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석화, 업황 부진 속 수익 방어…미·중 관세전쟁 반사이익 기대감
  • 장혜승 기자
  • 입력: 2025.02.12 00:00 / 수정: 2025.02.12 00:00
금호석화, 지난해 영업익 2728억원…업계 유일 흑자 기록
트럼프 관세전쟁·중국 경기부양책, 실적 개선 기여
석유화학업계가 업황 부진으로 줄줄이 적자를 기록한 가운데 금호석유화학이 홀로 수익 방어에 성공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더팩트 DB
석유화학업계가 업황 부진으로 줄줄이 적자를 기록한 가운데 금호석유화학이 홀로 수익 방어에 성공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더팩트 DB

[더팩트ㅣ장혜승 기자] 석유화학업계가 업황 부진으로 줄줄이 적자를 기록한 가운데 금호석유화학이 홀로 수익 방어에 성공했다. 회사가 고부가가치 제품인 '합성고무' 사업에서 호조를 보인 것이 원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여기에 미중 관세 전쟁으로 금호석유화학 주요 매출 제품 중 하나인 NB라텍스 공급 지역인 말레이시아 업체들의 성장이 예상되면서 반사이익을 얻을 것으로 예측된다.

1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금호석유화학은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 7조1550억원, 영업이익 2728억원을 기록했다고 지난 4일 공시했다. 매출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13.2%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24% 감소했다.

지난해 4분기에도 실적 방어에 성공했다. 4분기 전년 동기 대비 71.7% 줄었지만 10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19.2% 증가한 1조8071억원, 순이익은 33% 감소한 613억원으로 집계됐다.

금호석유화학은 영업이익이 급감했음에도 다른 석유화학 기업들이 중국발 공급 과잉과 저가 공세로 지난해 잇달아 적자로 전환한 상황에서 홀로 흑자 기조를 이어간 셈이다.

앞서 실적을 발표한 LG화학은 지난해 4분기 252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한 바 있다. 롯데케미칼도 지난해 적자 폭을 확대하면서 3년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회사가 고부가가치 제품인 '합성고무' 사업에서 호조를 보면서 수익성을 방어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금호석유화학의 합성고무 사업은 지난 4분기 7585억원의 매출과 184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0% 늘었고, 영업이익 역시 72% 상승했다. 매출 상당부분을 차지하는 합성고무가 수익을 창출하며 적자를 면하는 데 기여했다는 평가다.

지난해 NB라텍스 생산량은 94만6000톤에 달했다. NB라텍스는 의료용 장갑 등의 핵심 원료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데이터 브릿지 마켓 리서치에 따르면, 세계 의료용 장갑 시장은 2022년 169억달러(24조4678억원)에서 2030년 368억2000만달러(53조3080억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코로나19 사태로 전 세계 장갑 수요가 급증한 이후 수요가 유지되고 있다.

최근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 부과를 발표하면서 향후 실적에 대한 긍정적 전망이 나오고 있다. 트럼프 정부는 지난달부터 중국산 의료 및 수술용 장갑에 대한 관세를 50%로 상향했다. 내년부터는 100%로 인상할 계획이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산 전 수입품에 10% 추가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하면서 중국의 수출이 제한될 것으로 보인다.

금호석유화학의 합성고무 매출 대부분은 말레이시아와 태국 등 동남아에서 발생한다. IM증권은 "중국 관세 상향은 말레이시아‧태국 장갑 업체들에게 반사 이익이 될 수 있다"며 "금호석유화학의 NB라텍스 판매는 말레이시아 80%, 베트남 10% 내외로 각각 이뤄지고 있음을 감안하면 반사수혜의 기회가 되며 (관세 전쟁이) 장기화할 경우 긍정적인 영업여건이 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중국 정부의 경기 부양 정책과 2026년부터 시행되는 EU의 산림벌채금지규정(EUDR)도 실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김도현 SK증권 연구원은 "중국의 경기부양 기조 강화 등 수요가 점진적으로 개선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합성고무 업황은 우호적일 것으로 전망된다"며 "4분기 대규모 적자를 기록했던 페놀유도체 실적은 2025년 점진적으로 회복해 연간 실적 개선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zzang@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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