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시화되는 우크라 재건 사업, 보릿고개 韓 건설 돌파구될까
  • 공미나 기자
  • 입력: 2025.02.17 13:33 / 수정: 2025.02.17 13:33
700조 우크라 재건 사업 시장 열릴 가능성
일각에서는 "마냥 장미빛 아냐" 전망도
러시아-우크라이나 종전 가능성이 제기되며 국내 건설사들의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 진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사진은 러시아의 로켓 공격으로 파손된 우크라이나 하르키우주 이지움의 시청 건물. /뉴시스

러시아-우크라이나 종전 가능성이 제기되며 국내 건설사들의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 진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사진은 러시아의 로켓 공격으로 파손된 우크라이나 하르키우주 이지움의 시청 건물. /뉴시스

[더팩트 | 공미나 기자] 미국과 러시아가 러시아-우크라이나 종전 협상에 들어가기로 합의하면서 국내 건설사들의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 진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재건 사업이 다소 오래 걸리고 수주 경쟁이 치열해 당장 국내 건설사가 큰 수혜를 입지 못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17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러시아-우크라이나 종전을 위한 미국과 러시아 간 고위급 회담이 머지않아 시작되며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에 대한 기대감이 상승하고 있다. 건설경기 침체가 계속되며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는 국내 건설사들에게 재건 사업이 하나의 돌파구가 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12일(현지시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잇따라 통화했다고 밝혔다. 또 트럼프 행정부가 4월 20일 부활절까지 우크라이나 전쟁 휴전을 추진 중이라는 외신 보도도 전해졌다.

우크라이나는 전쟁으로 인해 도로, 철도, 다리, 주택 등 사회기반시설(SOC)이 대규모로 파괴돼 종전 후 재건이 시급한 상황이다. 한국토지주택연구원의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 진출을 위한 전략 수립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종전 후 우크라이나 주택, 인프라, 산업시설, 피난민 지원 등을 재건하는 데에 총 4863억 달러(약 700조6124억원)의 비용이 소요될 것으로 추산된다.

이미 국내 건설사들은 우크라이나 전쟁이 진행되는 동안에도 재건 사업 참여를 위해 선제적 대응을 해왔다. 현대건설은 우크라이나 보리스필 국제공항공사와 공항 재건 사업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삼성물산은 르비우시와 스마트시티 개발 업무협약을 각각 체결했고, 대우건설도 폴란드건설협회 및 현지 3위 건설기업 이알버드(ERBUD)와 재건 관련 업무협약을 맺었다.

이번 협상 소식이 알려지며 건설사의 우크라이나 진출 가능성이 또 한 번 커지고 있다. 일부 건설사들은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을 두고 내부 논의에 들어간 상태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은 현재 정부 차원에서 우크라이나를 지원할 수 있는 사업들에 대해서 검토 및 리스트업을 진행 중"이라며 "이에 대해 국내 건설사들이나 투자자들이 사전 스터디나 개략 사업검토가 끝나게 되면 차관 제공 사업(대외협력자금을 통한 ODA 사업)을 위주로 진행될 공산이 크고 당사도 여기에 맞춰 사업을 검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 A씨도 "아직 종전이 확실히 결정난 게 아니라 당장 '재건 사업에 진출하겠다'고 확정짓긴 어렵지만 추후 상황을 봐서 우크라이나 진출을 준비할 의지는 있다"고 답했다.

유럽 현지 법인이 있는 기업들은 이를 통해 재건 사업에 진행할 가능성이 높다. 한미글로벌 관계자는 "재건 사업을 진행한다면 폴란드와 헝가리에 있는 현지 법인과 영국 자회사 K2그룹을 활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끝나더라도 국내 건설사에 마냥 장밋빛 전망만 있는 건 아니라는 의견도 나온다.

또 다른 대형 건설사 관계자 B씨는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이 시작되도 국내 건설사들이 반사이익을 많이 볼 수 없을 것 같다"며 "유럽 주택 구조가 우리나라와 많이 다르고, 미국과 유럽과 비교했을 때 국내 기업들이 진출하기 쉽지 않아 보인다"고 했다.

해외 건설업계 관계자 C씨는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 자체는 긍정적 요소지만 완전히 종전되기까지 적지 않은 시간을 기다려야 할 것"이라며 "재건 시장이 열린다고 해도 경쟁이 치열하고 공개입찰을 하는데 까지도 긴 기간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내다봤다.

종전으로 인한 원자잿값 하락에 대한 의견도 분분하다. B씨는 "장기적으로는 전쟁이 끝나 원자잿값이 정상화 되겠지만 단기적으로는 재건 사업으로 인해 원자재 공급이 수월하지 않을 수 있어 올라갈 여지도 있다"고 내다봤다.

mnmn@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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