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이성락 기자] 부당합병·회계부정 의혹과 관련해 2심에서도 무죄를 선고받으며 사법리스크를 털어낸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판결 후 첫 행보로 인공지능(AI)을 택할 것으로 보인다. 챗GPT 개발사 오픈AI 창업자인 샘 올트먼 최고경영자(CEO)가 국내 기업들과 협력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지난 3일 오후 방한했는데, 이재용 회장과 회동 가능성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4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경영진과 올트먼 CEO는 이날 서울 모처에서 만날 예정이다. 구체적인 내용은 알려지지 않았으나, 만남이 성사된다면 AI 반도체, AI 전용 단말기 개발 등에 대한 협력 논의가 이뤄질 전망이다. 올트먼 CEO는 지난해 1월 방한 당시에도 삼성전자 평택 공장, 삼성 서초사옥 등을 방문해 삼성 주요 경영진과 적극적으로 교류했다.
이재용 회장이 삼성 경영진과 올트먼 CEO의 면담 일정에 함께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미리 정해진 일정은 아니지만, 전날 이재용 회장이 1심에 이어 2심에서도 무죄를 받으면서 만남이 빠르게 정해졌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이재용 회장은 올트먼 CEO와 평소 자주 통화할 정도로 친분 관계가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만남이 이뤄진다면 이재용 회장의 판결 후 첫 공식 일정이다. 재계는 사법리스크가 사실상 해소된 이재용 회장이 경영 보폭을 확대, 미래 준비에 한층 속도를 내며 AI를 비롯한 주요 사업의 경쟁력을 높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만 삼성 측은 올트먼 CEO와 회동 등 이재용 회장의 추후 일정에 대해 "확인할 수 없다"고 전했다.
한편, 올트먼 CEO는 최태원 SK그룹 회장과도 만날 예정이다. 두 사람은 지난해 1월 방한 당시와 같은 해 6월 최태원 회장 미국 출장 때 만나 AI 산업에 대한 폭넓은 의견을 공유했다. 이번 만남을 통해 구체화된 AI 협력 결과물이 나올 것이란 관측도 제기된다.
또한, 올트먼 CEO는 삼성·SK와 만나기 전에 카카오 미디어데이에 참석해 정신아 카카오 대표와 함께 AI 사업 협업 방안을 발표할 계획이다. 카카오가 챗GPT를 자사 모델에 활용하고, 향후 공동 기술을 개발하는 등의 협업 내용이 발표될 전망이다. 올트먼 CEO는 AI 투자를 확대하고 있는 크래프톤의 김창한 대표 등과도 만남이 예정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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