는 일부 호텔업체들이 납품 호텔 현황을 부풀리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침대업계 베스트슬립이 홈페이지에 나열한 납품 호텔 목록 중 5성급 호텔은 하이원그랜드호텔 1곳인 것으로 나타났다. /베스트슬립 홈페이지 갈무리

[더팩트|우지수 기자] '5성급 호텔' 객실 납품을 특장점으로 내세우는 일부 침대업체가 납품 호텔 현황을 부풀려 홍보하고 있어 소비자 오해를 불러올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2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일부 침대업체가 자사 홈페이지에 납품 호텔 현황을 설명할 때 성급 구분이 어렵거나 현재 납품하고 있지 않은 호텔까지 오기재한 경우가 발견됐다. 이 같은 사례는 소비자들로 하여금 해당 업체 제품에 대해 실제보다 더 많은 고급 호텔에 납품되는 것으로 오인하게 할 수 있어 표시광고법 위반 소지가 있다.

5성급 호텔 침대를 브랜드 홍보 문구로 내세우고 있는 '베스트슬립'은 실제 납품하고 있는 국내 5성급 호텔이 한 곳 뿐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 회사는 홈페이지에 '5성급 호텔침실을 우리집에서'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특급 호텔에서 사용되는 최고급 매트리스를 안방에서 느낄 수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하지만 현재 베스트슬립이 납품하고 있다고 홈페이지에 명시한 호텔 중 5성급 호텔은 하이원그랜드호텔뿐이다. 뒤에 덧붙여 나열한 호텔들은 4성급 이하 호텔임에도 불구하고 성급에 대해서는 언급하고 있지 않다. 5성급 호텔이 아니라는 설명도 덧붙이지 않았다.

하이원그랜드호텔 뒤에 나열된 'VOCO(인터컨티넨탈 호텔그룹)'는 올해 초 베스트슬립이 제품 공급을 시작한 '보코서울강남'을 지칭한다. 보코서울강남은 4성급 호텔로 5성급 호텔들을 보유한 인터컨티넨탈그룹이 운영하는 브랜드다. 다음 나열된 RAMADA(라마다)의 국내 유일 5성급 호텔은 '라마다프라자 여수'다. 라마다프라자 여수 측은 현재 객실에 베스트슬립 제품을 사용하지 않고 자체 주문제작한 침대를 사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외 '제주 KAL호텔'은 과거 5성급으로 운영됐지만 현재 사업을 종료한 상태이며 5성급 호텔 '라한호텔 경주(구 현대호텔 경주)는' 베스트슬립 침대를 들인 객실이 없다고 답했다. 침대업계 관계자는 "브랜드 슬로건으로 '5성급 호텔'을 강조한 상황에서 납품 호텔들의 성급을 설명하지 않았다"며 "하이원리조트 앞에 붙은 5성급호텔이라는 문구 때문에 소비자들이 뒤에 나열된 호텔들의 성급을 오해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씰리침대가 홈페이지에 국내 호텔 납품업체를 나열하고 있는 가운데 지난 2021년 1월 폐점한 르메르디앙 호텔 강남점도 납품 이력을 소개한다는 명목으로 이름을 올려 두고 있다. /씰리침대 홈페이지 갈무리
씰리침대가 홈페이지에 국내 호텔 납품업체를 나열하고 있는 가운데 지난 2021년 1월 폐점한 르메르디앙 호텔 강남점도 납품 이력을 소개한다는 명목으로 이름을 올려 두고 있다. /씰리침대 홈페이지 갈무리

최근 모션베드 전자파 미인증, 라돈 인증마크 무단사용 등 논란을 빚은 씰리침대도 홈페이지에 호텔 침대 납품 현황을 잘못 표기한 것으로 드러났다. 씰리침대 역시 베스트슬립과 마찬가지로 '고귀한 당신에게 5성급 호텔의 편안함을 드립니다'라는 슬로건으로 5성급 호텔 납품을 강조하고 있다.

씰리침대는 국내 5성급 호텔에 침대를 공급하고 있지만, 홈페이지에 기재한 호텔 중 '르메르디앙 호텔'은 지난 2021년 1분기 영업을 종료했다. 현재 침대를 납품하지 않는 호텔이지만 씰리침대 홈페이지에 소개돼 있는 것이다. 국내 영업하고 있는 르메르디앙 호텔 지점은 지난 2022년 개점한 명동점뿐이다. 르메르디앙 호텔 명동점 측은 "현재 씰리침대가 아닌 타 침대 회사의 주문제작 제품을 사용하고 있다"고 답했다.

씰리침대가 홈페이지에 나열한 호텔 중에는 5성급 외 4성급 호텔도 포함돼 있다. 전문가들은 씰리침대가 '5성급 호텔'을 강조하는 슬로건을 내건 만큼 각 호텔별 성급 설명이 없다면 소비자들은 언급된 호텔이 모두 5성급이라고 오인할 수 있다고 꼬집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5성급 호텔에도 침대를 납품하고 있지만 5성급이 아닌 곳도 있다는 정보를 설명하지 않는다면 소비자가 모든 납품 호텔이 5성급인 것으로 오인할 수 있다"며 "호텔별 성급에 따라 별을 표기하는 등 소비자가 납품 호텔에 대한 정보를 즉각적으로 알 수 있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씰리침대 관계자는 "호텔 납품 이력을 설명하는 포트폴리오 차원에서 표기해둔 것"이라고 설명했다.

홈페이지에 침대 납품 호텔을 오기재하는 사례가 표시광고법 위반 소지가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심준섭 법무법인 심 대표변호사는 "침대 회사가 현재 납품하지 않는 호텔을 자사 홈페이지에 납품 호텔로 표시한 행위는 표시광고법 위반 소지가 있다"며 "해당 회사의 제품이 실제보다 더 많은 고급 호텔에 납품되는 것으로 오인하게 할 수 있고 이는 표시광고법상 금지되는 거짓·과장 광고에 해당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index@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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