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문화영 기자] 의료·미용 목적의 보톡스 수요 증가로 국내 제약사들이 관련 시장에서 치열하게 경쟁 중인 가운데 최근에는 해외까지 진출하며 몸집 키우기에 사활을 걸고 있다.
1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보톡스로 잘 알려진 보툴리눔 톡신 시장은 매년 커지고 있다. 글로벌 시장 조사업체 포춘 비즈니스 인사이트에 따르면 글로벌 보툴리눔 톡신 시장 규모는 지난 2023년 814억달러에서 오는 2032년 1610억달러까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국내 톡신 시장에서도 많은 제약사들이 경쟁을 벌이고 있다. 대웅제약, 휴젤, 메디톡스 등 기존 보툴리눔 톡신 제조사들을 비롯해 최근에는 녹십자까지 후발주자로 나섰다. 현재 국내 품목허가 제품을 보유한 업체만 13곳이다.
톡신 시장에 뛰어드는 제약사가 늘어나며 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르자 일부 제약사들은 국내를 넘어 해외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대웅제약은 최근 브라질 현지 파트너사인 목샤8(Moksha8)과 1800억원 규모의 보툴리눔 톡신 '나보타' 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이는 지난 2018년 목샤8과 체결한 첫 수출계약 대비 10배에 달하는 규모이자 대웅제약의 중남미 진출 이래 최대 성과다.
'나보타'는 한국과 미국에서 특허받은 '하이-퓨어 테크놀로지'와 감압 건조 공정을 통해 생산되는 고순도의 프리미엄 보툴리눔 톡신이다. 이번 계약이 성사된 브라질은 미국과 중국에 이은 글로벌 3대 메디컬 에스테틱 시장으로 중남미에서 보툴리눔 톡신이 가장 많이 판매되는 국가다.
대웅제약은 이번 브라질 성과를 바탕으로 중남미 전역에 나보타 입지를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대웅제약 관계자는 "아르헨티나, 칠레, 페루 등으로 뻗어나가며 톡신 시장이 큰 주요 국가들 공략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휴젤도 보툴리눔 톡신을 통한 해외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휴젤은 지난해 매출 3730억원, 영업이익 1663억원을 기록하며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이같은 호실적의 바탕에는 보툴리눔 톡신과 HA(히알루론산) 필러의 성장세가 자리잡고 있다. 실제로 보툴리눔 톡신은 지난해 매출액만 2032억을 기록, 전년 대비 20.2%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해외 매출은 전년 대비 39.6% 늘었다.
휴젤은 해외 매출 성장세에 올해도 신흥시장을 공략해 글로벌 영향력을 넓혀간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2월 미국에서 품목허가를 받은 보툴렉스는 올해 상반기 출시를 앞두고 있으며 3년 내 메디컬 에스테틱 시장 점유율 10%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지난달 아랍에미리트(UAE)에서 품목허가를 획득한 보툴리눔 톡신은 쿠웨이트 등에서 시장 점유율 30% 확보할 계획이다.
최근 톡신 시장에 후발주자로 뛰어든 GC녹십자도 글로벌 시장을 겨냥하고 있다. 지난 12일 비상장 에스테틱 기업 '이니바이오'를 400억원에 인수한 GC녹십자는 미국을 비롯해 중국, 브라질 진출을 계획 중이다. 이니바이오는 보툴리눔 톡신 제품인 이니보의 국내 품목 허가를 받은 기업이다.
현재 이니바이오는 전 세계 7개 국가와 장기 공급 계약을 체결한 상태다. 이 가운데 중국은 오는 2026년 상용화를 목표로 임상 3상을 완료, 상반기 신약승인신청(NDA)을 준비하고 있다. 브라질의 경우 연내 국가위생감시(ANVISA) 인증을 획득해 이르면 올해 말 첫 출하를 목표로 한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톡신 시장이 성장하고 있지만 전 세계적으로 보면 엄청 큰 규모는 아니다 보니 지속적으로 글로벌 시장을 타겟해서 진출해야 한다"며 "중동 및 북아프리카(MENA) 지역은 신흥 지역으로 보고 있으며 신규로 허가를 받아 글로벌 진출하는 국가수를 늘리고 시장 지배력을 높이는 중"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