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제맥주 인기 식었는데"…'생활맥주' 상장 흥행할까?
  • 우지수 기자
  • 입력: 2025.02.03 14:44 / 수정: 2025.02.03 16:45
'수제맥주 다양성' 내세웠는데…시장 규모 하락세
IPO 준비 3년차, 해외 진출·사업다각화 전략 박차
생활맥주 운영사 데일리비어가 코스닥 상장을 준비하고 있는 가운데 국내 수제맥주 시장 침체기 속 상장 흥행 전망에 관심이 쏠린다. 사진은 서울시 강남구 논현동 데일리비어 본사 건물 1층에 입점한 생활맥주 을지병원사거리점 /우지수 기자
생활맥주 운영사 데일리비어가 코스닥 상장을 준비하고 있는 가운데 국내 수제맥주 시장 침체기 속 상장 흥행 전망에 관심이 쏠린다. 사진은 서울시 강남구 논현동 데일리비어 본사 건물 1층에 입점한 생활맥주 을지병원사거리점 /우지수 기자

[더팩트|우지수 기자] 외식 프랜차이즈 '생활맥주'를 운영하는 데일리비어가 올해 코스닥 상장을 목표로 기업공개(IPO)를 준비하고 있다. 최근 국내 수제맥주 시장 규모가 전성기에 비해 쪼그라든 가운데 수제맥주 다양성을 강점으로 내세운 생활맥주의 상장이 흥행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데일리비어는 올해 상장 준비 3년차에 들어섰다. 이 회사는 지난 2023년 2월 KB증권과 코스닥 상장 준비를 위한 대표주관계약을 체결했다. 현재 생활맥주 브랜드 외에 자체 양조장을 운영하는 브루원과 인테리어 디자인업체 운영하는 국제물장사를 종속기업으로 두고 있다.

생활맥주는 국내 수제맥주 프랜차이즈 시장 점유율 1위 브랜드다. 지난 2014년 여의도 1호점을 시작으로 지난해 말 기준 250여 개까지 매장수를 늘렸다. 생활맥주는 수제맥주를 전면에 내세워 마케팅을 펴고 있다. 국내 50여개 양조장과 계약을 맺고 지역별 수제맥주를 생활맥주 매장에 입점시키는 사업 모델을 구축했다.

이 회사는 지난 2021년 8월 LB인베스트먼트, 원익투자파트너스 등으로부터 70억원 규모의 시리즈 A 투자를 유치했다. 이와 함께 해외 프랜차이즈 진출, 양조장 운영까지 사업을 확장해 몸집을 키우면서 상장 계획을 세웠다.

데일리비어는 지난 2022년 양조업체 브루원을 인수한 뒤 첫 감사보고서를 공시했다. 해당 보고서에 따르면 데일리비어의 지난 2022년 매출액은 204억원으로 전년(2021년) 대비 2배 이상 늘었다. 영업이익은 흑자전환해 25억원을 기록했다. 이듬해 2023년에는 매출액 280억원, 영업이익 41억원으로 2년 연속 성장했다.

하지만 생활맥주의 성장세에도 불구하고 일각에서는 데일리비어 코스닥 상장 흥행이 불확실하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생활맥주가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는 수제맥주의 인기가 시들고 있기 때문이다. 양조장을 인수하면서 가맹점 원자재 공급 안정성을 확보했고 코로나19 시절 움츠러들었던 외식업계가 기지개를 키면서 매출액이 늘었지만 수제맥주 시장 규모 자체가 줄고 있어 브랜드 경쟁력을 유지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데일리비어는 생활맥주 해외사업 확장, 신사업, 자체 양조장 인수 등 행보를 보이며 상장을 준비하고 있다. 지난 2023년 2월 당시 서울 여의도 데일리비어 본사에서 열린 IPO 주관계약 체결식에서 임상진 데일리비어 대표이사(오른쪽)과 KB증권 관계자가 기념 촬영하고 있다. /데일리비어
데일리비어는 생활맥주 해외사업 확장, 신사업, 자체 양조장 인수 등 행보를 보이며 상장을 준비하고 있다. 지난 2023년 2월 당시 서울 여의도 데일리비어 본사에서 열린 IPO 주관계약 체결식에서 임상진 데일리비어 대표이사(오른쪽)과 KB증권 관계자가 기념 촬영하고 있다. /데일리비어

국내 수제맥주 시장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한국수제맥주협회에 따르면 국내 수제맥주 판매액은 지난 2021년 1520억원으로 정점을 찍은 뒤 2022년 1107억원, 2023년 752억원으로 미끄러졌다. 이 기간 동안 전체 맥주시장에서 수제맥주가 차지한 비중은 2.95%에서 1.8%로 줄었다.

한 주류업계 관계자는 "수제맥주 열풍이 불고 수많은 제품이 짧은 시간 내에 우후죽순 생겨 소비자들이 피로감을 느꼈다"며 "수요는 점차 감소했고 유흥 시장에서 수제맥주 입점 매장도 줄어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수제맥주가 일반 브랜드 맥주 대비 가격대가 비싼 편에 속하다 보니 불경기가 지속되면 관련 시장이 더 움츠러들 수 있다"고 내다봤다.

지난해 경영권 매각 절차를 밟은 수제맥주 회사 1호 상장사 제주맥주는 지난 2015년 창립한 후 2023년까지 연간 영업이익 흑자를 내지 못했다. 매출액 규모는 2021년 288억원 최대치를 기록했고 2022년 240억원, 2023년 225억원 순으로하락했다. '곰표밀맥주'로 수제맥주 유행을 만들어냈다고 평가 받는 국내 1세대 수제맥주 기업 세븐브로이 경우 지난 2023년 매출액 124억원으로 전년 대비 70% 줄어들었다. 영업손실은 62억원을 기록하며 4년 만에 적자를 기록하기도 했다.

주류 대기업 롯데칠성음료와 오비맥주는 2021년 당시 국내 수제맥주 제품 위탁생산을 시작했지만 현재는 생산 수요가 줄면서 관련 사업을 운영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데일리비어는 올해 상반기 생활맥주 필리핀 지점 출점과 미국 진출까지 검토하고 있다. 지난해 8월 고객이 원하는 디자인의 캔맥주를 제작할 수 있는 '술이지' 서비스도 출시하며 신규 사업을 늘렸다. 최근 두 번째로 인수한 충청북도 증평군 '데일리브루잉' 양조장은 올해 초 가동을 앞두고 있다.

데일리비어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국내 수제맥주 시장 위축은 편의점 맥주 시장에 대한 평가라고 판단한다"며 "취향에 맞는 수제맥주를 인지하고 선택해서 먹는 고객이 늘어날 수 있는 맥주 플랫폼 역할을 지향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해외 사업과 신규 콘텐츠를 늘리면서 사업을 성장시킬 계획"이라고 말했다.

index@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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