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중구=이성락 기자] 국내 주요 기업들이 '신기업가정신협의회(ERT) 멤버스데이'를 열고 사회문제 해결에 앞장서겠다는 의지를 다졌다. 이 자리에서 최태원 SK그룹 회장 겸 대한상공회의소(대한상의) 회장은 사회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으로 연대와 협력이 발휘되는 '관계의 가치' 중요성을 강조했다.
대한상의 ERT는 11일 서울 중구 대한상의 회관에서 'ERT 멤버스데이'를 진행했다. 지난 2022년 5월 ERT가 공식 출범한 이후 열리는 두 번째 연례행사다.
ERT는 기업의 기술·역량을 활용해 사회문제 해결에 동참하자는 기업들이 모인 협의체다. 현재 1750여개 기업이 참여 중이다. 'ERT 멤버스데이'는 ERT 참여 기업들이 모여 사회문제 해결을 위한 자신들의 역할을 고민하는 자리다.
올해 행사에는 주요 회원 기업 대표인 리더스클럽 멤버(37개사)를 비롯, 총 500여명의 회원 기업 임직원이 참여했다. 구체적으로 최태원 회장과 박승희 삼성전자 사장, 이형희 SK 커뮤니케이션 위원장, 김동욱 현대자동차 부사장, 박준성 LG 부사장, 임성복 롯데지주 부사장, 김경한 포스코홀딩스 부사장, 류근찬 HD현대 부사장, 김성태 두산경영연구원 부사장, 최양환 부영주택 대표, 임진달 HS효성첨단소재 대표, 김미섭 미래에셋증권 부회장, 전현기 우리금융그룹 부사장, 정기옥 LSC푸드 회장, 양문석 제주상의 회장 등이 참석했다.
이날 최태원 회장은 기조강연을 통해 행사의 시작을 알리며 '관계의 가치'라는 키워드를 제시했다. 사회문제 해결은 한 개인, 한 기업이 이뤄낼 수 없기에 이를 실현하기 위해선 반드시 '관계의 가치'에 주목해야 한다는 것이다.
최태원 회장은 "우리 사회는 정부와 기업, 구성원, 지역사회가 단단히 연결돼 있다. 사회문제도 연대와 협력이 중요하다"며 "정부가 많은 역할을 하고 있지만,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없다. 정부와 기업, 시민사회, NGO 등 모든 이해관계자가 함께해야만 시너지가 발생해 큰 변화의 결과를 낳을 수 있고, 사회문제에 대한 관심과 노력도 끊어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최태원 회장은 이러한 '관계의 가치'를 고려해 ERT를 발족하게 됐다고 소개했다. 이어 연대와 협력을 발휘하기 위해 사회복지공동모금회와 업무협약(MOU)을 체결한다고 발표했다. 그는 "ERT의 소중한 파트너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번에 사랑의열매와 MOU를 맺게 됐다"며 "사랑의열매가 가진 다양한 분야의 NGO와 네트워크, 노하우가 기업들의 노력과 더해진다면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병준 사회복지공동모금회장은 "기업의 신기업가정신 실천과 사회공헌 확대를 위해 ERT와 긴밀히 협력해 나갈 것"이라며 "두 기관의 협업을 통해 지역문제를 해결하고, 기업과 지역사회가 상생하는 선순환 구조를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최태원 회장은 또 다른 키워드로 '기회의 영역 공략'도 언급했다. 국민 관심도가 높지만, 아직 기업의 활동이 미비한 곳을 찾자는 의미다. 최태원 회장은 '청년문제'를 가장 우선적으로 해결해야 할 영역으로 선정했다.
최태원 회장 기조강연 이후 포럼을 통해 주요 사회문제 현황을 진단하고, 기업이 관심 가져야 할 새로운 사회문제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다. '주요 사회문제와 기업의 역할' 연구 결과 발표에 나선 도현명 임팩트스퀘어 대표는 최태원 회장이 언급한 '기회의 영역'과 관련해 42개 사회문제를 국민의 관심(y축)과 기업의 활동(x축)을 기준으로 4개 유형으로 분류한 '사회문제 지도'를 제시했다. 그는 "기업이 적극 해결해야 하는 주요 사회문제는 청년, 교육 불평등 심화, 기후 위기 등 미래세대 문제와 저출생, 고령화, 지역발전 불균형 등 인구 구조 변화"라고 말했다.
이날 오후에는 다양한 ERT 회원 기업의 우수 실천 사례를 공유하는 자리가 마련된다. '기업이 주목할 새로운 사회문제'와 '사회문제 신(新) 해결 방법론'을 주제로, 청소년 정신건강과 교통약자 등 아직 생소하지만, 최근 부상하고 있는 사회문제 분야와 기업의 실천 사례가 소개된다.
한편, 이날 최태원 회장을 비롯한 주요 참석자들은 'ERT 멤버스데이'에 앞서 이동 약자 경사로 체험, ERT 스토리 홍보관, 폐배터리 스테이션 등 다양한 ERT 활동 체험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이 과정에서 최태원 회장은 과거 SK텔레콤에서 함께 일했던 계단뿌셔클럽 박수빈 대표와 만나 악수를 나누며 지속적인 관심을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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