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이라진 기자] 자산운용업계의 미국 대표지수를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의 총보수 인하 경쟁이 날로 치열해지고 있는 모습이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이 보수를 인하한 지 하루 만에 삼성자산운용이 맞불을 놓으며 대응했는데, 바로 이튿날 KB자산운용도 같은 지수를 추종하는 총보수 인하를 단행하면서 이른바 '미국 대표지수 ETF 총보수 인하 대전'에 뛰어들었다. 현재로써는 KB자산운용이 '업계 최저 총보수' 타이틀을 차지하게 됐다.
KB자산운용은 'RISE 미국S&P500'과 'RISE 미국S&P500(H)' 2종의 총보수를 기존 연 0.01%에서 연 0.0047%로 약 53% 인하한다고 지난 11일 밝혔다. 또한 'RISE 미국나스닥100'은 기존 연 0.01% 대비 38% 낮은 연 0.0062%로 낮췄다.
KB자산운용은 "ETF 3종의 운용보수는 0.0001%로, 사실상 '제로(0) 보수' 수준"이라며 "국내 ETF 업계에서 유례를 찾아보기 힘든 파격적인 인하 조치"라고 강조했다.
노아름 KB자산운용 ETF사업본부장은 "이번 보수 인하는 투자자들의 비용 부담을 최소화하고 연금투자 파트너로서 장기 투자자에게 유리한 환경을 지원하기 위한 결정"이라며 "뿐만 아니라 최대한의 수익을 투자자들에게 돌려드리기 위해 운용을 정교화하는 데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KB자산운용은 이번 총보수 인하 단행으로 미국 대표지수를 추종하는 ETF의 '업계 최저 총보수' 타이틀을 거머쥐게 됐다. KB자산운용도 '미국 대표지수 ETF 총보수 인하 대전'에 뛰어든 셈인데, KB자산운용이 이번 인하를 밝힌 하루 전 삼성자산운용은 같은 지수를 추종하는 ETF의 총보수를 인하했다. 삼성자산운용의 총보수 인하는 그 전날 미래에셋자산운용이 같은 지수를 따르는 ETF의 총보수를 인하한 것에 대응한 것이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이 미국 대표지수를 추종하는 ETF의 '업계 최저 총보수' 타이틀을 가져간지 하루 만에 삼성자산운용이 탈환하고, 또 하루 만에 KB자산운용이 재탈환한 것이다.
삼성자산운용은 지난 7일 'KODEX 미국 S&P500'과 'KODEX 미국나스닥100' ETF의 총보수를 기존 연 0.0099%에서 0.0062%로 내렸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지난 6일 'TIGER 미국 S&P500'과 'TIGER 미국나스닥100' ETF의 총보수를 기존 연 0.07%에서 10분의 1 수준인 연 0.0068%로 인하했다.
자산운용사 간의 미국 대표지수 추종 ETF에 대한 총보수 인하 경쟁이 점입가경으로 치닫고 있다.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 세이브로에 따르면 지난 11일 기준 ETF 순자산 총액은 185조8184억원으로, ETF 시장 규모는 180조원 넘게 성장했다. 운용사들의 ETF 총보수 인하 경쟁은 운용사들이 ETF 시장에서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열을 올리고 있는 것으로도 해석된다.
같은 날 기준 삼성자산운용은 ETF 순자산 총액 70조6250억원, 미래에셋자산운용은 66조2565억원, KB자산운용은 14조4250억원을 기록하고 있다. 이에 따른 ETF 시장 점유율은 각각 38.01%, 35.66%, 7.76%로, 각 업계 1, 2, 4위를 달리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자산운용사간의 이른바 '미국 대표지수 ETF 총보수 인하'에 불이 지펴지면서 추가로 대전에 참전하는 자산운용사들이 늘어나거나 기존에 총보수 인하를 단행한 운용사들도 추가 인하로 '업계 최저 총보수' 타이틀을 탈환하려 할 가능성도 생겨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