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 E&S 합병으로 실적 방어…배터리 부진에 재무안정성 부담
  • 장혜승 기자
  • 입력: 2025.02.14 11:29 / 수정: 2025.02.14 11:29
배터리사업 자회사 SK온 손실 확대
트럼프 캐나다 원유 관세 부과는 기회
SK이노베이션이 SK E&S 합병 효과로 지난해 실적 방어에 성공했다. 다만 배터리 사업의 부진에 따른 빚이 늘어나면서 재무건전성 확보에 걸림돌로 작용하는 모양새다. /더팩트 DB
SK이노베이션이 SK E&S 합병 효과로 지난해 실적 방어에 성공했다. 다만 배터리 사업의 부진에 따른 빚이 늘어나면서 재무건전성 확보에 걸림돌로 작용하는 모양새다. /더팩트 DB

[더팩트ㅣ장혜승 기자] SK이노베이션이 SK E&S 합병 효과로 지난해 실적 방어에 성공했다. 다만 배터리 사업의 부진에 따른 빚이 늘어나면서 재무건전성 확보에 걸림돌로 작용하는 모양새다. SK이노베이션은 올해부터 초기 투자에 대한 상각전영업이익(EBITA) 창출과 합병 시너지가 가시화되면서 재무 부담은 완화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14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최근 5년간 SK이노베이션의 부채총계는 △2020년 23조397억원 △2021년 29조9242억원 △2022년 43조9766억원 △2023년 50조8155억원 △2024년 70조6606억원으로 불어나고 있다.

부채 비율도 늘었다. SK이노베이션의 지난해 말 부채비율은 177%로 2023년 말보다 8%포인트(p) 늘었다. 특히 차입금은 2023년 말 28조9588억원에서 지난해 말 44조6276억원으로 일년새 15조6688억원 늘었다.

SK이노베이션의 재무안전성이 악화된 이유는 배터리 사업 때문이다. 배터리 사업을 맡고 있는 자회사 SK온의 손실 폭이 커진 영향 탓이다. SK이노베이션은 SK온의 지분 89.52%를 보유하고 있다. SK온은 지난해 연결기준 영업손실 1조866억원을 기록해 1년 전보다 적자 폭이 2배 가까이 확대됐다. 당기순손실은 2023년 7481억원에서 지난해 2조721억원으로 증가했다.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 여파로 배터리 사업 수익성이 부진한 탓이 컸다. SK이노베이션이 'SK온 살리기' 일환으로 설비투자비 등을 감내함에 따라 재무안정성에 부담이 된 것으로 보인다.

다만 대규모 투자가 완료되는 올해부터는 재무부담이 줄어들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지난 6일 컨퍼런스콜에서 "배터리 업황이 악화되면서 고정비 부담 증가와 첨단제조생산세액공제(AMPC) 수혜가 축소됐으며 정제 마진 감소로 기존 사업의 영업현금흐름이 악화됐다"며 "지난 4년간 지속된 미래 성장을 위한 대규모 투자로 재무 구조의 안정성이 일부 악화된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어 "2025년의 경우 올해 완공 예정인 북미 포드 합작법인(JV)와 현대자동차 합작법인(JV)을 끝으로 대규모 CAPEX는 완료될 예정이다. 올해부터 초기 투자에 대한 EBITA 창출과 합병 시너지가 가시화되면서 재무 부담은 완화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SK이노베이션이 SK E&S 합병 효과로 지난해 실적 방어에 성공했다. 다만 배터리 사업의 부진에 따른 빚이 늘어나면서 재무건전성 확보에 걸림돌로 작용하는 모양새다. 이시바 시게루(왼쪽) 일본 총리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7일(현지 시간) 백악관 집무실에서 회담 전 악수하고 있다. /뉴시스
SK이노베이션이 SK E&S 합병 효과로 지난해 실적 방어에 성공했다. 다만 배터리 사업의 부진에 따른 빚이 늘어나면서 재무건전성 확보에 걸림돌로 작용하는 모양새다. 이시바 시게루(왼쪽) 일본 총리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7일(현지 시간) 백악관 집무실에서 회담 전 악수하고 있다. /뉴시스

트럼프 정부의 캐나다·멕시코산 원유 관세 부과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란 의견이 제기된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미국의 경우 캐나다산 원유를 전부 대체할 상황이 아니"라며 "캐나다산 원유 중에 일부가 아시아로 넘어올 수 있고 멕시코 또한 마찬가지다. 아시아의 공급 증가로 연결되면 당사는 조금 더 저렴한 원유를 구매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기기 때문에 매우 긍정적 효과가 있을 걸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증권가에서도 비슷한 의견을 내놨다.

전유진 iM증권 연구원은 "1분기부터 SK이노베이션 실적이 온기로 반영되는 E&S를 통해 올해 약 7300억원 내외의 영업이익이 추가로 기여될 수 있다"며 "정유 부문에서는 중국과 인도, 미국 정유사들의 원유 투입 가격 상승에 따른 경쟁력 약화와 이로 인한 회사의 반사수혜를 기대해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시장에서 이미 인지하고 있는 SK온의 부진보다는 정유와 광구(E&P), E&S 등 다른 사업 부문의 우호적인 방향성에 좀 더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부연했다.

zzang@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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