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이선영 기자] 4대 금융그룹(KB국민·신한·하나·우리)이 4일 하나금융을 시작으로 이번 주 줄줄이 실적 발표를 앞두고 있다. 4대 금융의 지난해 연간 순이익 전망치는 약 17조원으로 역대급 실적을 달성할 것으로 관측된다. KB금융은 금융지주 가운데 사상 첫 '5조 클럽'에 입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리딩금융'의 자리는 2023년에 이어 또다시 KB금융이 차지할 것으로 점쳐진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4대 금융은 4일 하나금융을 시작으로 2024년 실적 발표를 시작한다. KB금융이 5일, 신한금융은 6일, 우리금융은 7일에 각각 기업설명회(IR)를 열고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4대 금융의 지난해 연간 순이익 전망치는 약 17조원으로 역대급 실적을 달성할 전망이다. 금융정보 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4대 금융그룹(KB·신한·하나·우리)의 지난해 순이익 전망치는 총 16조 5992억원으로 전년 대비 11.2%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2022년 고금리 상황에서 거뒀던 기존 사상 최대 실적(15조5309억원)을 뛰어넘는 수치다.
지난 2023년에 이어 KB금융이 '리딩금융' 자리를 차지할 것으로 관측된다.
금융지주별 순이익 컨센서스(전망치 평균)는 KB금융이 전년 대비 9.9% 증가한 5조896억원, 신한금융이 7.2% 증가한 4조6837억원을 기록했다.
하나금융과 우리금융은 '3조 클럽'에 재입성한다. 하나금융의 지난해 순익 전망치는 전년 대비 10.3% 늘어난 3조7741억원, 우리금융은 21.7% 상승한 3조518억원으로 집계됐다. 우리금융은 4대 금융 가운데 가장 높은 성장률을 기록할 전망이다.
지난해 홍콩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자율배상, 2조원 규모의 상생 금융 재원 출연, 가계대출 축소 압박 등에도 거둬낸 성과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지난해 초까지만 해도 금융지주의 '역대급 실적'은 어렵다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특히 KB금융이 금융지주 첫 연간 순이익 5조원 시대를 앞두고 있어 업계의 이목이 쏠린다.
최정욱 하나증권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KB금융은 2024년 홍콩 ELS 고객보상비용으로 7400억원이 발생했음에도 시장기대치 수준의 연간 실적을 시현할 것으로 본다"며 "업종 내 리딩금융 위상도 계속 강화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분석했다.
다만, 최근 금융당국과 야당에서 은행의 '이자장사'에 대한 비판이 이어지는 만큼 이번 역대급 호실적으로 상생 압박이 더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지난달 22일 월례 기자간담회에서 "은행들이 기준금리가 떨어진 부분을 반영해야 할 시기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며 "올해 일부 은행이 가산금리를 내리는 조치를 하고 있고 검토도 하는 것으로 알고 있으며, 그런 방향으로 모니터링하고 점검해 나가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지난해 12월 예금자보호법에 따른 보험료와 법정 출연금 등을 가산금리에 반영하지 못하도록 하는 은행법 개정안을 발의한 상태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역시 지난달 20일 시중은행장들을 소집해 '상생'의 역할을 당부하는 목소리를 냈다.
금융권에선 순이자마진(NIM) 하락에도 대출자산이 늘면서 이자이익이 증가했고 비이자이익 부문의 성장세도 긍정적 영향을 끼칠 것으로 봤다.
그러나 올해 금리 인하로 이자이익 증가세가 둔화되고 부실 위험과 환율 변동성 등 변수가 많은 만큼 수익이 정체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지난해까진 사상 최대 실적을 냈으나 올해 그 상승세를 이어가긴 어려울 것이란 분석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4대금융그룹의 2024년 실적은 가계 및 기업대출 등 자산성장에 기인한 은행 이자이익의 증가로 인해 전반적인 상향이 전망된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올해 실적 전망과 관련해 "2025년은 기준금리 하락 추세와 함께 가계대출 안정화를 전제로 자산 성장도 다소 둔화된다는 가정 하에 NIM이 하향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며 "각 금융그룹들은 은행의 이자이익 외에 은행의 비이자이익, 비은행 계열사의 수익증대를 위한 다양한 포트폴리오 확대를 고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