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지주 실적] 사상 첫 '순익 5조' KB, 보험·카드 효자 노릇 '든든'
  • 이선영 기자
  • 입력: 2025.02.13 00:00 / 수정: 2025.02.17 16:24
KB금융, 금융지주 사상 첫 '5조 클럽' 입성
증권·카드·보험 등 비은행 기여도 40%…'리딩금융' 자리 굳건
KB금융지주가 지난해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하며 첫 5조원 클럽에 입성했다. /이선영 기자
KB금융지주가 지난해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하며 첫 5조원 클럽에 입성했다. /이선영 기자

KB·신한·하나·우리 등 4대 금융지주가 지난해 역대급 실적을 거뒀다. 이들 모두 주력 계열사인 은행 부문에선 고른 성적을 냈으나 비은행 부문이 실적을 판가름하는 열쇠가 됐다. 금리 인하와 정부 규제 등으로 은행만으로 호실적을 내긴 한계가 있다는 게 여실히 드러났다는 평가도 나온다. 각 지주가 비은행 포트폴리오 확대를 위해 애쓰는 가운데, 지난해 효자 노릇을 한 계열사와 아픈 손가락으로 남은 계열사는 어디인지 조명해 본다. <편집자 주>

[더팩트ㅣ이선영 기자] KB금융지주는 지난해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금융지주 중 첫 5조원 클럽에 입성하면서 '리딩금융' 자리도 지켜냈다. 이 같은 성과는 비은행에서 나왔다. 홍콩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대규모 손실 사태로 은행이 주춤한 사이에 카드·보험 등 비은행 계열사의 활약이 그룹 전체 실적을 견인했다. 양종희 회장 체제에서 비은행 계열사 포트폴리오 강화 전략이 빛을 발했다는 평가도 따른다.

국내 4대 금융지주의 지난해 성적표가 모두 공개됐다. KB금융은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5조782억원으로 전년(4조5948억원) 대비 10.5% 증가했다. 지난 2021년 처음으로 '4조 클럽'을 달성한 KB금융은 3년 만에 '5조 클럽'에도 입성했다. 2년 연속 리딩금융 자리도 지켜냈다.

이 같은 성과는 이자이익은 물론 비이자이익에서도 선방한 결과로 풀이된다. 지난해 KB금융이 거둔 이자이익과 비이자이익의 합은 17조282억원으로 전년 대비 5.3% 확대됐다. 이자이익은 같은 기간 5.3% 증가한 12조8267억원으로 집계됐다. 순이자마진(NIM)은 2.03%로, 전년(2.08%)과 비슷한 수준이다.

은행 ELS로 뼈아픈 손실…보험계열사 1조원 넘게 벌어 '효자' 노릇

KB금융지주 주력 계열사인 KB국민은행은 지난해 다소 아쉬운 성적표를 거뒀다.

KB국민은행은 지난해 전년 대비 0.3% 줄어든 3조3518억원의 실적을 냈다. 지난해 1분기 홍콩H지수 ELS 관련 충당부채를 8620억원 반영하면서 4대 은행 가운데 3위에 머물렀다. 신한은행(3조6954억원)이 하나은행(3조3564억원)을 제치고 6년만에 리딩뱅크를 탈환했다.

그럼에도 비은행 부문이 약진하면서 그룹 실적 상승을 이끌었다. 증권, 보험, 카드 등 주요 계열사의 두 자릿수 성장률에 힘입어 비은행 부문의 기여도는 전년(33%) 대비 7%포인트 상승한 40%를 기록했다.

특히 1조원 넘게 벌어들이며 보험계열사가 '효자' 노릇을 했다. KB손해보험은 17.7% 증가한 8400억원의 순이익을 올렸다. 건강보험 중심 상품 경쟁력 강화로 장기 인보험 매출이 확대됐고 장기보험 손해율 개선 등을 통해 보험손익이 크게 확대됐다는 설명이다. KB라이프생명의 순이익도 15.1% 늘어난 2694억원(개별 기준)을 기록했다.

카드와 증권 역시 두 자릿수의 높은 성장세를 보였다. KB국민카드는 전년 대비 14.7%(516억원) 증가한 4027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냈다. 이는 신한금융의 핵심 비은행 계열사인 신한카드가 주춤한 실적을 낸 것과 대조적이다. 신한카드는 지난해 희망퇴직 비용 여파로 전년 대비 7.8% 감소한 5721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냈다. 순익 자체는 많으나 성장세는 다소 둔화됐다.

KB증권도 5857억원을 벌며 전년 대비 50.3%(1961억원) 급성장했다. 같은 기간 신한투자증권은 연간 순이익 2458억원을 거두며 KB증권이 앞섰다.

양종희 회장 체제에서 비은행 계열사 포트폴리오를 강화한 전략이 통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KB금융
양종희 회장 체제에서 비은행 계열사 포트폴리오를 강화한 전략이 통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KB금융

양종희 회장 체제서 비은행 계열사 포트폴리오 강화 전략 통해…올해 '계열사 No.1' 목표

양종희 회장 체제에서 비은행 계열사 포트폴리오를 강화해나간 전략이 통했단 평가도 따른다.

글로벌 금융 시장에서 금리 인하, 환율 급등 등 변동성이 지속되는 상황에서도 균형 잡힌 비은행 비즈니스 포트폴리오를 통해 KB금융그룹은 안정적인 이익 창출이 가능했다는 분석이다.

양종희 KB금융그룹 회장은 2023년 11월 취임 이후 줄곧 "은행뿐 아니라 비은행 계열사의 선두권 도약을 본격적으로 추진할 것"라며 '비은행·은행 균형 성장'을 거듭 강조한 바 있다.

KB금융은 1조7600억원 규모 주주환원 계획도 내놨다. KB금융은 520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소각하기로 했다. 나머지는 올해 현금배당 등에 투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결산 배당금은 주당 804원으로 정했다. 연간 총 주당 배당금은 총 3174원이다.

KB금융은 11일 이환주 국민은행장 등 KB금융그룹 경영진 25명이 자사주 약 2만 주를 사들였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KB금융 경영진이 자사주 매입에 동시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KB금융은 올해 대손충당금이 지난해 수준으로 관리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손충당금 적립 규모가 그룹 실적에 직결되는 만큼 올해 안정적인 수익을 유지할 것이란 판단이다.

KB금융은 5조 클럽 달성과 함께 비은행 비중 확대에 성공한 만큼 올해는 계열사 No.1을 목표로 하고 있다.

KB금융 관계자는 "올해 가장 중점적인 성장 목표는 계열사 No.1이 되기 위한 DNA 장착"이라며 "은행, 카드나 보험, 증권에서 포트폴리오가 갖춰져 있고 올해는 개별 자신의 업권에서 1등을 위해 달리자는 것이 중요한 목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균형 잡힌 비즈니스 포트폴리오를 기반으로 안정적인 수익창출력을 확보하고 있으며, 비용 효율성 제고와 선제적 자산건전성 관리 등 그룹 차원의 내실 강화 노력도 지속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seonyeong@tf.co.kr

발로 뛰는 <더팩트>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 카카오톡: '더팩트제보' 검색
· 이메일: jebo@tf.co.kr
· 뉴스 홈페이지: https://talk.tf.co.kr/bbs/report/write
· 네이버 메인 더팩트 구독하고 [특종보자→]
· 그곳이 알고싶냐? [영상보기→]
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