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 회장, '10년 사법 족쇄' 풀었다…향후 행보 주목
  • 이성락 기자
  • 입력: 2025.02.04 00:00 / 수정: 2025.02.04 00:00
보폭 넓히며 성장 동력 확보 적극 나설 듯
콘트롤타워 부활·등기이사 복귀 여부 관심
사법리스크에서 벗어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향후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더팩트 DB
사법리스크에서 벗어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향후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더팩트 DB

[더팩트ㅣ이성락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부당합병·회계부정 의혹과 관련해 1심에 이어 2심에서도 무죄를 선고받으면서 '사법리스크 족쇄'를 푼 이재용 회장의 향후 경영 행보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한결 가벼운 마음으로 미래 먹거리 발굴에 나서는 동시에, 조직 안정성 확보 작업도 적극 추진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4일 재계와 법조계에 따르면 이재용 회장은 전날(3일) 서울고법에서 열린 그룹 경영권 승계 관련 부당합병·회계부정 의혹 항소심 선고공판에서 무죄 판결을 받았다. 재판에 넘겨진 지 4년 5개월 만이자,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지 1년 만이다. 사법리스크 기간만 놓고 보면, 2016년 국정농단 사태 이후 10여년 만에 족쇄를 풀게 됐다. 1·2심 모두 무죄가 나온 만큼 검찰이 상고하더라도 법률심인 3심에서 판결이 뒤집힐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재계는 이재용 회장이 추후 얼마나 적극적인 행보를 보일지 주목하고 있다. 사법리스크를 털어낸 것뿐만 아니라, 경영 환경을 둘러싼 위기감이 높아지고 있어 여유를 부릴 상황이 아니기 때문이다. 인공지능(AI) 시대 필수인 고대역폭메모리(HBM) 부문에서 SK하이닉스에 밀리는 등 시험대에 오른 삼성의 초격차 기술 리더십을 재차 강화해야 하고,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관세 폭탄 등 대내외 불확실성에 대한 대비책을 마련해야 한다. 이재용 회장 자신도 2심 최후 진술을 통해 "저희가 마주한 상황은 그 어느 때보다 녹록지 않다. 어려운 상황을 반드시 극복하도록 모든 것을 다하겠다"며 추후 위기 극복에 적극 나서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위기 극복과 함께 미래 준비에도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현재 이재용 회장의 최대 관심사는 미래 성장 동력 확보다. 앞서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은 지난달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5' 현장에서 이재용 회장의 올해 경영 메시지와 관련해 "'세상에 없는 기술로 경쟁력을 갖자'는 화두를 던졌다"고 전했다.

이재용 회장의 삼성전자 등기이사 복귀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더팩트 DB
이재용 회장의 삼성전자 등기이사 복귀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더팩트 DB

당장은 경영 안정화에 공을 들일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이를 위해선 조직 내 단결이 중요한데, 대표적으로 그룹 콘트롤타워 부활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삼성은 지난 2017년 국정농단 사태를 계기로 미래전략실을 해체했으며, 이후 공식적인 콘트롤타워를 운영하지 않았다. 이에 따라 그룹 문제 전반을 관리하는 구심점이 사라졌고, 주요 현안에 기민하게 대응하지 못해 경쟁력 또한 저하됐다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삼성의 준법 경영을 감시하는 삼성준법감시위원회의 이찬희 위원장도 삼성의 콘트롤타워 재건 필요성을 지속해서 강조해 왔다.

경영 안정을 도모하고, 책임 경영을 강화하기 위해 이재용 회장이 5년 만에 등기임원에 복귀할 것이란 전망도 제기된다. 다음 달 삼성전자 정기 주주총회를 앞두고 이사회를 열어 이재용 회장을 등기이사로 추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재용 회장은 2016년 '갤럭시노트7' 품질 논란이 불거지자 등기이사를 맡으며 위기를 정면 돌파하기도 했다. 재계 관계자는 "이재용 회장의 등기이사 복귀는 기업 경영의 새로운 신호탄을 쏘아 올리는 것으로, 본격적인 '뉴삼성' 구축의 시작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다만 삼성은 등기이사 복귀에 대해 신중한 모습이다. 이재용 회장의 변호인단도 "(이재용 회장이) 이제 본연의 업무에 전념할 수 있게 되기를 희망한다"면서도 등기이사 복귀 가능성에 대해선 "답변을 드릴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고 말했다.

한편, 국내 주요 경제단체들은 이재용 회장이 무죄를 선고받자 일제히 환영의 메시지를 냈다. 대한상공회의소는 "AI·반도체 분야 글로벌 산업 지형이 급변하는 상황에서 기업 경영의 불확실성이 크게 해소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사법리스크로 인한 불확실성이 해소돼 매우 다행스럽게 생각한다"며 "삼성전자가 보다 과감하고 적극적인 투자와 연구개발을 통해 세계 시장을 선도하고 국가 경제 발전에 더욱 매진해 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rock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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