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 | 문은혜 기자] 고물가로 인한 소비 침체 속에서도 대용량 상품을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는 창고형 할인매장에 사람이 몰리자 업계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대표적인 창고형 할인점인 이마트 트레이더스와 코스트코는 적극적인 출점으로 실적 끌어올리기에 나선 상황이다.
1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이마트의 창고형 할인점 트레이더스가 지난해 방문객 수와 매출, 영업이익이 모두 증가하며 이마트 전체 실적을 끌어올리는 효자 역할을 했다.
지난해 트레이더스 매출은 1768억원으로 전년 대비 5.2% 늘었고 영업이익은 무려 59% 급증한 924억원을 기록했다. 방문객 수도 전년 대비 4.8%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마트 관계자는 "고물가 시대에 가성비 높은 대용량 상품을 찾는 소비자들의 니즈가 커지면서 트레이더스 고객 유입 증가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트레이더스의 눈에 띄는 성장세에 이마트는 올해 서울 마곡(2월)과 인천 구월(하반기)에 트레이더스 신규 점포 2곳을 더 오픈하기로 했다.
지난 14일 먼저 오픈한 마곡점은 오픈 이틀 동안 40억원이 넘는 매출을 올리며 트레이더스 사상 최대 일 매출을 기록했다. 트레이더스 23번째 점포인 마곡점은 서울 강서 지역의 첫 창고형 할인점이자 마곡 신도시에 들어선 첫 대형마트다. 마곡점은 6km 반경에 120만명, 8km 반경에 무려 200만명 이상이 거주하는 거대 상권인 만큼 트레이더스 역대 최대 규모(면적 1만1636m², 약 3520평)로 들어섰다.
이마트 관계자는 "오픈 당일인 지난 14일 포스(계산기)에 기록된 고객만 1만3000명으로, 2~3명 가족 단위로 내점하는 고객들을 감안하면 실제로 2만5000명이 넘게 다녀간 셈"이라며 "금, 토 이틀 간 내점 고객수는 5만명을 훌쩍 넘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미국에 본사를 둔 코스트코 역시 지난해 국내 시장에서 역대급 매출을 올렸다. 코스트코 코리아가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이 회사는 2024회계연도(2023년 9월~2024년 8월)에 6조53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는 전년 대비 7.6% 증가한 수치다. 영업이익은 15.8% 늘어난 2185억원에 달했다. 국내 19개 매장을 운영하는 코스트코의 지난해 매장당 평균 매출은 3436억원에 달했다.
실적 성장세에 코스트코 코리아도 올해 상반기 중 경기도 평택시에 20번째 신규 점포를 오픈하기로 했다. 평택점 규모는 지하 1~2층에 걸쳐 면적만 약 7만6621㎡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올해 트레이더스와 코스트코의 신규 출점이 이어지면서 경쟁도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특히 후발주자인 트레이더스가 토종 대형마트인 이마트와의 시너지 등을 기반으로 무섭게 성장하면서 코스트코를 위협하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코스트코가 올해 연회비 인상을 예고하자 업계는 향후 트레이더스와의 경쟁 구도에 미칠 영향에 주목하고 있다.
코스트코 코리아는 급변하는 영업 환경과 비용 상승을 반영해 오는 5월 1일부터 연회비를 인상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따라 골드스타 회원권은 3만8500원에서 4만3000원으로, 사업자 전용 멤버십인 비즈니스 회원권은 3만3000원에서 3만8000원으로 오른다. 프리미엄 멤버십인 이그제큐티브 회원권은 8만원에서 8만6000원으로 비싸진다. 국내 인상률은 최대 15%로 지난해 9월 미국·캐나다 멤버십 연회비를 약 8.3% 인상한 것보다 높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도 고물가가 이어지면서 가성비 쇼핑에 대한 선호 또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며 "창고형 마트를 찾는 수요도 덩달아 증가할 전망인 가운데 연회비를 올린 코스트코의 올해 실적과 트레이더스 빠른 성장세에 주목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