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이중삼 기자] 몇 주째 주춤한 서울 아파트 가격이 다시 꿈틀거리는 모양새다. 4주 연속 보합세를 유지하며 이제는 내림세로 바뀔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지만 반등해서다. 서울 집값을 끌어올린 지역은 '강남3구'(강남·서초·송파구)다. 구로·동작·은평구 등 일부 지역에서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지만, 이들 지역만큼은 집값 상승폭을 키우고 있다. 전문가들은 사업성 등 복합적인 요인이 가격 상승을 이끌고 있다며, 이 흐름은 앞으로도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12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2월 첫째 주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2주 전 대비 0.02% 올랐다. 5주 만에 보합을 멈추고 상승세로 돌아섰다. 그동안 대출규제·가격상승 피로감 등 여파로 서울 집값 상승폭은 주춤했다. 그러나 강남3구를 중심으로 잇따라 신고가 경신 사례가 나오면서 서울 전체 집값 오름세에도 영향을 미쳤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강남 압구정 현대5차(전용면적 82㎡)는 48억원에 거래되면서 신고가를 경신했다. 대치동 개포우성1차(전용면적 84㎡)도 같은 기간 42억원에 거래됐다.
한국부동산원 관계자는 "대출규제 등 영향으로 매수심리가 위축되고 관망세가 지속되고 있지만, 재건축 추진단지 등 선호단지에서는 가격이 오르면서 서울 전체는 상승 전환했다"고 말했다. 다만 "서울 안에서도 상승·하락이 혼재돼 있어 서울이 확실한 상승세로 전환했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전반적으로 관망세가 이어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자치구별로 보면 강남·서초·송파구는 2주 전 대비 각각 0.03%·0.06%·0.13% 올랐다. 반면 강북·노원·은평·구로·금천·동작구 등은 적게는 0.01%, 많게는 0.03% 줄었다.
◆ 서초구 평균 평당가 9285만원…10년 전 대비 209% 올라
특히 강남3구 아파트 평균 평당가는 다른 지역을 압도한다. 최근 부동산 플랫폼 다방이 국토교통부 실거래가를 기반으로 서울 아파트 매매거래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25개 자치구 중 평균 평당가가 가장 높은 지역은 서초구(9285만원)였다. 10년 전(3003만원) 대비 209% 치솟았다. 강남구는 9145만원으로 2014년(3402만원)보다 169% 증가했다. 송파구도 149%나 올랐다. 상대적으로 구로·금천·강북구 등은 각각 112%·109%·107% 오르는 데 그쳤다.
전체 강남3구와 그 외 지역의 아파트 평당가 추이를 보면 10년 전 보다 강남3구는 170% 오른 반면 다른 지역은 157% 올라 차이가 났다.
다방 관계자는 "서울 아파트 가격은 지난 2~3년 사이 강남3구 외 지역에서 잠시 주춤하는 모양새였다"며 "전반적으로 지난 10년 간 우상향하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강남3구 지역의 경우 지속해 평당가가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이에 대해 한 부동산 관계자는 "자금 여력이 충분한 매수자들이 '똘똘한 한 채'로 갈아타면서 강남3구에서 신고가 경신 사례가 나오고 있다"며 "워낙 입지와 사업성도 좋고, 올해도 재건축 등 도시정비사업이 예정돼 있어 투자 수요가 많다. 앞으로 가격이 더 오를 것으로 본다. 실제 사는 목적이 아닌, 투자 목적으로 아파트를 소유하고 있는 비중이 절반을 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