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허주열 기자] 지난해 말 무안국제공항 제주항공 참사가 발생한 지 한 달이 넘도록 사고를 키운 핵심 원인으로 지목된 공항 내 로컬라이저 둔덕 장애물 철거 작업이 미이행된 것에 대해 대한민국 조종사 노동조합이 "즉각 철거해야 한다"고 14일 밝혔다.
조종사 노조연맹은 이날 "무안공항 제주항공 2216편 참사 발생 이후 한 달이 넘었음에도 아직까지 실질적인 철거 작업이 미이행되고 있다"며 "개선 대책을 지속적으로 발표하고 있으나, 대규모 인명 참사가 발생한 장애물에 대한 세부적인 계획이 누락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예산 운영, 철거 계획 등 구체적이고 실질적 방안이 없다"며 "현장 조종사의 의견을 수렴한 결과 66.1%가 즉각적인 철거가 필요하다고 답했다"고 강조했다.
국적사 조종사 대상 여론조사는 지난달 23~28일 진행됐으며, 설문 결과 950명이 즉각적인 철거가 필요하다고 답했다.
조종사 노조연맹은 "당장이라도 조류 충돌, 항공기 결함 등의 이유로 엔진 정지 등 최악의 비상상황 발생 시 무안공항 제주항공 참사와 유사한 사례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며 "조종사가 활주로 안착을 하더라도 안전과 생명 확보를 담보할 수 없어 조종사와 승무원들은 오늘도 두려움 마음으로 운항을 하고 있는 현실"이라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참사 초기부터 신뢰성에 의문이 제기된 국토교통부는 여러 개선 대책을 발표하고 있지만, 7개 공항에서 고경력자를 우선 배치하라는 지시 등을 고려할 때 근본적인 원인 분석과 해결을 통한 안전 확보라는 목적보다는 시설관리 부실 및 개선 책임을 회피하려는 전형적인 '탁상행정'을 하고 있다"며 "로컬라이저 장애물을 먼저 철거하고, 이후에 로컬라이저 안테나를 단계적으로 시공하는 방식으로 실질적인 안전 운항 환경을 조성할 것을 국토부에 요청한다"고 강조했다.
로컬라이저 둔덕 등 장애물이 있는 곳은 전국 7개 공항이다. 이곳에는 로컬라이저 안테나가 필요한 정밀계기접근 대체 절차인 성능 기반 항법 접근 절차가 운영 중이기 때문에, 악기상 상황을 제외하면 철거해도 정상 운영이 가능하다.
아울러 조종사 노조연맹은 로컬라이저 개선 테스크포스(TF), 항공안전혁신위 등 정부 주도의 안전협의체에 현장 전문가 참여를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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