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사법리스크…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등기이사 복귀 연기
  • 이성락 기자
  • 입력: 2025.02.18 12:19 / 수정: 2025.02.18 12:19
삼성전자, 주총 안건 확정…이재용 이사 선임안 없어
대법원 상고로 사법리스크 온전히 해소되지 않아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등기이사 복귀가 또 한 번 연기됐다. /더팩트 DB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등기이사 복귀가 또 한 번 연기됐다. /더팩트 DB

[더팩트ㅣ이성락 기자] 삼성전자가 이사회를 열고 다음 달 19일 정기 주주총회에 상정할 안건을 논의했다. 예상대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등기이사 복귀는 이뤄지지 않았다. 최근 부당합병·회계부정 의혹 2심에서 무죄가 나와 등기이사 복귀 기대감이 높아졌지만 검찰이 대법원 상고를 결정, 사법리스크가 완전히 해소되지 않아 복귀 결정을 재차 미룬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18일 오전 이사회를 열어 신규 사내·사외이사 선임 등 주총 상정 안건을 확정했다. 기존 삼성전자 이사회는 한종희 디바이스경험(DX)부문장(부회장), 노태문 모바일경험(MX)사업부장(사장), 이정배 고문 등 사내이사 3명과 김한조 하나금융공익재단 이사장, 김준성 싱가포르국립대 기금 최고투자책임자, 허은녕 서울대 공학전문대학원 부원장, 유명희 전 통상교섭본부 본부장, 신제윤 전 금융위원장, 조혜경 한성대 AI응용학과 교수 등 사외이사 6명으로 구성돼 있었다.

이날 이사회 결의 내용과 주총 안건에 대한 주목도가 높아진 이유는 부당합병·회계부정 의혹으로 기소됐던 이재용 회장이 지난 3일 1심에 이어 2심에서도 무죄를 선고받았기 때문이다. 사법리스크 해소와 이에 따른 경영 불확실성 제거 노력 등을 고려했을 때 이재용 회장의 등기이사 복귀는 당연한 수순으로 여겨졌다.

이재용 회장은 지난 2016년 10월 임시 주총에서 사내이사로 선임됐으나 국정농단 사태 등으로 경영 활동에 제약을 받다 2019년 10월 재선임 없이 임기를 마쳤다. 현재 국내 4대 그룹 총수 중에서 미등기 임원은 이재용 회장이 유일하다.

그간 이재용 회장이 '책임 경영'을 강조해 왔다는 점에서도 등기이사 복귀는 현실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시각이 주를 이뤘다. 실제로 무죄 선고 직후 재계에서는 이재용 회장이 책임 경영을 강화하겠다는 메시지를 던지며 경영 보폭을 확대, 강력한 재도약 의지를 드러낼 것이란 예상이 나오기도 했다.

삼성전자는 다음 달 19일 경기 수원에서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이사 선임 등의 안건을 상정한다. /더팩트 DB
삼성전자는 다음 달 19일 경기 수원에서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이사 선임 등의 안건을 상정한다. /더팩트 DB

삼성의 준법 경영을 감시하는 삼성준법감시위원회의 이찬희 위원장도 지난해 "책임 경영을 조금 더 강화하는 의미에서 이재용 회장이 적절한 시점에 등기이사로 복귀하는 것도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결과적으로 이재용 회장의 사내이사 선임은 이날 이사회 안건에 오르지 못했다. 전체적인 기류가 달라진 시점은 검찰이 2심 판결에 불복해 상고를 제기한 지난 7일이다. 상고로 인해 삼성은 대법원 판결이 나올 때까지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게 됐고, 이재용 회장 역시 경영 운신의 폭이 좁아지게 됐다. 이재용 회장의 등기이사 복귀는 상고심 이후 사법리스크 족쇄가 온전히 풀리면 다시 논의될 전망이다.

다만 이재용 회장은 등기이사 복귀 여부와 관계없이 주요 사업을 적극 챙길 것으로 관측된다. 주력 사업의 부진이 이어지고, 미래 사업과 관련한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는 등 강력한 리더십을 바탕으로 풀어내야 할 과제가 적지 않다는 평가다. 앞서 이재용 회장은 2심 최후 진술에서 "저희가 마주한 상황은 그 어느 때보다 녹록지 않다. 어려운 상황을 반드시 극복하도록 모든 것을 다하겠다"며 위기 극복에 적극 나서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한편, 이날 삼성전자 이사회를 통해 전영현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장(부회장)과 송재혁 DS부문 최고기술책임자 겸 반도체연구소장이 사내이사로 신규 선임됐다. 노태문 사장이 재선임되며, 삼성전자 사내이사는 4명으로 늘었다. 사외이사의 경우 김한조 이사장의 임기가 끝났고, 이 자리에 이혁재 서울대 전기정보공학부 교수가 선임됐다. 김준성 최고투자책임자와 허은녕 교수, 유명희 전 본부장은 재선임됐다.

눈길을 끄는 점은 반도체를 포함한 기술전문가가 대폭 늘어난 것이다. 이는 초격차 기술 경쟁력을 회복해 기존 삼성을 둘러싼 위기론을 불식시키고, 미래 준비에 속도를 내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rock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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