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발 관세 전쟁…고공행진 해상운임 꺾였다
  • 황지향 기자
  • 입력: 2025.02.17 10:59 / 수정: 2025.02.17 15:07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 5주 연속 하락
17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지난 주 1758.82포인트를 기록하며 전주 대비 137.83포인트 하락했다. 이는 약 9개월 만에 2000선이 붕괴된 이후 5주 연속 하락세다. AP/뉴시스
17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지난 주 1758.82포인트를 기록하며 전주 대비 137.83포인트 하락했다. 이는 약 9개월 만에 2000선이 붕괴된 이후 5주 연속 하락세다. AP/뉴시스

[더팩트ㅣ황지향 기자] 글로벌 해운 운임이 5주 연속 하락세를 기록하며 해운업계의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강경한 무역 정책을 펼치면서 교역량이 위축되고 해상 물동량 감소가 지속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17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지난 주 1758.82포인트를 기록하며 전주 대비 137.83포인트 하락했다. 이는 약 9개월 만에 2000선이 붕괴된 이후 5주 연속 하락세다. 미·중 무역 갈등이 장기화하면서 화주들이 선적을 미루거나 관망하는 움직임이 나타난 것이 주된 원인으로 분석된다.

노선별로 보면 미주 동안 노선의 운임은 FEU(40피트 컨테이너)당 4825달러로 전주 대비 66달러 하락했으며 미주 서안 노선은 3544달러로 388달러 떨어졌다. 유럽 노선은 TEU(20피트 컨테이너)당 1608달러로 197달러 하락했으며 지중해 노선 역시 2815달러로 221달러 내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이후 무역 보호주의 정책을 강화하는 모양새다. 지난 10일(현지시간) 미국은 모든 철강과 알루미늄 제품에 25% 관세를 예외 없이 부과한다고 발표했으며 14일에는 '상호 관세'를 명시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특히 중국에 대한 고율 관세 부과는 해운업계에 직접적인 타격을 줄 수 있다. 미·중 교역이 둔화되면서 아시아~북미 항로의 화물량이 줄어들고 드 미니미스(소액 물품 관세 면제) 제도의 중단까지 예고돼 중국발 해상 물동량 감소가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HMM은 대서양, 인도, 남미 등 성장 가능성이 높은 시장을 중심으로 신규 서비스 확대에 나서고 있으며 친환경 규제 대응과 선대 확장 등 경쟁력 강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HMM의 1만1000TEU급 컨테이너선 블레싱호. /HMM
HMM은 대서양, 인도, 남미 등 성장 가능성이 높은 시장을 중심으로 신규 서비스 확대에 나서고 있으며 친환경 규제 대응과 선대 확장 등 경쟁력 강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HMM의 1만1000TEU급 컨테이너선 블레싱호. /HMM

여기에 중동 정세가 안정화되면서 수에즈 운하를 이용한 주요 항로 복귀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해운업계는 홍해 위기로 인해 고운임을 유지할 수 있었으나 최근 평화적인 분위기가 조성되면서 운임이 더욱 하락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한국해양진흥공사는 "춘절 이후 해상 운송 수요가 줄어든 가운데 미국 관세 정책 불확실성으로 인해 선적 활동이 위축되면서 운임 하락세가 지속될 것"이라며 "향후 글로벌 해운업계의 변동성이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운임 하락세가 장기화할 가능성이 커지면서 글로벌 해운업계는 다양한 대응 전략을 모색하고 있다. 국내 최대 해운사인 HMM은 대서양, 인도, 남미 등 성장 가능성이 높은 시장을 중심으로 신규 서비스 확대에 나서고 있으며 친환경 규제 대응과 선대 확장 등 경쟁력 강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조선업계도 이런 불확실성 속에서 성장 전략을 추진 중이다.

한화오션은 고부가가치 선박인 LNG 운반선 건조 확대, 잠수함 3척 신조 및 미국 MRO(유지보수·운영) 사업 확대, 해양 신규 프로젝트 착수 등을 통해 2025년 안정적인 성장을 이어갈 예정이다. 삼성중공업 역시 올해 FLNG(부유식 액화천연가스 설비) 건조가 본격화되면서 매출과 수익성 개선 폭이 커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안정적인 수주 잔고를 바탕으로 수익성 위주의 선별 수주 전략을 지속해 나갈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의 무역전쟁이 시작된 만큼 해운사들이 선제적인 대응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며 "향후 글로벌 무역 정책의 변화에 따라 해운업계의 변동성이 더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hyang@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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