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 | 공미나 기자] GS건설이 도시정비사업지 곳곳에서 공사비 증액 문제로 조합과 갈등을 빚고 있다. 조합을 상대로 입주 제한 등의 조치를 취하는가 하면 법정 다툼까지 이어진 사례도 있다.
11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GS건설은 최근 서울 서초구 신반포4지구 재건축(메이플자이) 조합에 4859억원 규모의 공사비 증액을 요구했다. 조합원 1인당 1억5000만원을 더 내야 하는 금액이다. 이중 2571억원에 대해 조합을 상대로 지난해 12월 6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 공사대금 청구소송을 제기했다.
소송을 제기한 2671억원은 △공동사업시행 협약서에 의한 착공 전 물가 상승분(310억원) △건설 환경 변화 반영(967억원) △사업기간 증가 금융 비용(185억원) △일반분양 세대수 감소에 따른 분담금 증가분 금융 비용(777억원) △입찰 대비 증가한 공사비 일반관리비 및 이윤(332억원) 등을 반영한 금액이라는 것이 GS건설의 설명이다.
앞서 GS건설은 조합에 증액분 지급을 요구했으나 조합이 이를 거부하자 소송전으로 번지게 됐다. GS건설은 서울시 코디네이터에도 중재를 요청한 상태다.
GS건설은 4859억원 중 나머지 2288억원에 대해서는 설계변경·특화 등을 이유로 증액을 요구했다. 조합은 이 금액에 대해서는 한국부동산원에 공사비 검증을 신청했다.
메이플자이는 서울 서초구 잠원동 내 신반포4지구 재건축을 통해 3300세대 규모의 아파트를 짓는 사업이다. 오는 6월 28일부터 입주가 예정돼 있다.
이 사업은 2017년 10월 최초 계약 당시 총공사비가 9352억원, 3.3㎡당 499만원이었다. 이후 GS건설은 두 차례 공사비를 올려 지난해 4월 3.3㎡당 564만원으로 늘어났다. 이번에 GS건설이 요구한 추가 공사비 4859억원이 전액 반영될 경우 3.3㎡당 공사비는 797만원으로 증가한다.
GS건설은 이 금액이 최근 공사비 증액에 합의한 잠실진주 재건축(3.3㎡당 811만원), 청담삼익 재건축(3.3㎡당 765만원), 반포주공 1단지1·2·4주구(3.3㎡당 792만원) 등 강남권 정비사업 단지 평당 공사비와 비슷한 수준이라며 금액이 합당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반포4지구 조합은 공사비 증액 사항 중 "납득가지 않는 부분들이 있다"며 GS건설이 '공사비 부풀리기를 했다'는 입장이다. 그러면서도 "GS건설과 합의점을 찾아야 한다"며 "그렇지 못하면 준공 직전에 함께 벼랑에서 떨어져 죽자는 것과 다를 바 없다"고 덧붙였다.
GS건설은 오는 6월 1일 입주를 앞둔 경기도 광명시 철산주공8·9단지 재건축(철산자이 더 헤리티지) 조합과도 공사비 증액 문제로 갈등을 빚고 있다. 지난달 22일 철산주공8·9단지 재건축 조합에 1032억원 규모의 추가 공사비를 요구하는 공문을 발송했고, 합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입주 제한이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한 것이다. 조합은 "이미 두 차례 공사비를 인상했기에 거액의 증액 요구를 받아들일 수 없다"며 맞서고 있다.
이뿐만이 아니다. GS건설은 서울 성북구 장위동 장위4구역 재개발(장위자이 레디언트) 조합과도 공사비 증액을 협상 중이다. 지난해 조합에 722억원 증액을 요구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자 그해 9월 공사 중지를 예고하기도 했다. 이후 서울시 코디네이터 조정안 240억원이 시공사 이견으로 합의가 결렬된 뒤 협의가 이어지고 있다. 이르면 내달 입주를 앞둔 이곳에 대해서는 이달 중 공사비 인상분이 최종 결정될 전망이다.
공사비가 큰 폭으로 오른 데에는 코로나19 여파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원자잿값 인상, 인건비 상승 등 여러 요소가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주거용 건설공사비지수는 129.08로 3년 전(2020년 12월, 101.84)보다 약 27% 올랐다.
당분간 공사비 상승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올해 시공사 간 공사비 증액을 둘러싼 갈등은 이어질 전망이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코로나19와 인플레이션 등 여러 요소로 인해 계약 시점 당시 예상 공사비와 공사 단계에 공사비 차이가 날 수밖에 없기에 공사비 갈등이 반복될 가능성이 높다"며 "지자체나 공공기관이 제공하는 공사비 검증 제도는 강제성이 없기에 계약 당사자끼리 원만하게 합의점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