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팔고 보자"…유통업계, 고물가에 성역 없는 전쟁
  • 문은혜 기자
  • 입력: 2025.02.19 00:00 / 수정: 2025.02.19 00:00
'명품' 시장 침투한 이커머스업계, 새로운 수요 확보 사활
다이소도 '뷰티' 이어 '건기식'까지 진출
쿠팡의 럭셔리 뷰티 서비스 알럭스(R.LUX) 광고 이미지(위)와 뷰티컬리에 입점한 에르메스 광고 이미지(아래). /각사
쿠팡의 럭셔리 뷰티 서비스 '알럭스(R.LUX)' 광고 이미지(위)와 뷰티컬리에 입점한 에르메스 광고 이미지(아래). /각사

[더팩트 | 문은혜 기자] 유통업계가 장기 불황에 대응해 판매 상품군을 넓히며 성역 없는 전쟁을 벌이고 있다.

1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그간 식료품·생필품 위주로 판매하던 이커머스 기업들은 오프라인 업체들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명품 시장에 손을 뻗기 시작했다. 쿠팡, 컬리 대표적인 이커머스 업체들이 고물가로 인한 소비 침체로 매출 성장이 어려워지자 새로운 고객층을 유입시킬 수 있는 카테고리 확장에 나선 것이다.

그간 '신선식품 새벽배송'으로 사세를 확장해온 컬리는 지난 2022년 11월 화장품 등을 판매하는 '뷰티컬리'를 론칭해 백화점 1층에서나 구매할 수 있었던 럭셔리 브랜드들을 온라인 플랫폼에 대거 입점시켰다.

컬리에 따르면 백화점까지 갈 필요 없이 다음 날 새벽에 제품을 받아볼 수 있다는 이점에 뷰티컬리를 찾는 소비자들이 늘어나기 시작했고 이를 바탕으로 지난해 럭셔리 뷰티 카테고리 매출은 전년 대비 약 40%가 성장했다. 컬리 관계자는 "이는 통계청이 발표한 지난해 온라인 화장품 부문 성장률인 7.5%의 5배가 넘는 수치"라고 말했다.

컬리를 통한 럭셔리 뷰티 수요가 확인되자 신규 명품 브랜드의 입점도 계속되고 있다. 최근에는 '에르메스 퍼퓸&뷰티'가 입점하면서 관심을 끌었다. 컬리는 여기서 멈추지 않고 지난해 말 명품 쇼핑 플랫폼까지 입점시켜 현재 셀린느, 루이비통, 보테가베네타 등 30여 명품 브랜드의 의류, 패션잡화까지 판매하고 있다.

쿠팡도 지난해 하반기 럭셔리 뷰티 서비스인 '알럭스'(R.LUX)를 론칭해 에스티로더, 랑콤 등 럭셔리 브랜드 제품을 일반 쿠팡 제품과 마찬가지로 다음 날 받아볼 수 있는 로켓배송으로 판매 중이다. 쿠팡은 "브랜드 공식 채널을 통해 직접 매입한 본사 정품만 취급하고 있다"며 "럭셔리 뷰티 쇼핑의 판도를 바꿀 혁신적인 서비스"라고 설명했다.

이 밖에 롯데온(럭셔리 쇼룸), 11번가(우아럭스), SSG닷컴(SSG닷컴 럭셔리) 등도 지난해부터 명품 전문관을 운영하며 새로운 수요 발굴에 열을 올리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백화점이 아닌 온라인에서 명품 시장은 여전히 성장성이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며 "생필품, 신선식품 외 카테고리 확장이 절실한 이커머스 입장에서 매력적인 시장"이라고 말했다.

고물가 속에서 1000~5000원대 균일가 생활용품을 팔며 호황을 누리고 있는 다이소 역시 '뷰티'에 이어 최근 '건강기능식품'까지 상품군을 확대하며 매출 늘리기에 사활을 걸고 있다.

아성다이소에 따르면 오는 24일부터 전국 다이소 200개점을 시작으로 영양제 등 건기식 판매가 시작된다. 루테인, 오메가3, 비타민D 등 상품이 대표적이다. 의약외품 등을 판매해온 다이소가 건기식을 내놓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다이소는 지난해부터 '뷰티' 카테고리를 적극적으로 확장해 매출 증대 효과를 봤다. 각종 뷰티 브랜드와 협업하며 새로운 'K-뷰티 성지'로 떠오른 다이소는 지난해 뷰티 매출액은 전년 대비 144%나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기반으로 지난해 다이소 매출은 4조원 돌파가 확실시되는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다이소가 매출 덩치를 키우기 위해 생활용품 외 카테고리 확대가 필요하다고 판단, 이제는 건기식으로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현재 국내 건기식 시장은 매년 성장세이기 때문이다. 한국 건강기능식품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건기식 시장 규모는 6조440억원으로 지난 2021년 대비 16.8% 커졌다.

업계 관계자는 "유통업체들이 생존하기 위해 미개척 영역에서 새로운 수요를 발굴하는게 과제가 됐다"며 "온·오프라인을 막론하고 수익을 내기 위한 다양한 시도들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mooneh@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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