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우지수 기자] 소주 수출액이 2년 연속 1억달러를 돌파했다. 주류업계는 올해 해외 소주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며 미래 먹거리 발굴에 주력한다는 전략이다.
4일 관세청 수출입무역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소주 수출액은 1억450만달러(한화 약 1500억원)로 전년(2023년) 대비 3.06% 성장했다. 지난해 전체 주류 수출액은 3억7656만달러다. 소주가 주류 수출 시장의 27.8%를 이끈 셈이다. 타 주류 품목 경우 맥주, 막걸리 품목이 소폭 증가했고 청주, 위스키, 기타 주류 수출액은 감소했다.
국내 주류업계는 해외 시장을 미래 먹거리로 점찍고 꾸준히 판로를 개척해 왔다. 국내 소주시장 규모가 줄고 있기 때문이다. 국세청에 따르면 국내 희석식 소주 출고량은 지난 2019년 91만5596㎘(킬로리터)를 기록한 이후 매년 감소했고 2023년 84만4250㎘까지 떨어졌다. 소주 수출액은 지난 2018년 9757만달러에서 2021년 8242만달러까지 꾸준히 하락한 뒤 해외 시장 공략이 효과를 내면서 2022년 9332달러로 반등했고 2023년 1억141만달러를 기록했다.
한 주류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주류 소비 문화가 변하면서 국내 소주 출고량이 줄어들기 시작했다"며 "주류업계가 국내 시장보다 성장 가능성이 큰 해외 주류시장을 꾸준히 공략해 왔고 최근 한류 열풍과 맞물려 수출 확대 효과가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주류업계는 올해 해외 시장 개발에 더욱 박차를 가한다. 글로벌 소비시장에서 한국 문화에 대한 관심이 커진 지금이 시장을 크게 확장할 기회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하이트진로는 오는 2030년까지 해외 매출액을 5000억원까지 끌어올리겠다고 발표했다. 지난 2023년 기준 하이트진로의 해외 매출액은 1891억원이다. 하이트진로는 과일 리큐르(과일소주) 제품군을 중심으로 일본, 동남아 등 17개 국가로 시장을 확대했다. 7700만달러(한화 약 1058억원)를 투자해 베트남에 첫 해외 생산공장을 짓고 현지 물량을 수월하게 조달할 계획도 세웠다. 베트남 생산공장은 올해 상반기 첫삽을 뜰 예정이다.
롯데칠성음료는 기존 해외 수출을 이끌었던 과일소주 '처음처럼 순하리'의 판로를 확대하고 있다. 현재 롯데칠성음료 과일소주 제품은 미국, 캐나다, 호주, 필리핀 등 50여개국에 수출되고 있다. 이외에도 북미시장을 중심으로 일반 소주 '처음처럼'과 '새로' 수출에 힘을 싣는다. 지난 2023년 12월부터는 미국 주류회사 'E&J 갤로'와 글로벌 파트너십을 맺고 현지 채널에 상품을 공급하고 있다.
오비맥주도 소주 수출 경쟁에 참전할 가능성이 점쳐지면서 해외 소주시장 경쟁은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오비맥주는 지난해 12월 신세계L&B로부터 소주 공장을 보유하고 있는 제주소주 사업부문을 인수했다. 오비맥주는 최근 특허청에 '짠(ZZAN)', '짠(JJAN)' 등 영문명으로 된 소주, 과실주 상표를 출원했다. 오비맥주 관계자는 "소주 사업에 대해 구체적으로 정해진 사안은 없다"며 "특허 출원은 사업 가능성을 열어 두고 검토하는 단계에서 진행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업계 관계자는 "세계적으로 한국 드라마, 영화, 음악을 소비가 빠르게 늘면서 매체에서 자주 등장하는 소주에 대한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며 "해외 사업 규모는 계속해서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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