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신기록 SK케미칼·적자 롯데케미칼…석화업계 성적표 극과 극
  • 장혜승 기자
  • 입력: 2025.02.12 11:29 / 수정: 2025.02.12 13:46
코폴리에스터 생산 SK 매출 8.7%·영업익 30% 증가
기초화학사업 비중 높은 롯데, 中공습·수요부진에 -8948억
석유화학 업계가 장기화된 불황으로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들고 있는 가운데 SK케미칼과 롯데케미칼이 상반된 실적을 내 극명한 대조를 이뤘다. UL 저탄소 인증을 받은 SK케미칼의 화학적 재활용 소재 에코트리아 CR로 만든 화장품 용기. /SK케미칼
석유화학 업계가 장기화된 불황으로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들고 있는 가운데 SK케미칼과 롯데케미칼이 상반된 실적을 내 극명한 대조를 이뤘다. UL 저탄소 인증을 받은 SK케미칼의 화학적 재활용 소재 에코트리아 CR로 만든 화장품 용기. /SK케미칼

[더팩트ㅣ장혜승 기자] 석유화학 업계가 장기화된 불황으로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들고 있는 가운데 SK케미칼과 롯데케미칼이 상반된 실적을 내 극명한 대조를 이뤘다. 고부가가치 화학제품(스페셜티)을 앞세운 SK케미칼은 사상 최대 실적을 낸 반면 기초화학 사업 비중이 높은 롯데케미칼은 3년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SK케미칼은 지난해 자회사를 제외한 별도 기준 매출 1조3405억원, 영업이익 1111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1년 전보다 8.7%, 영업이익은 30% 각각 증가했다.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SK케미칼이 사업 회사로 분할된 2017년 이래 최대 실적이다.

경기 침체와 화학 업계의 불황에도 SK케미칼이 사상 최대 실적을 올린 배경에는 친환경 스페셜티 소재인 코폴리에스터가 있다. SK케미칼에서 코폴리에스터 사업을 담당하는 그린케미칼 부문은 지난해 919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리며 전년 대비 71% 성장했다.

코폴리에스터는 환경호르몬이 검출되지 않는 재생 플라스틱 소재다. 유리처럼 투명하고 광택이 나면서도 가볍고 튼튼하다. 전자부품·건축자재·광학필름 등 수요가 커지고 있다. SK케미칼은 세계 코폴리에스터 시장의 40% 이상을 점유하고 있다.

SK케미칼은 코폴리에스터 제품 라인업을 다변화하는 등 스페셜티 사업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아울러 코폴리에스터 중 고부가 제품의 생산 비중을 높이기 위해 울산 공장 설비를 개조하고 있는데 상반기 중 설비 교체를 마칠 예정이다.

반면 기초화학사업 비중이 높은 롯데케미칼은 지난해 8948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2022년 이후 3년 연속 적자를 냈다. 다만 매출은 20조4304억원으로 전년 대비 2.4% 증가했다.

롯데케미칼 전체 사업 중 70%를 차지하는 기초화학 부문은 지난해 8096억원의 적자를 냈다. 첨단소재 사업에서 1879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지만 기초화학 비중이 큰 사업구조 탓에 전사 적자 규모가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이처럼 양 기업의 실적이 극과 극을 이룬 요인에는 스페셜티가 있다. 중국의 저가 범용 화학제품 공세가 확대되면서 공급과잉에 이르렀고 전방 수요 부진까지 겹쳤다. 국내 화학기업들이 주로 생산했던 PE(폴리에틸렌), PP(폴리프로필렌), PVC(폴리염화비닐) 등은 이제 범용으로, 중국과 경쟁에서 이길 수 없는 상황이다.

이에 국내 석유화학 업계는 스페셜티 생산 확대에 집중하는 분위기다. 스페셜티는 반도체·전기차·드론·AI 등 새로운 산업 트렌드에 필요한 소재로, 아직까지 중국과 격차를 벌일 수 있는 분야다. 중국이 쉽게 생산하지 못하는 제품을 개발 및 양산해 시장 주도권을 차지하는 것이다. 스페셜티 제품은 일반 범용 제품과 비교했을 때 가격도 비싸 수익성 개선에 도움을 준다.

석유화학 업계가 장기화된 불황으로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들고 있는 가운데 SK케미칼과 롯데케미칼이 상반된 실적을 내 극명한 대조를 이뤘다. /더팩트 DB
석유화학 업계가 장기화된 불황으로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들고 있는 가운데 SK케미칼과 롯데케미칼이 상반된 실적을 내 극명한 대조를 이뤘다. /더팩트 DB

실제로 고부가가치 제품인 '합성고무' 사업에서 호조를 보인 금호석유화학은 다른 석유화학기업들과 달리 홀로 흑자 기조를 이어갔다.

금호석유화학의 합성고무 사업은 지난 4분기 7585억원의 매출과 184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0% 늘었고, 영업이익 역시 72% 상승했다. 매출 상당부분을 차지하는 합성고무가 수익을 창출하며 적자를 면하는 데 기여했다는 평가다.

롯데케미칼도 고부가 스페셜티 확대 등 사업 포트폴리오 전환과 재무건전성 확보를 적극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롯데케미칼 관계자는 "비핵심 자산 전반에 대한 '에셋 라이트(자산 경량화)'를 추진하고 범용 사업 비중 축소를 위한 매각 작업 등을 진행해 경쟁력을 확보해 가겠다"고 말했다.

zzang@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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