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우지수 기자] 중국 이커머스(C커머스) 플랫폼 '테무'가 한국 시장에 직접 진출하려는 낌새가 보이면서 국내 온라인 유통 시장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1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중국 전자상거래 기업 핀둬둬홀딩스의 자회사 테무가 지난해 말부터 국내 직원 채용을 진행하고 있다. 인사, 총무, 마케팅, 물류 등 핵심 직군에서 한국인 채용을 진행하며 본격적으로 한국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테무는 지난 2023년 한국어 홈페이지를 개설하고 지난해 2월 한국 법인 웨일코코리아 유한책임회사를 설립했다. 지난 1년 동안은 중국에서 들여오는 직접구매(직구)를 중개하는 역할을 맡았다면 앞으로는 한국인 판매자(셀러)를 도입하고 국내 시장을 더 공격적으로 공략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웨일코코리아의 본사 소재지로 기재된 서울시 종로구 한 건물 3층은 공유오피스로 운영되고 있었고, 담당 직원은 상주하지 않는 상태다.
테무보다 먼저 한국 시장에 진출한 알리익스프레스 역시 현재 테무가 밟고 있는 사업 확장 행보를 보였다. 알리익스프레스는 2019년 국내 판매사이트로 영업을 시작했고 2023년 8월 한국 법인 알리익스프레스코리아를 설립했다. 알리익스프레스코리아는 직원을 순차적으로 뽑은 뒤 한국 판매자 전용관을 개설했다. 현재는 국내 물류센터 건설을 계획하며 자생력을 키울 준비를 하고 있다.
알리익스프레스가 펼치는 수수료 정책을 테무도 도입하면서 초기 셀러 진입을 늘릴 것이라는 업계 예측이 나온다. 알리익스프레스는 국내 기업들이 해외 시장에 상품을 판매할 수 있도록 지원하면서 향후 5년간 수수료를 면제하겠다고 발표했다. 모기업 핀둬둬홀딩스 자금력을 뒷배로 둔 테무도 이같은 전략으로 시장 진입을 가속화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테무는 한국에서 C커머스 영향력이 빠른 속도로 확장하고 있다는 점에서 직진출을 결정한 모양새다. 와이즈앱·리테일 자료에 따르면 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의 지난해 합산 결제추정금액이 4조2899억원을 달성하면서 전년(2023년) 결제금액 대비 성장률 85%를 기록했다.
C커머스 플랫폼을 이용하는 소비자 수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한국경제인협회 조사 결과 테무는 지난 2023년 10월 월간 이용자 수가 266만 명에서 지난해 5월 797만 명까지 성장했다. 같은 기간 알리익스프레스는 613만 명에서 830만 명으로 늘었다. 와이즈앱·리테일이 집계한 지난달 플랫폼 이용자 수는 1위 쿠팡에 이어 알리익스프레스가 2위, 테무가 3위였다.
이커머스 업계는 테무가 한국 직진출을 선택한 이유는 미국 시장의 대안이 필요하기 때문일 것이라고 예측했다. 미국이 중국발 커머스의 관세 면제를 폐지하자 테무가 미국 시장에서 가격 경쟁력을 유지하기 어렵다는 전망이 나오기도 했다.
한 이커머스업계 관계자는 "테무는 미국 사업 비중이 큰 플랫폼이기 때문에 미국 관세 정책에 특히 영향을 많이 받을 것이다"라며 "글로벌에서 성장 가능성이 있으면서 테무가 개척할 만한 시장이 한국밖에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내 정착을 위해서는 현지 인력 고용이 급선무이기 때문에 사람을 뽑은 후 사업 계획을 구체화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테무 관계자는 "아직 구체적으로 정해진 바가 없다"며 "중국 본사 측에서 어떤 전략을 펼지 기다리는 상태"고 설명했다.
올해 국내 이커머스 시장 경쟁은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선두를 달리면서 서비스 지역을 확대하고 있는 쿠팡에 맞서 신세계와 알리익스프레스가 합작법인 출범을 예정했다. 이에 더해 네이버도 인공지능(AI) 기반 쇼핑앱 '네이버플러스 스토어' 출시를 예고하면서 이커머스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올해 온라인 쇼핑 시장 경쟁이 어느 때보다 뜨거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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