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지주 실적] 신한, 은행 '리딩'·라이프 '활약'에도 아쉬운 '아픈 손가락'
  • 이선영 기자
  • 입력: 2025.02.17 00:00 / 수정: 2025.02.17 16:24
신한은행 6년 만에 '리딩뱅크' 탈환
신한투자증권·신한라이프 '효자 노릇'
비은행 포트폴리오 강화 필요성도
신한금융지주가 지난해 연간 당기순이익 4조5175억원을 기록하며 사상 최대 실적을 써냈다. /신한금융
신한금융지주가 지난해 연간 당기순이익 4조5175억원을 기록하며 사상 최대 실적을 써냈다. /신한금융

KB·신한·하나·우리 등 4대 금융지주가 지난해 역대급 실적을 거뒀다. 이들 모두 주력 계열사인 은행 부문에선 고른 성적을 냈으나 비은행 부문이 실적을 판가름하는 열쇠가 됐다. 금리 인하와 정부 규제 등으로 은행만으로 호실적을 내긴 한계가 있다는 게 여실히 드러났다는 평가도 나온다. 각 지주가 비은행 포트폴리오 확대를 위해 애쓰는 가운데, 지난해 효자 노릇을 한 계열사와 아픈 손가락으로 남은 계열사는 어디인지 조명해 본다. <편집자 주>

[더팩트ㅣ이선영 기자] 신한금융지주가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써냈다. 핵심 자회사인 신한은행이 6년 만에 '리딩뱅크' 자리를 차지하며 성장을 이끌었다. 비은행 계열사 가운데 신한투자증권과 신한라이프가 호실적을 기록하며 '비은행 효자' 역할을 했다. 그러나 신한EZ손해보험을 비롯한 카드, 캐피탈, 저축은행 등이 줄줄이 부진한 모습을 보이며 비은행 강화가 절실한 시점이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금융은 지난해 연간 당기순이익 4조5175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대비 3.4% 증가한 수치다. 2022년 기록한 순이익(4조6423억원)에는 못 미치지만 당시 신한투자증권 사옥 매각대금(6400억원)이 일시적으로 이익에 반영됐다는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역대 최대 기록이라는 평가다.

이자이익 확대와 대손비용 감소가 실적 개선에 기여했다.

지난해 연간 이자이익은 11조4023억원으로, 전년 대비 5.4% 증가했다. 반면 비이자이익은 3조2575억원으로 1년 전보다 5.0% 줄었다. 수수료이익이 증가(전년 대비 2.6%)했으나 유가증권 및 외환·파생 관련 손실이 확대(전년 대비 –7.3%)됐고 보험이익이 감소했다.

지난해 연간 대손충당금 전입액은 1조9936억원으로 전년 대비 11.4% 감소했다. 부동산 관련 보수적인 대손충당금 인식에도 전년도 기저효과로 줄었다.

글로벌 사업 역시 호실적을 도왔다. 지난해 그룹 글로벌 손익은 7589억원으로, 전년 대비 38.1% 증가했다. 신한베트남은행과 SBJ은행(일본법인)이 각각 당기순이익 2640억원(전년 대비 13.4% 증가), 1486억원(17% 증가)으로 역대 최고 실적을 기록했다.

그룹의 핵심 자회사인 신한은행은 '리딩뱅크' 타이틀을 탈환했다. 신한은행은 지난해 순이익으로 전년 대비 20.5% 증가한 3조6954억원을 거두며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리딩뱅크' 지위를 되찾은 것은 2018년 이후 6년 만이다. 하나은행(3조3564억원)과 KB국민은행(3조2518억원) 등 경쟁사들을 따돌렸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지난해 신한은행은 가계 및 기업대출의 증가세(전년 대비 약 10% 성장)에 따른 자산 성장을 통해 NIM(순이자마진) 하락에도 불구하고 이자이익이 증가했으며, 수수료 이익 확대에 따라 비이자이익도 증가했다"며 "올해에는 자산성장은 전년보다 둔화될 것으로 보이고 금리 인하 전망에 따른 NIM도 추가 축소될 것으로 보임에 따라 전반적인 이자이익은 전년 대비 유사한 수준으로 유지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호실적에도 '리딩금융'인 KB금융지주와의 격차는 더 벌어졌다. KB금융은 지난해 순이익으로 전년 대비 10.5% 증가한 5조782억원을 벌어들이며 금융지주 최초 '순이익 5조 클럽'에 입성했다. 양사의 순이익 격차는 5600억원이 넘는다.

