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김동선, '아워홈' 인수 강행…남매갈등·자금조달 변수 어쩌나
  • 문은혜 기자
  • 입력: 2025.02.13 00:00 / 수정: 2025.02.13 00:00
SPA 체결…아워홈 지분 58.62% 확보 성공
구지은 '우선매수청구권', 1조5000억원 인수 자금 등은 여전히 변수
김동선 부사장이 이끄는 한화호텔앤드리조트가 아워홈 지분 58.62%를 사들이는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 /더팩트 DB
김동선 부사장이 이끄는 한화호텔앤드리조트가 아워홈 지분 58.62%를 사들이는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 /더팩트 DB

[더팩트 | 문은혜 기자] 한화그룹 3남 김동선 부사장이 이끄는 한화호텔앤드리조트가 아워홈 지분 58.62%를 사들이는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 아워홈 오너 남매 간 분쟁 리스크에도 베팅에 나선 것이다.

한화 측은 절반 이상의 아워홈 지분과 경영권 확보에는 성공했지만 앞으로 1조5000억원에 달하는 인수 금액을 어떻게 조달할지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또한 여전히 회사 매각을 반대하는 구지은 전 부회장과의 법적 갈등의 불씨가 남아있어 넘어야 할 산이 많다는 평가가 나온다.

1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화호텔앤드리조트는 아워홈 4남매 가운데 장남인 구본성 전 부회장(38.56%)과 장녀인 구미현 회장(19.28%), 직계비속 2명(1.89%)의 주식을 사들이는 주식매매계약(SPA)을 지난 12일 체결했다. 이번 계약을 통해 한화호텔앤드리조트는 아워홈 지분 58.62%(1337만6512주)를 주당 6만5000원에 양수하기로 했다. 여기에만 총 8695억원이 투입될 전망이다.

한화 측은 아워홈 주식 50.62%를 먼저 사들여 경영권을 확보하고 구본성 전 부회장이 보유한 8% 주식을 2년 내 매입하는 단계적 인수를 진행할 계획이다. 아워홈 경영권은 특수목적법인(SPC) '우리집에프앤비'(가칭)를 설립해 주식매매 계약상 당사자 지위와 권리·의무를 이전 받을 예정이다.

이번 아워홈 인수는 한화그룹 3남인 김동선 부사장의 의지가 크게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푸드테크와 외식업 분야에서 활발한 경영 활동을 벌이고 있는 김 부사장이 해당 사업들과 급식사업의 시너지를 노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를 통해 그룹 내에서 유통과 F&B 사업을 맡고 있는 자신의 입지를 넒히려는 의도도 깔렸다는 분석이다.

다만 김 부사장의 이 같은 계획이 무난하게 진행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아워홈 지분을 100% 인수하기까지 변수가 많은 탓이다.

가장 큰 걸림돌은 아워홈 매각을 반대하고 있는 구지은 전 부회장이다. 현재 아워홈 지분 20.67%를 갖고 있는 구지은 전 부회장과 구 전 부회장과 마찬가지로 매각 반대 입장인 구명진(19.6%)씨의 지분을 합하면 40.27%에 달한다. 이들은 다른 형제들이 아워홈 지분을 제3자에 매각하려고 시도할 경우 같은 조건으로 지분을 먼저 살 권리(우선매수청구권)를 갖고 있다. 때문에 한화 입장에서는 막판까지 큰 변수다.

현재 구지은 전 부회장 측은 아워홈 매각을 끝까지 반대할 것으로 알려졌다. 나머지 형제들의 지분을 인수하기 위해 재무적투자자(FI) 확보에도 공을 들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업계에서는 구지은 전 부회장이 법원에 지분처분금지 가처분 신청 등을 제출해 한화 측에 법적 조치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구지은 전 부회장의 변수를 제외하더라도 총 1조5000억원에 달하는 인수 자금 또한 부담이다. 현재 인수를 주도하고 있는 한화호텔앤드리조트의 출자금은 2500억원에 불과한 상황. 나머지 부족한 금액은 외부조달이 불가피하다. 한화 측은 사모펀드 IMM크레딧솔루션과 손 잡고 최대 3000억원을 끌어오기로 했지만 나머지 1조원이라는 금액을 어떻게 조달할지가 미지수다.

여기에 당초 3000억원을 투입해 아워홈 인수전에 참여하려던 계열사 한화비전의 계획도 주주들의 반대로 무산되면서 자금 조달 압박은 더 커졌다. 급식사업과 관련 없는 계열사 동원이 사실상 불가능해졌기 때문이다. 아워홈 인수 자금 마련 계획에 대해 한화호텔앤드리조트 측은 "현금성 자산과 차입금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해 재원을 마련할 예정"고 설명했다.

업계 관계자는 "한화의 아워홈 인수는 지분 및 경영권 인수가 깔끔하게 정리되지 않은 탓에 여러모로 장기전이 될 가능성이 커졌다"며 "다양한 변수 속에서 아워홈이 안정적인 사업을 이어갈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mooneh@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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