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관세에 中 광물 통제 맞불…광물창고 빈 한국 '속수무책'
  • 장혜승 기자
  • 입력: 2025.02.05 10:43 / 수정: 2025.02.05 10:43
중국, 트럼프 관세 부과에 텅스텐 등 반도체 생산 핵심 광물 수출통제
한국, 비축확대광종 중 국내비축량 갈륨·희토류만 목표치
중국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10% 추가 관세 부과에 광물 통제로 맞불을 놨다. 미국의 규제에 중국이 자원 무기화로 맞서며 첨단전략사업의 주요 원자재 수급을 중국에 의존하는 한국이 직격탄을 맞을 것으로 우려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왼쪽)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2019년 9월29일 주요 20개국(G20) 정상회담이 열리고 있는 일본 오사카(大阪)에서 정상회담을 위해 만나 악수를 나누고 있다. /뉴시스
중국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10% 추가 관세 부과에 광물 통제로 맞불을 놨다. 미국의 규제에 중국이 자원 무기화로 맞서며 첨단전략사업의 주요 원자재 수급을 중국에 의존하는 한국이 직격탄을 맞을 것으로 우려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왼쪽)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2019년 9월29일 주요 20개국(G20) 정상회담이 열리고 있는 일본 오사카(大阪)에서 정상회담을 위해 만나 악수를 나누고 있다. /뉴시스

[더팩트ㅣ장혜승 기자] 중국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10% 추가 관세 부과에 광물 통제로 맞불을 놨다. 미국의 규제에 중국이 자원 무기화로 맞서며 첨단전략사업의 주요 원자재 수급을 중국에 의존하는 한국이 직격탄을 맞을 것으로 우려된다. 주요 희소광물의 비축량이 턱없이 부족한 점도 이같은 우려를 키우고 있다.

중국 상무부와 해관총서(관세청에 해당)는 지난 4일 공고문을 통해 "텅스텐, 텔루륨, 비스무트, 몰리브덴, 인듐 등 5개 광물 수출을 통제한다"고 밝혔다. 반도체·방위 산업의 핵심 원료로 꼽히는 광물로, 비관세 분야에서 본격적인 미중 무역 전쟁의 포문이 열렸다. 시행일은 4일부터다.

특히 텅스텐은 지구상에서 가장 희귀한 원소 중 하나로 다이아몬드에 이어 두 번째로 강도가 강한 금속이다. 형광등과 항공우주 산업, 내마모성 금속 등에 사용되며 방위산업에서 중요한 소재로 꼽힌다. 다른 필수 광물과 마찬가지로 중국은 텅스텐 생산 및 수출을 주도하고 있으며 2023년 전세계 공급량의 80%를 생산했다.

텔루륨은 태양전지판에, 루테늄은 태양전지와 전기 접촉부, 컴퓨터 칩 저항기 등에 쓰인다.

몰리브덴은 제트 엔진에 사용된다.

인듐은 인듐 주석 산화물이라는 정제된 제품을 통해 휴대전화 화면과 TV 디스플레이 생산에 사용된다. 광섬유 기술에 인듐 제품이 사용되기도 한다. 5세대(5G) 이동통신망의 확장으로 인듐 수요는 증가하고 있다. 텅스텐과 마찬가지로 중국은 전세계 생산량의 70%를 생산하고 있다. 2024년 9월 기준으로 미국의 인듐 수입량 4분의 1이 중국에서 왔다.

중국의 이번 조치는 지난 1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이 서명한 '중국산 제품 10% 추가 관세 부과' 행정명령의 발효 시점인 4일 0시(미 동부시간 기준·한국 시간 오후 2시) 직후 발표됐다.

광물 수출 규제는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관행이라는 게 상무부 설명이다. 하지만 중국은 그동안 국제 관계에서 외국과의 갈등이 심화할 때 핵심 광물 수출 통제 카드를 압박 수단으로 활용했다. 당장 지난해 12월만 해도 미국이 반도체의 핵심 칩인 고대역폭메모리(HBM)을 대중 수출통제 품목에 추가하자 갈륨 등 희토류 수출 통제로 반격에 나섰다.

이번 결정 역시 다분히 트럼프 행정부와의 2차 무역 전쟁을 앞두고 만지작거리던 카드를 꺼낸 것으로 해석된다. 아울러 중국 국무원 관세세칙위원회(관세위)는 4일 "중국관세법 등의 기본 원칙에 따라 오는 10일부터 미국산 일부 수입품에 관세를 추가로 부과한다"고 발표했다. 품목별 세율은 석탄과 액화천연가스(LNG)에 15%, 원유와 농기계, 대배기량 자동차 및 픽업트럭에 10%로 각각 적용된다.

중국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10% 추가 관세 부과에 광물 통제로 맞불을 놨다. 미국의 규제에 중국이 자원 무기화로 맞서며 첨단전략사업의 주요 원자재 수급을 중국에 의존하는 한국이 직격탄을 맞을 것으로 우려된다. 지난 2010년 12월30일 중국 장시성 간현의 한 희토류 광산에서 채굴이 진행되고 있다. /뉴시스
중국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10% 추가 관세 부과에 광물 통제로 맞불을 놨다. 미국의 규제에 중국이 자원 무기화로 맞서며 첨단전략사업의 주요 원자재 수급을 중국에 의존하는 한국이 직격탄을 맞을 것으로 우려된다. 지난 2010년 12월30일 중국 장시성 간현의 한 희토류 광산에서 채굴이 진행되고 있다. /뉴시스

문제는 반도체 등 첨단전략산업에 필수적인 주요 원자재의 중국산 의존도가 갈수록 커지는 한국이 타격을 받는다는 점이다. 중국의 수출 통제로 광물 가격 상승은 피할 수 없게 됐다는 점에서 국내 기업들은 긴장할 수밖에 없다.

특히 한국은 주요 광물의 중국 의존도가 50%를 넘어서고 있다. 박지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한국광해광업공단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3년 기준 마그네슘의 91%, 니오븀의 87%는 중국에서 수입됐다. 리튬(57%), 희토류(62%), 바나듐(51%), 텅스텐(77%), 갈륨(73%), 크롬(42%) 등도 최대 수입 의존국이 중국인 것으로 조사됐다.

핵심 광물의 국내 비축 물량이 부족하다는 점도 중국의 자원 무기화에 대한 대응책이 없다는 측면에서 우려된다. 박 의원이 광해광업공단에서 제출받은 '주요 희소금속 비축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기준 정부의 비축 확대 광종 13종 중 비축 목표치를 세운 광물은 갈륨과 희토류 등 2개 종에 불과했다.

비축 확대 희소금속 13종에는 한국의 주력 품목인 반도체, 2차전지, 디스플레이 등을 만드는 데 필요한 광물들이 대거 포함됐다.

기업들은 이같은 '관세 전쟁'에 비견되는 통상환경 변화에 대한 대응으로 '대체 시장 발굴'을 가장 많이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이 4일 발간한 '2025년 수출기업의 경영환경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기업들은 대미 통상환경 변화에 대한 대응으로 △대체 시장 발굴(27.3%) △원가절감(25.6%) 등을 고려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zzang@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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