신한은행은 지난해 순이익으로 전년 대비 20.5% 증가한 3조6954억원을 거두며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신한금융
신한은행은 지난해 순이익으로 전년 대비 20.5% 증가한 3조6954억원을 거두며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신한금융

증권 라이프 '효자 노릇'…신한EZ손보 등 부진

신한투자증권과 신한라이프가 '비은행 효자' 역할을 했다.

신한투자증권은 지난해 금융사고 관련 손실에도 전년 대비 143.6% 급증한 2458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신한라이프도 순이익으로 11.9% 증가한 5284억원을 벌어들였다.

그러나 신한EZ손해보험을 비롯한 카드, 캐피탈, 저축은행 등이 줄줄이 부진한 실적을 냈다.

특히 책임준공형신탁의 비용 증가로 신한자산신탁에서 3086억원의 순손실이 발생했다. 희망퇴직 비용 여파로 신한카드가 전년 대비 7.8% 감소한 5721억원의 순이익을 냈다. 카드업계 1위 자리를 지켜왔으나 지난해 순익 규모에서 삼성카드(6646억원)에 밀렸다.

신한캐피탈 역시 1169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61.5% 감소했고 신한저축은행도 같은 기간 179억원으로 40.4% 줄었다. 신한EZ손보도 174억원의 뼈아픈 손실을 냈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신한카드는 희망퇴직, 법인세 등 일회성 비용 인식과 대손비용의 보수적 반영에 따라 소폭 감소했고 경기 개선 및 대내외 불확실성 해소 등에 따라 실적 개선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며 "2022년 하반기 출범한 신한EZ손해보험은 상품 및 서비스 다각화를 통한 흑자 전환을 목표로 사업을 추진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신한자산신탁, 신한캐피탈 등은 건설경기 악화 지속에 따른 사업성 평가 강화 등을 통해 선제적인 충당금 적립에 따라 손익이 크게 감소했으나, 충당금 적립 기저효과 및 업황 개선에 따른 실적 개선 기대된다"고 했다.

비은행 기여도 줄어…"실적 향상 위한 본업에 집중"

이 가운데 신한금융 비은행의 그룹 내 기여도가 줄어들고 있다는 지적도 따른다.

실제 은행의 활약에도 비은행 계열사의 부진으로 '리딩금융' KB금융과 순이익 격차가 벌어졌다.

지난해 신한금융 비은행 계열사의 순이익은 1조2549억원으로 전년 대비 24.1% 감소했다. 비은행 이익기여도는 25.2%로 전년 대비 9.8%포인트 줄었다.

KB금융의 비은행 계열사가 총 1조8000억원 이상의 순이익을 내며 이익기여도를 2023년 33%에서 지난해 40%로 7%포인트 끌어올린 것과 대조적이다.

다만, 신한금융은 지난해 신한금융그룹의 이익 구성은 은행 이익의 가파른 성장에 기인하긴 하지만 비은행 이익이 부진했다고 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비은행 이익의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 보다 적극적이고 다각적인 사업 검토 및 기존 사업에 대한 면밀한 재구조화 등을 진행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기존 추진해 온 사업들에 대한 지속적인 리스크 관리를 통해 점진적인 실적 향상을 위한 본업에 집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신한지주 이사회는 지난 6일 4분기 주당 배당금 540원과 5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취득·소각을 결의했다. 올해 1월 중 취득 완료한 1500억원의 자사주를 포함해 2월 현재까지 총 6500억원 규모의 자사주 취득·소각을 결정했다. 총주주환원 규모는 1조1000억원 배당을 포함해 총 1조7500억원 이상을 제시했다.

seonyeong@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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