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성 없는 트럼프 '관세전쟁'에 한국 직격탄…"최소 13조 수출 감소"
  • 장혜승 기자
  • 입력: 2025.02.03 10:43 / 수정: 2025.02.03 10:43
4일부터 캐나다-멕시코 25%, 中엔 10% 추가 관세
캐나다-멕시코, 즉각 보복관세 선언
총성 없는 관세전쟁의 막이 올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그간 공언해온대로 캐나다와 멕시코에는 25% 관세를, 중국에는 기존 관세에 10%의 추가 관세를 부과하기로 하면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20일(현지시간) 미 연방의회 의사당 로툰다 홀에서 제47대 대통령 취임 선서를 마친 후 취임사를 하고 있다. /워싱턴=AP.뉴시스
총성 없는 관세전쟁의 막이 올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그간 공언해온대로 캐나다와 멕시코에는 25% 관세를, 중국에는 기존 관세에 10%의 추가 관세를 부과하기로 하면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20일(현지시간) 미 연방의회 의사당 로툰다 홀에서 제47대 대통령 취임 선서를 마친 후 취임사를 하고 있다. /워싱턴=AP.뉴시스

[더팩트ㅣ장혜승 기자] 총성 없는 관세전쟁의 막이 올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그간 공언해온대로 캐나다와 멕시코에는 25% 관세를, 중국에는 기존 관세에 10%의 추가 관세를 부과하기로 하면서다.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가 직격탄을 맞으면서 수출이 최소 13조4000억원 감소하는 것은 물론 글로벌 공급망을 교란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일(현지시간) 국제비상경제권법(IEEPA)에 따라 캐나다, 멕시코, 중국산 수입품에 관세를 부과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미국 동부 시간 4일 0시(한국 시간 4일 오후 2시)부터 시행된다. 맞대응할 경우 관세율을 더 높이는 '보복' 조항도 포함됐다.

지난해 대선 때부터 트럼프 대통령은 관세를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단어"라고 표현할 정도로 '관세 무기화'를 공언해왔는데 처음으로 미국의 1~3위 교역국에 관세 부과 결정을 내린 것이다.

세 나라가 강하게 반발하면서 관세 전쟁은 확전 양상을 보이고 있다. 캐나다는 2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부과에 대해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할 뜻을 밝혔다.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가 지난 1일 "1550억 캐나다 달러(약 156조원)의 미국산 제품에 똑같이 25%의 관세를 매기겠다"고 말한 데 이은 후속조치다.

앞서 중국도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부과를 놓고 "WTO 규정을 심각하게 위반한다"며 WTO에 제소할 뜻을 밝혔다.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도 X(옛 트위터)를 통해 "미국산 제품에 보복 관세를 부과할 것을 지시했다"고 밝혔다.

문제는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에 미치는 타격이 크다는 점이다. 산업연구원의 '트럼프 보편관세의 효과 분석 : 대미 수출과 부가가치 효과를 중심으로' 보고서에 따르면 멕시코와 캐나다에 25%, 한국과 중국 등에 10%의 보편관세가 부과되면, 한국의 연간 대미 수출은 13조4000억원 감소하는 것으로 예측됐다. 이에 따른 국내 부가가치는 약 7조9000억원~10조6000억원 감소하는 것으로 추정했다.

특히 자동차와 반도체 수출 감소 효과는 시나리오에 따라 각각 -5.9~-13.6%, 반도체는 -4.7~-8.3% 수준으로 예상했다. 자동차의 경우 경쟁국 관세 수준이 낮을수록, 반도체의 경우 미국의 대세계 관세 수준이 높을수록 우리나라에 불리하게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총성 없는 관세전쟁의 막이 올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그간 공언해온대로 캐나다와 멕시코에는 25% 관세를, 중국에는 기존 관세에 10%의 추가 관세를 부과하기로 하면서다.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가 1일(현지시각) 캐나다 오타와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캐나다, 멕시코, 중국을 상대로 높은 관세를 부과한 것과 관련, 연설하고 있다. /뉴시스
총성 없는 관세전쟁의 막이 올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그간 공언해온대로 캐나다와 멕시코에는 25% 관세를, 중국에는 기존 관세에 10%의 추가 관세를 부과하기로 하면서다.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가 1일(현지시각) 캐나다 오타와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캐나다, 멕시코, 중국을 상대로 높은 관세를 부과한 것과 관련, 연설하고 있다. /뉴시스

연구진은 "미국의 대중국 관세가 이미 높은 상황에서 한·중 간 경합 관계가 제한적이므로, 중국의 가격 경쟁력 약화가 한국의 점유율 확대로 이어지는 효과는 미미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최악의 경우 한미 FTA 재협상을 준비해야 할 수도 있다는 경고까지 나온다. 트럼프 1기 행정부에서 국가경제위원회(NEC) 부위원장을 역임한 캘리 앤 쇼는 지난달 24일 한국경제인협회가 주최한 '트럼프 2.0시대 개막 100시간과 한국 경제' 세미나에서 한국이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관세 정책에서 안전지대는 아니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미국은 현재 통상정책에 대한 '전면적인 재검토를 진행 중"이라며 "우선은 멕시코, 캐나다, 중국이 주요 타겟이 될 것이지만, 한국도 안전지대는 아니며 한미 FTA 재협상 가능성도 열어둬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2월 1일 예고된 캐나다, 멕시코, 중국에 대한 관세 부과는 불법이민, 마약유통 등 비경제적 이유로 실시되는 것이라면, 전 세계 교역국을 대상으로 한 본격적인 관세 부과는 정부조사가 완료되는 4월 이후 본격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석영 법무법인 광장 고문은 "미국의 관세 부과가 각국의 보복으로 이어지는 '관세전쟁'으로 번질 경우 글로벌 공급망이 심각하게 교란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전문가들은 국내 기업들이 '사후 관세 예외'를 받아내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신원규 한국경제인협회 초빙연구위원은 "우리나라는 국가 차원에서 (미국과) 협의체를 구축하는게 중요하지만 원활하지 않을 수 있다"며 "기업 차원에서는 관세 예외조건을 적용받도록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예외조건은 △미국 내 대체 공급이 제한되는 품목 △미국 생산자 비용 상승 우려 품목 △소비자 물가 상승에 민감한 품목 △미 핵심산업의 경쟁력 유지 필수품목이다.

zzang@tf.co.kr

발로 뛰는 <더팩트>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 카카오톡: '더팩트제보' 검색
· 이메일: jebo@tf.co.kr
· 뉴스 홈페이지: https://talk.tf.co.kr/bbs/report/write
· 네이버 메인 더팩트 구독하고 [특종보자→]
· 그곳이 알고싶냐? [영상보기→]
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