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피알, 글로벌 확장할수록 비용 증가…수익성이 과제
  • 문은혜 기자
  • 입력: 2025.02.20 00:00 / 수정: 2025.02.20 00:00
해외 성장 바탕으로 올해 매출 1조원 목표 제시
수출 늘어날수록 비용도 증가…수익성 유지가 관건
에이피알이 수출을 바탕으로 매출 늘리기에 나서면서 수익성 유지가 과제로 떠올랐다. 사진은 에이피알 회사 내부 전경. 오른쪽 위는 김병훈 에이피알 대표. /더팩트 DB
에이피알이 수출을 바탕으로 매출 늘리기에 나서면서 수익성 유지가 과제로 떠올랐다. 사진은 에이피알 회사 내부 전경. 오른쪽 위는 김병훈 에이피알 대표. /더팩트 DB

[더팩트 | 문은혜 기자] 에이피알이 해외 시장에서의 자신감을 바탕으로 '올해 매출 1조원'이라는 공격적인 목표를 시장에 던졌다. 뷰티 디바이스 판매량을 기반으로 외형을 키워 매출 극대화를 노린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수출이 늘어날수록 운반비, 판매 수수료 등 비용도 덩달아 증가할 수 밖에 없어 국내 시장에 집중했을 때와 달리 매출 대비 높은 수익성을 유지할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분석이다.

2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에이피알은 지난 10일 열린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올해 매출 목표로 1조원을 제시했다.

신재하 에이피알 최고재무책임자(CFO)이자 부사장은 "지난해 4분기 실적과 올해 1분기 진행 상황을 고려했을 때 공격적인 목표 설정이지만 올해 매출 1조원 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있다"고 말했다.

에이피알은 지난해 7228억원의 매출과 1227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전년도와 비교하면 매출은 38%, 영업이익 17.7% 증가한 수치다. 지난해 해외 사업이 급격히 확장된 점과 하반기에 1400원대로 뛴 환율 등을 고려할 때 올해 매출 1조원을 달성하려면 40%가 넘는 성장이 이뤄져야 한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에이피알의 목표가 과도하게 공격적인 것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온다. 지난해에도 에이피알은 연간 매출 목표치를 8000억원으로 제시했다가 상반기 실적이 시장 기대치에 미치지 못하자 7000억원으로 하향 조정한 바 있다. 매출과 영업이익 자체는 늘었지만 목표에는 미달했다는 점이 부정적으로 작용해 에이피알 주가는 한동안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다만 올해는 분위기가 다르다는 것이 에이피알 측 설명이다. 해외에서 화장품, 뷰티 디바이스 등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는 것이 근거다. 실제로 에이피알은 지난해 해외에서만 4000억원이 넘는 매출을 올렸고 전년 동기 대비 4분기 매출 성장률은 135%를 기록했다. 이를 바탕으로 올해는 유럽, 남미, 중동 등 수출 국가를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신 부사장은 올해 매출 전망과 관련해 "화장품 부문에서의 매출 성장이 두드러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환율 변동성, 관세 등의 외부 변수는 완벽히 통제할 수 없지만 현재 사업 상황을 고려했을 때 목표 달성은 가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업계에서는 에이피알 매출이 커지는 만큼 수익성도 유지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그동안은 국내에서 수수료 없는 자사몰 판매 전략으로 높은 영업이익률을 유지해 왔지만 해외에서는 비용 발생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박은정 하나증권 연구원은 "에이피알의 지난해 영업이익 증가는 매출 성장률에 미치지 못했는데 이는 자사몰 중심의 사업구조에서 지난해 해외 플랫폼을 통한 매출이 빠르게 증가한 영향"이라고 분석했다. 박현진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에이피알의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은 회사 추정치 대비 10% 밑돌았다"며 "운반비, 판매 수수료 등 영업과 관련한 직접 비용이 증가했기 때문"이라고 짚었다.

해외 판매량이 증가하면서 에이피알의 매출 비중은 국내보다 해외가 더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해 4분기 기준 해외 매출 비중은 68%까지 확대됐다. 이에 국내를 중심으로 높게 유지해온 수익성을 올해도 유지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김명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상반기 18%대를 기록한 영업이익률이 하반기 양호한 매출 달성에도 불구하고 하락했다"며 "자사몰 대비 수익성이 낮은 아마존 매출의 비중 상승과 미국 뷰티 산업 경쟁의 심화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에이피알은 아마존 등 수수료가 발생하는 플랫폼 의존도를 줄이고 해외에서도 자사몰을 활성화해 올해 영업이익률을 지난해와 비슷한 17~18%대로 유지한다는 목표다.

신 부사장은 "미국 시장에서는 아마존 채널의 매출 비중이 약 50%를 차지하고 있다"며 "올해는 오프라인 매장 입점을 통해 추가적인 성장 기회를 모색하는 동시에 아마존 매출 의존도도 점진적으로 줄여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틱톡 온라인 샵과 자사몰을 활용해 매출 다각화도 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mooneh@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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