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황준익 기자] 올해 경기도 정비사업 대어로 꼽히는 성남 은행주공아파트 재건축을 두고 포스코이앤씨와 두산건설 간 수주 경쟁 신경전이 최고조에 이르고 있다. 시공사 선정이 코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포스코이앤씨는 두산건설의 입찰자격 박탈을 주장하고 나섰고 두산건설은 도를 넘은 비방에 고소로 맞불을 놨다.
10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은행주공 재건축 조합은 지난 7~8일 조합원을 대상으로 시공사 선정을 위한 부재자 투표를 진행했다.
전체 조합원 2070명 중 170명이 투표에 참여했다. 이로써 오는 16일 열리는 시공사 선정 총회에는 1900명 조합원 중 1036명(과반수) 이상이 참석해야 한다.
현재 은행주공아파트 재건축 시공권을 놓고 포스코이앤씨와 두산건설의 경쟁이 과열되고 있다. 특히 포스코이앤씨는 두산건설의 홍보내용 중 허위사실 공표 및 금품제공을 문제 삼으며 입찰 무효에 보증금 몰수까지 주장하고 나섰다. 포스코이앤씨는 지난달 31일 은행주공 재건축 조합에 '두산건설 입찰자격 박탈 및 입찰보증금 몰취 요청의 건' 및 '두산건설 홍보관 운영 제재 요청의 건'이라는 공문을 보냈다.
공문은 "두산건설이 지난달 13일과 17일 조합에 보낸 각 공문은 조합이 정한 입찰 마감 일시인 지난해 12월 30일 이후에 제출한 것"이라며 "입찰지침서 입찰참여규정에 따라 입찰의 입찰서류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유효한 입찰제안 내용으로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두산건설은 공문에서 밝힌 변경 제안을 현재까지 홍보관에서도 그대로 시공할 것이라고 홍보하고 있는바 두산건설의 입찰을 무효로 하고 입찰보증금 몰취를 강력히 요구한다"고 요청했다.
두산건설이 입찰 마감일에 제출된 제안서 내용과 다르게 홍보활동을 하고 있다는 것이 포스코이앤씨 측 주장이다. 조합도 이를 인지하고 지난달 24일 공문을 통해 두산건설의 불법행위에 대한 1차 경고를 내리고 향후 홍보시 조합의 사전검토를 거쳐야 한다는 이례적인 조처를 했다. 또 조합은 지난 설 연휴를 앞두고 두산건설 홍보 요원들이 가래떡 선물을 조합원들에게 개별적으로 전달한 것에 대해서도 경고했다.
조합은 지난 7일에도 두산건설에 2차 경고를 했다. 입찰서류 마감일 이후 수정계약서를 조합원에게 배포하고 허위사실을 홍보했다는 이유에서다. 포스코이앤씨는 신고포상제도 실시하고 있다. 두산건설이 제공하는 모든 선물 및 현금에 대해 신고시 해당 금액의 30배를 포상금으로 지급한다는 방침이다.
두산건설도 지난 3일 성남 중원경찰서에 포스코이앤씨에 대한 고소장을 제출했다. 포스코이앤씨가 '두산건설 도산위기' 등의 회사 비방 내용이 담긴 유인물을 배포한 것으로 보고 고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포스코이앤씨와 두산건설 대표 모두 직접 현장을 방문해 강력한 수주 의지를 내비칠 정도로 은행주공은 올해 두 회사의 도시정비사업 계획 중 큰 비중을 차지한다. 은행주공 재건축사업은 은행동 550번지 일원을 재건축하는 것으로 지하 6층~지상 30층, 39개동, 총 3198가구를 공급할 계획이다. 공사비는 약 1조2000억원에 달한다. 중견 건설사인 두산건설의 경우 지난해 도시정비사업 수주액이 2조4000억원 수준이었다. 은행주공을 따내면 한 번에 지난해의 절반을 수주액으로 확보할 수 있다.
부동산업계에서도 은행주공의 미래 가치를 높게 평가하고 있다. 은행주공 인근 공인중개사 사무소 대표는 "은행주공 주변이 모두 빌라여서 향후 재개발 이슈가 나올 것"이라며 "현재 경기도에 분양 물량이 없는데 성남시 구도심인 수정구, 중원구는 10년간 재개발 호재로 위례 수준으로 가치가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다른 공인중개사 대표 역시 "현재는 역세권이 아니지만 성남시에서도 위례삼동선을 조기 추진하고 있고 숲세권에 초등학교, 중학교도 가깝다"며 "인근 신축인 산성역헤리스톤 보다 평당 분양가가 높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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