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지난해 4분기 영업익 6.5조…"반도체 약세 지속"(종합)
  • 이성락 기자
  • 입력: 2025.01.31 10:30 / 수정: 2025.01.31 10:30
지난해 4분기 반도체 영업익 2.9조 그쳐
"고부가 가치 제품 비중 늘려 경쟁력 강화"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이 6조4927억원으로, 2023년 동기 대비 129.9% 증가했다고 31일 공시했다. /더팩트 DB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이 6조4927억원으로, 2023년 동기 대비 129.9% 증가했다고 31일 공시했다. /더팩트 DB

[더팩트ㅣ이성락 기자] 삼성전자가 지난해 4분기 6조원대 영업이익을 기록하는 등 다소 아쉬운 성적표를 받았다. 주력인 반도체 사업에서 뚜렷한 성과가 나타나지 않은 영향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 매출 75조7883억원, 영업이익 6조4927억원을 기록했다고 31일 밝혔다. 이는 2023년 4분기와 비교해 각각 11.8%, 129.9% 증가한 수치다.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증가했지만, 시장 기대치에는 한참 못 미치는 수준이라는 평가다. 영업이익의 경우 증권가 전망치인 7조원을 넘어서지 못했다. 지난해 3분기 실적 발표 후 10조원 안팎까지 관측됐던 삼성전자의 4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지속해서 하향 조정돼 왔다.

전분기 대비로는 영업이익이 약 2조7000억원 감소했다. 삼성전자는 줄어든 영업이익에 대해 "연구 개발비 등 비용이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가 부진한 성적을 거둔 것은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이 2조900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시장에서 전망한 3조원대에도 미치지 못했다. DS부문은 지난해 2분기 6조4500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하며 기대감을 높였지만, 수요 침체와 중국발 저가 물량 공세 등으로 범용(레거시) 메모리가 흔들리며 3분기(3조8600억원)에 이어 2개 분기 연속 영업이익이 감소했다.

삼성전자 DS부문이 주춤하는 이유와 관련해 고대역폭메모리(HBM) 경쟁력도 자주 거론된다. 인공지능(AI) 시장 확대로 고부가 제품인 HBM 수요가 늘고 있으나, 삼성전자는 경쟁사에 비해 HBM 실적 기여도가 낮은 것으로 파악된다.

지난해 4분기 디바이스경험(DX)부문 매출은 40조5000억원, 영업이익은 2조3000억원으로 나타났다. 플래그십 신모델 출시 효과 감소 등으로 스마트폰 판매가 줄어 전분기 대비 매출과 영업이익이 하락했다. 생활가전은 업체 간 경쟁 심화로 수익성이 둔화됐으나, 비용 효율화 등을 추진해 2023년 대비 실적이 개선됐다.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DS부문은 지난해 4분기 2조900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사진은 전영현 삼성전자 DS부문장. /더팩트 DB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DS부문은 지난해 4분기 2조900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사진은 전영현 삼성전자 DS부문장. /더팩트 DB

하만은 전장 사업의 안정적 수주가 지속되는 가운데, 오디오 제품의 연말 성수기 판매 확대를 통해 매출이 증가했다. 지난해 4분기 매출은 3조9000억원, 영업이익은 4000억원 수준이다.

디스플레이(SDC)는 매출 8조1000억원, 영업이익 9000억원을 기록했다. 중소형 사업의 경우 전반적인 스마트폰 시장 수요 부진과 경쟁 심화로 전분기 대비 영업이익이 감소했으며, 대형 사업은 연말 성수기 TV 판매 증가로 전분기 대비 두 자릿수 매출 성장을 기록했다.

삼성전자의 지난해 연간 매출은 300조9000억원으로 집계됐다. 2022년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높은 수치다. 영업이익은 32조700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시설 투자 금액은 역대 최대인 53조6000억원이다. DS 46조3000억원, SDC 4조8000억원이 투자됐다. 삼성전자는 앞으로도 미래 경쟁력 확보를 위한 시설 및 연구 개발비 투자를 꾸준히 이어갈 방침이다.

삼성전자는 올해 1분기 반도체 분야의 약세가 지속되면서 전자 실적 개선이 제한적일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중장기적으로 경쟁력 강화와 고용량·고사양 제품의 포트폴리오 구축을 추진하며 실적을 개선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삼성전자는 "메모리는 2분기부터 수요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D램과 낸드 모두 시장 수요에 맞춰 레거시 제품 비중을 줄이고 첨단 공정으로의 전환을 가속화할 것"이라며 "또 첨단 공정 기반 HBM, DDR5, LPDDR5X, GDDR7, 서버용 SSD 등 고부가 가치 제품 비중을 늘려 사업 경쟁력 강화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시스템LSI는 플래그십 SoC를 적기에 개발해 고객사의 주요 모델에 신규 적용하겠다. 센서 부문은 2억 화소 등 고화소 수요에 적극 대응해 다양한 응용처로 사업을 확장해 나갈 것"이라며 "파운드리는 2나노 공정 양산과 안정화를 통해 고객 수요를 확보하고, 4나노 공정도 경쟁력 있는 공정과 설계 인프라를 강화해 나갈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삼성전자는 최근 공개한 AI폰 신제품 '갤럭시S25' 흥행에도 기대를 걸고 있다. 회사는 "'갤럭시S25' 시리즈의 출시 효과로 스마트폰 출하량 및 평균판매단가가 상승할 것"이라며 "차별화된 AI 경험으로 모바일 AI 리더십을 공고히 하겠다"고 말했다.

rock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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