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발 관세 전쟁에 '사상 최고' 찍은 금값…어디까지 가나?
  • 이선영 기자
  • 입력: 2025.02.06 10:52 / 수정: 2025.02.06 10:52
은행 골드뱅킹 잔액 전년 대비 50% 늘어
하반기 조정 국면 후 매수 기회 잡아야한단 분석도
트럼프발(發) 관세 전쟁에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강해지면서 금값이 사상 최고가를 경신하고 있다. 사진은 3일 오전 서울 종로구 한국금거래소에서 관계자가 골드바를 정돈하고 있다. /남윤호 기자
트럼프발(發) 관세 전쟁에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강해지면서 금값이 사상 최고가를 경신하고 있다. 사진은 3일 오전 서울 종로구 한국금거래소에서 관계자가 골드바를 정돈하고 있다. /남윤호 기자

[더팩트ㅣ이선영 기자] 트럼프발(發) 관세 전쟁에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강해지면서 금값이 사상 최고가를 경신하는 등 연일 랠리를 이어가고 있다. 글로벌 금 수요가 높은 가운데 금값이 역사상 최고점을 찍을 것이라는 관측도 따른다. 하반기 조정 국면을 거친 후 매수 기회를 잡아야한다는 분석도 있다.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55분 기준 금은 g당 전 거래일(14만7820원) 대비 1.47% 오른 15만원에 거래 중이다. 전날 금 현물 1g당 가격은 14만7820원으로 종가 기준 역대 최고치를 찍었으며, 이날도 상승 랠리를 이어가는 모습이다.

미국이 중국에 대해 10% 추가 관세 조치를 취하고 중국이 보복 조치를 발표하면서 관세 전쟁에 대한 우려가 고조돼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뚜렷해지는 것으로 풀이된다.

국제 금값은 사상 최고치를 경신 중이다. 지난 4일(현지시간) 포렉스라이브에 따르면 금 현물 가격은 이날 장중 온스 당 2845.48달러(약 414만원)에 거래되며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금 선물 가격 역시 사상 최고치를 기록 중이다. 뉴욕 상업거래소에서 4월 인도분 금 선물은 종가 기준 전날 보다 약 0.6% 상승한 2875달러를 기록했다.

골드뱅킹 잔액도 눈에 띄게 늘고 있다. 금융권에 따르면 국내 시중은행 3곳(KB국민·신한·우리)의 골드뱅킹 잔액은 지난달 말 기준 8353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7822억원)과 비교하면 531억원이 늘었다. 1년 전 잔액은 5668억원으로 50% 가까이 급증했다. 골드뱅킹 계좌 수도 25만2332좌에서 27만5424좌로 2만좌 넘게 늘었다.

골드뱅킹은 국제 금시세와 환율에 맞춰 계좌에 예치한 돈을 금으로 적립하는 상품을 말한다. 모바일뱅킹으로 계좌를 만들고 돈을 입금하면 국제 금 시세에 따라 금을 구매해 적립해준다. 출금 시에는 당시 시세·환율을 반영해 현금이나 금현물로 돌려받을 수 있다. 다만, 금을 매수·매도할 때 각각 1%의 수수료가 부과되며, 매매 차익에는 15.4%의 배당소득세가 붙는다.

골드바 판매액도 급증했다. 지난해 국민·신한·하나은행의 골드바 판매액은 515억원에서 1377억원으로 167.4% 늘었다. 골드바와 같은 금 실물은 거래 시 부가가치세·수수료(약 15%)가 발생하고 보관 비용이 들지만 시장 변동성에 매입 수요가 늘었다.

시장에선 금값이 온스당 3000달러를 돌파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더팩트 DB
시장에선 금값이 온스당 3000달러를 돌파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더팩트 DB

시장에선 금값이 온스당 3000달러를 돌파할 것이란 전망도 고개를 들고 있다.

전규연 하나증권 연구원은 "금은 올 상반기에도 완만한 상승 추세를 이어갈 것"이라면서도 "금리 인하 기대와 안전자산 수요 등으로 금 가격 랠리가 이어지며 올해 금 가격은 온스당 3000달러에 도달할 수 있다. 그러나 하반기로 갈수록 가격 부담으로 인해 점진적 조정이 나타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JP모건체이스 역시 지난 3일(현지시간) 투자자 노트를 통해 "중기적으로 금 낙관론을 유지한다"며 "금 가격이 올해 말까지 온스당 3000달러로 상승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어 "광범위한 시장의 위험 회피 심리가 투자자들을 금으로 몰리게 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중장기적으로 금의 안전자산으로서 매력은 여전히 유효하다. 지난해 중국, 베트남 등에서 개인들의 금매입 열풍이 대단했다"며 "이외에도 중국, 인도와 같이 외환보유액 규모가 큰 중앙은행들도 최근 금매입을 확대하고 있는 기조로 전세계적인 금 수요가 증가했기에 금 가격 상승은 불가피 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다만, 올해 금값이 오르더라도 상승 폭은 제한적일 것이란 분석도 있다. 트럼프의 관세 정책이 인플레이션 우려를 키우면서 미국의 금리 인하 기대가 약해진 것은 금값을 진정시키는 요인으로 꼽힌다.

이미 금값이 오를 대로 오른 만큼 고점 매수 위험은 위험하다는 경고도 나온다. 하반기 조정이 올 경우 매수 기회로 봐야한다는 설명이다.

앞선 관계자는 "현재 미국 중앙은행의 매파적 금리인하지만 인하하고 있는 만큼 금 가격 상승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보인다"면서도 "그러나 현재 수준이 역사상 최고 수준인 1980년 2940달러에 근접한 만큼 상단인 3000달러 돌파 이후론 단기 조정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매수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고점 돌파 이후론 단기조정, 상승세가 둔화될 수 있기에 투자관점에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판단되며 3000달러를 넘는가 보다는 고점은 돌파가 예상되기에 그 이후 조정 또는 상승세 둔화가 올 수 있다는 점에 초점을 맞춰야 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seonyeong@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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