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딥시크 쇼크'에 AI 패권 경쟁 격화…뉴노멀 속 현대차그룹 대응은?
  • 최의종 기자
  • 입력: 2025.01.31 10:33 / 수정: 2025.01.31 10:33
자율주행·로보틱스 분야 'AI' 핵심…업계 변화 대응에 '퍼스트펭귄' 여부 달려
현대자동차그룹은 지난 9일 미국 네바다주 퐁텐블로 라스베이거스 호텔에서 엔비디아와 모빌리티 혁신을 위한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현대차그룹
현대자동차그룹은 지난 9일 미국 네바다주 퐁텐블로 라스베이거스 호텔에서 엔비디아와 모빌리티 혁신을 위한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현대차그룹

[더팩트ㅣ최의종 기자] 중국 인공지능(AI) 스타트업 딥시크 등장으로 미·중 패권 경쟁이 격화하고 있다. 미국 빅테크 기업 대비 저비용 고성능 모델을 내놓으면서 새로운 장이 열렸다는 평가가 있다. AI 분야와 뗄 수 없는 현대자동차그룹도 여러 수 계산을 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지난 9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엔비디아와 모빌리티 혁신을 위한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양사는 소프트웨어 중심 차량(SDV)과 로보틱스 등 모빌리티 솔루션을 지능화하고 사업 운영 전반에 AI 기술을 적용하기로 했다.

김흥수 현대차그룹 글로벌전략오피스(GSO) 본부장 부사장은 "로봇, 자율주행, 스마트팩토리 등 다양한 분야에서 AI를 활용한 시도를 하고 있다. 혁신을 내실화해 미래 모빌리티를 선도하는 기업으로 도약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그룹이 엔비디아와 손잡은 배경은 글로벌 완성차 업체가 유리한 고지를 점하기 위해 속도를 내는 자율주행과 로봇틱스 분야에서 AI 기술이 필수인 점이 꼽힌다. 전기차를 처음 만들 때부터 자율주행을 고려한 일론 머스크의 테슬라는 이미 몇 수 앞을 보는 상황이다.

엔비디아로서도 생성형 AI에서 나아가 피지컬(물리적) AI를 향하는 과정에서 현대차그룹과의 협력은 도움이 될 수 있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6일(현지시간) CES 2025에서 "AI 다음 개척 분야는 피지컬 AI"라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딥시크 등장으로 AI 업계가 요동치고 있다. 딥시크는 지난 20일 R1을 공개했다. R1 베이스 모델인 V3가 엔비디아 H800 GPU 기반 데이터 센터에서 2개월간 약 557만달러(약 82억원)로 훈련했다고 밝혔다. 비용 효율성이 있는 셈이다.

테슬라는 전기차를 선보이며 완전자율주행 구현을 자신했다. 테슬라 중형 전동화 세단 모델 3 하이랜드. /테슬라
테슬라는 전기차를 선보이며 완전자율주행 구현을 자신했다. 테슬라 중형 전동화 세단 '모델 3 하이랜드'. /테슬라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X(엑스·옛 트위터)에 딥시크가 발표한 것보다 엔비디아 최신 GPU H100을 대량 보유하고 있다는 내용을 공유했다. 반면 머스크와 오픈AI를 공동창업했으나 악연이 된 샘 올트먼 CEO는 "제작 비용을 고려한다면 인상적"이라고 했다.

전문가들은 빅테크 기업 대비 저비용 고성능 측면에서 파괴력 있다고 본다. 아직 피지컬 AI를 본격화하지 않았으나, 현대차그룹을 비롯한 완성차 업체가 바라는 성능을 구현하는 데 드는 비용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점을 주목할 만하다는 의견이다.

딥시크 R1 핵심은 '추론'인 점도 완전자율주행을 추구하는 글로벌 완성차 업체가 신경 쓸 수밖에 없다는 지적도 있다. 딥시크 등장은 추론이 관건인 자율주행 구현을 상대적으로 저렴한 비용으로 이른 시일에 가능하게 할 수 있다는 점에 기대할 만하다는 의견이다.

최병호 고려대 인공지능연구소 소장은 "딥시크 R1 핵심은 추론이다. 그런데 자율주행에는 추론이 굉장히 많다. 그동안은 어떻게 저비용으로 구현할지에 대한 고민도, 아이디어도 없었던 것 같다. 그런 면에서 중요한 지점"이라고 말했다.

현대차그룹은 자율주행뿐만 아니라 로보틱스 분야에서 '퍼스트펭귄'이 되고자 속도를 내고 있다. 피지컬 AI를 개척하려는 엔비디아와 주파수가 맞은 셈이다. 피지컬 AI 자체는 생성형 AI와 달리 물리학적 개념을 고려해야 하기에 녹록지 않은 영역이다.

월드모델(물리적 세계를 이해하는 AI 모델)을 추구하는 상황에서 딥시크에게 자극을 받아 새로운 장을 열 수 있다는 의견이 있다. 최 교수는 "딥시크도 결국 월드모델로 전환해야 할 것이다. 빅테크 대비 비용이 적다는 점에서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질 필요도 있다"라고 했다.

bell@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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