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영주 2.0' 출범 앞둔 하나금융, '3년 연임' 택한 까닭은
  • 이선영 기자
  • 입력: 2025.02.05 00:00 / 수정: 2025.02.05 00:00
후계 승계 구조 마련, 밸류업 프로젝트 완성 본격화 전망
지난해 역대 실적 갈아치워…주주환원도 확대
하나금융그룹이 함영주 회장의 연임을 사실상 확정한 가운데 오는 3월 함영주 2기 체제가 본격 출항한다. /하나금융그룹
하나금융그룹이 함영주 회장의 연임을 사실상 확정한 가운데 오는 3월 '함영주 2기' 체제가 본격 출항한다. /하나금융그룹

[더팩트ㅣ이선영 기자] 하나금융그룹이 함영주 회장의 연임을 사실상 확정한 가운데 오는 3월 '함영주 2기' 체제가 본격 출항을 앞두고 있다. 하나금융은 대내외 경영 환경에 불확실성이 지속되면서 현 회장의 연임으로 그룹의 안정을 택했다. 하나금융은 함영주 회장의 향후 3년 임기 동안 후계 승계 구조 마련, 밸류업 프로젝트 완성 등을 본격화할 것으로 관측된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금융은 오는 3월 정기주주총회와 이사회를 통해 함 회장을 차기 회장으로 최종 확정할 예정이다. 지난달 27일 하나금융 회장후보추천위원회는 회의에서 함 회장을 단독 후보로 추천했다.

앞서 회추위는 함 회장을 비롯해 이승열 하나금융 부회장, 강성묵 하나금융 부회장 겸 하나증권 사장과 외부 후보 2인을 차기 회장 후보군(쇼트리스트)으로 선정했으나 현 회장 연임을 추진하기로 최종 결정했다. 함 회장의 기존 임기는 오는 3월 31일까지다.

회추위는 대내외 불확실성이 증대됨에 따라 검증된 리더십과 경험, 노하우를 보유한 인물이 절실한 시점이라며 그룹을 안정적으로 이끌어나갈 적임자로 함 회장을 선정했다는 설명이다.

회추위는 함 회장에 대해 "그룹 최고경영자(CEO)로서 효율적인 경영관리를 통해 조직 전반적인 운영 효율성을 높이고 내부통제와 리스크 관리를 내재화했다"며 "하나금융이 창사 이래 최대 경영실적을 달성하고 역대 최고 주가를 갱신하는데 기여했다"고 평했다.

또한 회추위는 "(함 회장은) 사회적 책임 이행을 통해 지속가능한 기업가치를 창출했다"며 "금융환경의 급변 속에서도 불확실성을 타개하고 업의 경쟁력 강화해 나갈 적임자"라고 했다.

업계에선 정기주총, 이사회 승인이 남아있으나 사실상 함 회장의 연임이 확실시됐다고 보고 있다. 앞서 하나금융지주가 지배구조 내부규범을 개정하면서 그의 연임이 유력하다는 관측도 따랐다.

당초 재임 중 만 70세가 도래하면 최종 임기는 '해당일 이후' 최초 소집하는 정기주총일까지였지만 이번 개정으로 '해당 임기 이후'로 바꼈다. 이에 함 회장은 기존 규범상 2027년 3월까지로 제한됐던 임기가 2028년 3월까지로 늘었다. 함 회장은 1956년생으로 변경 전 규범 적용 시 가능한 임기는 2년에 불과하나 변경 규범을 적용할 경우 3년이다. 회추위 역시 연임 기간을 2년이 아닌 3년으로 정해 함 회장은 총 6년간 하나금융을 이끌 수 있게 됐다.

