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최대' 실적 낸 카카오뱅크, 대출성장 올해는 주춤?…방어 전략은
  • 이선영 기자
  • 입력: 2025.02.12 00:00 / 수정: 2025.02.12 00:00
지난해 순익 4401억원…전년 대비 24% 늘어
이자·비이자수익 고른 성장…올해 비이자이익 확대 구상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카카오뱅크는 지난해 전년 대비 24.0% 증가한 4401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냈으며, 이는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이다. /카카오뱅크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카카오뱅크는 지난해 전년 대비 24.0% 증가한 4401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냈으며, 이는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이다. /카카오뱅크

[더팩트ㅣ이선영 기자] 카카오뱅크가 지난해 여신성장에 힘입어 최대 실적을 낸 가운데 올해 한국의 기준금리 인하가 예상되면서 전반적인 대출 금리 하락 등으로 수익성 감소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카카오뱅크에선 이자이익 확대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실적 증대를 위해 비이자이익을 늘려갈 것이란 구상이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카카오뱅크는 지난해 4401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24.0% 증가한 규모로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써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도 26.8% 늘어난 6069억원으로 집계됐다.

이자이익과 비이자이익의 고른 성장이 눈에 띈다. 대출영업을 통한 여신이자수익이 1년 대비 약 15.1% 성장한 2조565억원에 달했고, 수수료·플랫폼·투자금융자산 등 비이자수익이 약 25.6% 급증한 8891억원을 기록했다. 부문별 수익은 △투자금융자산 운용 5307억원 △수수료 2076억원 △플랫폼 941억원 등이다.

특히 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확장세를 넓히면서 호실적을 이끈 것으로 풀이된다. 카카오뱅크의 주택담보대출이 전체 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23년 말 23.5%에서 지난해 말 29.3%로 늘었다.

다만, 최근 주택담보대출 성장세는 주춤하는 모습이다. 4분기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12조7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0%, 전분기 대비 2000억원 늘었다. 앞서 지난해 1분기 11조8000억원, 2분기 12조4000억원, 3분기 12조5000억원으로 매 분기마다 순증하고 있다. 다만, 2023년 1분기 2조4000억원에서 2분기 5조5000억원으로 3조1000억원 증가한 것과 대조적인 수치다.

올해 역시 당국 규제 등으로 여신성장이 어려울 것으로 전망되면서 카카오뱅크는 비이자수익원 확대에 본격 나서고 있다. 이자이익으로만 돈을 번다는 비판에 가계대출을 줄였으나 플랫폼·수수료·광고 등 비이자수익이 크게 성장했다는 평가다. 전체 영업수익에서 비이자수익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30%까지 늘었다.

권태훈 카카오뱅크 최고재무책임자는 4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비이자수익 비중이 전년 말 27.1%에서 올해 30%까지 성장했다"라며 "지속적으로 비이자이익을 성장시켜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순이자마진(NIM) 하락 및 대출 성장 정체로 은행 본업의 수익성 하락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카카오뱅크의 지난해 NIM은 2.16%로 전년(2.38%)과 비교해 0.22%포인트 하락했다. 지난해 1분기 2.18%로 뚝 떨어진 이후 2분기 2.17%, 3·4분기 2.15% 등 내리막을 걷고 있다.

중·저신용자를 위한 포용금융 여파로 건전성도 악화됐다. 지난해 말 연체율은 0.52%로 치솟았다. 이는 직전분기 0.48% 대비 약 0.04%포인트 상승한 수치다. 지난해 카뱅의 연체율은 1분기 0.47%, 2·3분기 각 0.48%를 기록했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지난해의 경우 2분기 이후부터 대출을 많이 늘리지 않는 상황에서 비이자부문에서 수익화를 이뤄냈던 것처럼 올해 또한 수신 중심의 성장을 기반으로 수수료·플랫폼 비즈니스 수익 다각화, 투자금융자산의 효율적인 운용, 여신 상품 판매(개인사업자 대출 등) 등을 통한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어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선 카카오뱅크의 비이자 이익 확대와 인공지능(AI) 신사업 추진 등이 수익성 제고에 도움을 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더팩트 DB
업계에선 카카오뱅크의 비이자 이익 확대와 인공지능(AI) 신사업 추진 등이 수익성 제고에 도움을 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더팩트 DB

업계에선 카카오뱅크의 비이자 이익 확대와 인공지능(AI) 신사업 추진 등이 수익성 제고에 도움을 줄 것으로 보고 있다.

강승건 KB증권 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높은 보통주자본비율(CET1)을 확보하고 있으며 채널 측면에서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지만 대출 성장 규제 환경에 노출되어 있어 순이자이익의 빠른 성장, 영업이익경비율(CIR)의 빠른 하락 등을 통한 자기자본이익률 제고 기대감이 낮아지고 있다는 점이 부담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강 연구원은 "카카오그룹과 Open AI의 전략적 제휴 결정으로 당장의 영향은 없겠지만 카카오뱅크가 자체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자연어 기반의 금융 계산기 등 'AI 네이티브 뱅크' 전환에 기회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카카오뱅크의 비이자이익 성장은 자기자본이익률 제고 측면에서도 중요한 요소란 분석도 나온다.

정준섭 NH투자증권 연구원은 "2030년까지 자기자본이익률 15%를 달성하기 위한 핵심도 비이자이익에서 얼마만큼의 증가를 만드는가에 있다"며 "앞으로 비용 효율화와 비이자비용 관리 여부가 비이자이익 확대는 물론 자기자본이익률 목표 달성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한편, 카카오뱅크는 밸류업 전략 목표인 △2027년 고객 수 3000만명 △자산 100조원 △수수료·플랫폼 수익 연평균성장률(CAGR) 20% △2030년 ROE(자기자본이익률) 15% 달성을 추진할 예정이다.

seonyeong@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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