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문화영 기자] 국내 이커머스 플랫폼에서 가짜 영양제가 판매돼 논란이 일고 있다. 소비자들 사이에서 불안감이 확산되자 이커머스 업체들은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위조품 필터링을 통해 예방에 나서는 등 대책을 마련 중이다.
2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50대 소비자 A씨는 최근 쿠팡 오픈마켓을 통해 미국 브랜드 '쏜 리서치'의 비타민 B보충제를 구매해 섭취한 뒤 건강에 이상이 생겼다. A씨는 한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정품 가격의 절반 수준으로 구매했지만 섭취 후 간 수치 상승 등의 이상 증상이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쿠팡은 해당 상품 판매자에 대한 영구 판매중지 조치를 내리고 유사한 사례가 재발되지 않도록 유사 상품들을 더욱 엄격히 모니터링할 것을 약속했다. 쿠팡 관계자는 "불법·부정 상품으로 인한 소비자 불편이 없도록 별도의 신고센터 운영 및 모니터링을 통해 대응할 수 있는 체계를 수립해 운영하겠다"고 말했다.
오픈마켓은 개인 판매자가 직접 이커머스에 상품을 등록하고 판매하는 구조다. 동일한 제품을 여러 업체에 한 번에 등록해 판매할 수 있으며 자체적으로 판매하기에 수익성이 더 높다.
그러나 판매자가 직접 출고하는 상품을 플랫폼사가 일일이 검수하기 어렵다는 점 때문에 가품에 대한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 특히 영양제의 경우 신체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어 대책 마련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소비자들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에서 '영양제 가품 판별법' 등을 공유하고 있다.
이처럼 소비자들 사이에서 불안감이 커지자 국내 이커머스 업체들은 대응책을 모색 중이다.
11번가는 사전에 가품 이력이 있는 곳을 블랙리스트에 올려 걸러내고 있다. 11번가 관계자는 "피해 신고가 들어오면 사실관계 확인 후 환불 조치를 취하고 있다"며 "(가품임이 확인되면 ) 판매 금지는 당연하고 교환도 아닌 폐기 처분"이라고 말했다.
G마켓은 현재 '위조품 필터링' 시스템을 통해 판매 부적합 상품 판매를 예방하고 있다. 하루 90만건 이상 상품을 체크하고 검색 명칭부터 가격 등 다양한 요소를 복합적으로 고려한다.
지난 2017년부터는 '위조전담센터'를 운영해 가품을 구매한 구매자가 1년 이내 신고하는 경우 G마켓이 비용을 부담해 무상회수 및 직접 감정을 요청하고 있다. G마켓 관계자는 "영양제 상품에 대해 집중 모니터링을 진행하고 있으며 적발 시 페널티도 강화했다"고 말했다.
다만 이같은 노력에도 직매입과 오픈마켓이 섞여있는 구조에서 가품을 100% 걸러내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입을 모았다. 한 업계 관계자는 "직매입은 재고 관리를 업체에서 직접 하지만 오픈마켓은 판매자가 자율적으로 올리는 구조다 보니 걸러내지 못한 경우가 있다"며 "이럴 경우 논란이 일어난 후 소명을 요청해야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이커머스가 직접 판매하는 상품이 아니고 판매자가 서류를 허위로 제출했을 때 모두 발견해 내는 게 현실적으로 어렵다"면서도 "사전에 받는 서류를 강화하고 강경하게 대응하기 위해선 법적 책임도 물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