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이상빈 기자] "2006년 가게를 처음 시작할 때 4500원에 팔았죠. 8000원으로 올린 지는 1년 됐어요. 주변 중식당이 대부분 8000원이라 여기에 맞춰 가격을 정했습니다."
<더팩트> 취재진이 지난 3일 방문한 서울 강남구 역삼동 한 중식당의 사장 A 씨는 짜장면 값을 정하는 기준이 주변 시세라고 털어놓습니다. 이전까지 직장인들이 많이 찾는 식당이라는 점을 고려해 7500원에 팔았지만 끝내 500원 더해 8000원으로 올릴 수밖에 없었다는 게 그의 설명입니다.
짜장면은 지난 10년 사이 서울 대표 외식 메뉴 중에서 가격이 가장 많이 뛰었습니다. 지난달 30일 한국소비자원 참가격이 발표한 자료(2024년 12월 기준)에 따르면 서울 지역 7개 외식 메뉴 가격 중 짜장면은 지난 2014년 4500원에서 2024년 7423원으로 65.0% 상승했습니다.
짜장면 값이 오르는 요인으로 A 씨는 '밀가룻값 인상'을 꼽습니다. 그는 "밀가루 같은 원재룟값이 너무 올랐다. 대치동에 15년 단골 칼국숫집이 있다. 여기도 4500원이던 칼국수가 지금 8000원이 됐다. 우리나 저 집이나 밀가룻값 때문에 이렇게 됐다"고 호소합니다.
A 씨는 당분간 짜장면 가격을 유지하겠지만 주변 시세에 따라 인상될 수 있다고 시사합니다. 그는 "현재는 인상 계획이 없지만 주변이 올린다면 우리도 그렇게 할 거다. 매번 시장조사를 하는데 가격이 올라가는 그 시기가 있다"고 말합니다.
종로 사정도 강남과 다르지 않습니다. 취재진이 돌아본 종로 일반 중식당들의 짜장면 값은 대체로 8000원인 강남보다 낮은 7000원이지만, 다른 외식 메뉴에 비해 인상 폭이 크다는 점과 이를 유발하는 주요 원인이 재룟값에 있다는 의견에는 동의합니다.
종로구 효제동에서 중식당을 운영하는 B 씨는 "밀가룻값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부터 지금까지 꾸준히 오르고 있다. 기름값은 두 배가 됐다. 기름과 밀가루는 우리가 통제할 수 있는 게 아니다"고 털어놓습니다.
이어 "밀가루는 유럽에서 온다. 기름도 외국산에 의존한다. 식용유 한 통(18리터)에 3만 원대였던 게 제일 비쌀 때 7만 2000원까지 올라갔다. 중화요리에서 식용유가 큰 역할을 하고 그다음이 밀가루다. 두 재룟값이 오르니 짜장면도 비싸질 수밖에 없다"고 덧붙입니다.
그가 짜장면 가격을 7000원으로 책정한 이유 역시 주변 시세와 맞물립니다. B 씨는 이전 매장에서 6000원에 팔았으나 효제동으로 온 뒤에는 이곳의 보편적인 가격에 맞춰 7000원으로 정했습니다. 그는 현재 가격 인상 계획이 없다고 말하면서도 "짜장면은 제일 마지막에 오른다"며 물가 상승률에 따른 가격 변동 가능성을 전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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