금융권 관계자는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은 지주 부회장 시절부터 이어온 그룹 경영 경험을 통해 은행을 중심으로 한 실적 증대 및 주가부양을 이뤄냈다"며 "또한 외환은행과의 합병 이후 잡음없이 결속해 나감으로써 하나금융그룹의 지속성장을 이뤄낸 점 등 때문에 연임을 통해 하나금융의 수장으로서의 역할을 계속할 것을 정한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함 회장은 그룹 차원에서 안정적 성장을 이끌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하나금융그룹은 전날 경영실적 발표를 통해 지난해 3조7388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시현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년 대비 9.3%(3171억원) 증가한 수치다. 이로써 기존 역대 최대 실적이었던 2022년(3조5706억원) 기록도 갈아치웠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대내외 금융시장의 불확실성 증대와 시장금리 하락에 따른 이자이익의 감소에도 불구하고 손님 기반 확대, 수익 포트폴리오 다각화에 따른 수수료이익 증가, 선제적·체계적 리스크 관리 노력 등에 힘입은 결과"라고 설명했다.

하나금융은 최근 주가 부양에도 성공했다. 하나금융 주식은 4일 오후 3시 17분 기준 코스피시장에서 6만2000원에 거래됐다. 전날 대비 4.55%(2700원) 올랐다. 장 중 주가가 6만2300원까지 오르기도 했다. 이는 지난해 12·3 계엄 사태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지난해 12월 비상계엄 사태 이후 5만원대로 주춤했던 하나금융의 주가는 지난달 31일로 6만원선을 회복했다.

하나금융은 함 회장의 향후 3년 임기 동안 후계 승계 구조 마련, 밸류업 프로젝트 완성 등을 본격화할 것으로 관측된다. /하나금융그룹
하나금융은 함 회장의 향후 3년 임기 동안 후계 승계 구조 마련, 밸류업 프로젝트 완성 등을 본격화할 것으로 관측된다. /하나금융그룹

이 가운데 하나금융은 함 회장의 향후 3년 임기 동안 후계 승계 구조 마련, 밸류업 프로젝트 완성 등을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행 내규에 따라 함 회장은 3연임이 불가능하다. 후계자 양성을 위한 3년의 시간이 확보된 만큼 안정적인 승계 구조 마련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아울러 앞서 하나금융은 지난해 10월 밸류업 프로젝트 발표를 통해 2027년까지 총주주환원율 50% 달성 및 단계적인 주주환원율 확대와 자본 효율성 제고 계획 등 청사진을 발표했다.

이를 바탕으로 지난 4일에는 그룹의 2025년 주주환원 계획을 발표했다. 그룹은 2025년부터 연간 현금배당총액 고정 및 분기 균등 현금배당을 시행해 배당 규모에 대한 예측 가능성을 높이고, 주주들의 안정적 현금흐름 확보에 기여할 방침이다.

또한 자사주 매입·소각 비중 확대를 통해 주당순이익(EPS), 주당순자산(BPS) 등 기업가치 측정의 핵심 지표를 개선하고, 발행주식수 감소에 따른 주당 배당금의 점진적 증대도 도모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하나금융그룹 이사회는 주주환원정책의 일환으로 4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소각을 실시하기로 결의했다.

주주환원의 기반이 되는 그룹의 보통주자본비율(CET1) 추정치는 지난해 말 기준 13.13%로, 기업가치 제고 계획 이행을 위한 목표 보통주자본비율 수준인 13.0%~13.5% 구간에서 안정적으로 관리됐다.

은행 뿐 아니라 비은행 포트폴리오 강화에도 본격적으로 나설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3분기 기준 하나금융의 비은행 부문 기여도는 17.3%다. 같은 기간 KB금융 내 비은행 기여도는 44%이며 신한금융은 29.0%로, 경쟁사 대비 낮은 수준이다.

이에 금융권에선 함 회장이 남은 임기 동안 비은행 계열사 간 협업과 M&A에 적극적인 행보를 보일지도 관심이다.

함 회장은 올해 신년사를 통해서도 "사업영역 확장과 함께 비은행 부문의 동반 성장을 추진해 수익 기반을 다각화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향후 임기 동안에는 더욱 성장할 하나금융그룹의 경영을 이어나갈 후계 승계 구조를 안정적으로 마련하고, 지난해 발표한 밸류업 프로젝트를 완성도 있게 이행해 나갈 책임이 막중할 것으로 본다"며 "아울러 비은행 계열사의 고른 성장을 도모함으로써 종합 금융그룹으로서 완성된 포트폴리오를 갖추는 것이 주요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seonyeong@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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