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 | 문은혜 기자] 이마트와 롯데마트가 지난해 최악의 소비 침체 속에서도 가격 경쟁력 강화, 점포 효율화 등 전략을 통해 수익성 방어에 성공했다.
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이마트의 별도기준 총매출은 16조9673억원으로 전년 대비 2.5%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영업이익은 1218억원으로 전년 대비 662억원 감소했지만 통상임금 판결에 따른 비용 등을 제외하면 2616억원으로 전년 대비 39%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마트 관계자는 "지난해 4분기에 통상임금 판결로 인한 회계상 대규모 비용 등이 일시 반영되며 표면상 영업손실을 냈다"며 "이를 제외한 본질적인 영업 성과는 사실상 흑자를 기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마트의 실질적 영업이익이 증가한 배경에는 창고형 할인점인 트레이더스가 있었다. 고물가 영향으로 가성비 높은 대용량 상품을 찾는 소비자가 늘어나면서 방문객이 증가한 것이다. 지난해 트레이더스를 찾은 고객 수는 전년 대비 4.8%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기반으로 트레이더스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59%나 증가한 924억원을 기록했다. 매출도 1768억원으로 전년 대비 5.2% 늘었다.
할인점인 이마트도 '가격파격 선언', '가격 역주행' 등 마케팅으로 최저가 수준의 상품을 오프라인 매장을 통해 상시적으로 판매하면서 매출을 끌어올렸다. 또한 리뉴얼을 진행한 매장에 방문객이 몰리며 매출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마트 관계자는 "지난해 리뉴얼한 4개 점포의 4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0% 증가했다"며 "고객 관점에서 리뉴얼한 공간이 높은 호응을 이끌어 낸 것이 주효하게 작용했다"고 말했다.
롯데쇼핑 마트사업부(마트+슈퍼)는 지난해 슈퍼 부문의 영업이익 성장이 두드러졌다. 슈퍼 부문의 지난해 총매출은 1조3443억원으로 전년 대비 0.8% 감소한 반면 영업이익은 293억원으로 14.4%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마트 부문은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에 진출한 해외 사업이 실적을 견인했다. 롯데마트 해외사업은 지난해 총매출 1조4970억원으로 전년 대비 3% 늘었고 영업이익은 19.6% 증가한 478억원을 기록했다.
반면 국내 마트 사업은 부진했다. 지난해 총매출은 전년 대비 4.7% 감소한 4조795억원, 영업이익은 63.7% 줄어든 171억원으로 집계됐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수익성 개선을 위한 점포 효율화 영향으로 전체 매출이 소폭 줄어든 것"이라며 "국내 마트·슈퍼 연간 영업이익은 통상임금 부담금 222억원을 제외하면 687억원으로 양호했다"고 말했다.
대형마트 업계는 내수 부진 장기화, 국내 정세의 불확실성 심화 등 비우호적인 소비 환경 속에서도 지난해 실적이 선방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 3일 통계청이 발표한 산업활동 동향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소매판매액지수는 전년 대비 2.2%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1년 만에 가장 큰 감소 폭이다.
이런 가운데 대형마트는 오프라인 점포가 강점을 갖고 있는 '식료품' 카테고리를 강화하고 일부 매장을 리뉴얼해 수익성 개선에 집중했다. 또한 상시 할인판매 전략 등을 통해 고객 끌어모으기에 주력했다. 그 결과 이마트의 경우 지난해 방문객 수가 4개 분기 연속 증가세를 기록하며 전년 대비 2.4%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대형마트는 올해도 본업 집중을 통한 수익성 개선에 박차를 가한다는 전략이다. 또한 매장 리뉴얼과 신규점 오픈을 통해 외연 확장에도 나선다.
이마트 관계자는 "이마트와 이마트 에브리데이 등 오프라인 채널은 통합매입과 가격 재투자 등 상품경쟁력을 강화해 본격적인 시너지 창출에 나설 계획"이라며 "아울러 이마트와 트레이더스는 올해 3곳의 신규 출점을 진행하고 신규 점포 부지도 추가로 5개 확보해 시장 점유율 확대에 나설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올해부터 마트 신규점 오픈과 그로서리 전문 매장으로의 지속적인 리뉴얼, 슈퍼 가맹 사업 강화 등을 진행할 것"이라며 "또한 오카도 스마트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온라인 그로서리 신사업을 통해 새로운 성장 모멘텀을 확보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