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 | 공미나 기자] '좋은 집에 살고 싶다'라는 마음은 누구나 가슴 한 켠에 있을 것이다. 이러한 심리를 파고들어 건설사들이 너도나도 하이엔드 주거 브랜드들를 론칭하고 있다. 포스코이앤씨도 뒤늦게 '오티에르(HAUTERRE)'를 내놓으며 하이엔드 주거 브랜드 시장에 뛰어들었으나, 후발주자로서 브랜드 인지도에 대한 고민이 깊은 상황이다.
오티에르는 2022년 7월 포스코이앤씨가 선보인 하이엔드 주거 브랜드다. 2002년 '더샵' 이후 20년 만에 내놓은 신규 주거 브랜드로, 올해 론칭 4년 차를 맞았다.
경쟁사들과 비교했을 때 하이엔드 브랜드를 늦게 선보인 셈이다. DL이앤씨의 '아크로'는 1999년 처음 선보여 2013년 서울 서초구 '아크로 리버파크'를 시작으로 하이엔드 브랜드로 탈바꿈했다. 대우건설의 '푸르지오 써밋'과 현대건설의 '디에이치'는 각각 2014년, 2015년 론칭됐고, 롯데건설의 '르엘'도 2019년 선보인 하이엔드 브랜드다.
오티에르는 프랑스어로 '높은, 귀한, 고급'을 의미하는 'HAUTE'와 '땅, 영역, 대지'를 의미하는 'TERRE'가 결합된 단어로 고귀한 사람들이 사는 특별한 곳이라는 의미를 담았다. 포스코이앤씨는 오티에르에 소비자 중심 맞춤형 설계와 환경친화적 공간 배치, 고급 소재를 적용하고 인프라 운영을 하겠다는 방침을 내세웠다.
포스코이앤씨는 오티에르를 만드는 데에 상당한 공을 들였다. 브랜드를 만들기 위해 2019년 초반부터 사내외 전문가들로 태스크포스를 구성해 운영했고, 브랜딩은 세계 최대 브랜드 컨설팅 회사 인터브랜드에 맡겼다.
오티에르를 알리기 위해 다양한 전략도 펼치고 있다. 브랜드를 상징하는 향기 '오티에르 엘릭서'를 내놓는가 하면 오티에르 시그니처 커피 '플로르(Flore)'와 차 '문(Moon)', 음악 '포 오티에르(For Hauterre)'까지 개발했다. 각각 글로벌 기업 아이센트사의 향기 디자이너인 레이몬드 메츠(Raymond Matts), 유명 한식 셰프가 이끄는 음식점, 음악감독 정재일 등과 협업해 선보인 작품들이다.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오티에르는 하이엔드 브랜드 후발주자인만큼 주택시장에서 인지도는 많이 낮은 편이다. 주요 하이엔드 브랜드 조사 순위에서 오티에르는 거론조차 되지 않고 있다. 지난해 9월 부동산 플랫폼 다방이 발표한 '2024 하이엔드 아파트 브랜드 선호도 설문조사' 결과에서 오티에르는 순위권에 들지 못했다. 한국기업평판연구소가 조사하는 하이엔드 아파트 브랜드에 대한 빅데이터에서도 오티에르는 조사 결과에 포함되지 않는다.
아직 확보한 사업장 수가 현저히 적고 준공 단지도 없다는 점이 가장 치명적이다. 현재 오티에르가 확보한 사업장은 △서초구 신반포18차 재건축(오티에르 신반포) △서초구 신반포 21차 재건축(오티에르 반포) △서초구 방배 신동아 재건축(오티에르 방배) △노량진1구역 재개발(미정) △부산 촉진2-1구역(미정) 등 5곳이다. 이 중 3곳만 단지명이 확정됐다. 첫 분양도 연내 진행 예정이다.
이에 포스코이앤씨는 올해 오티에르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서울과 수도권 주택시장에 집중한다. 정희민 포스코이앤씨 대표도 신년사에서 "서울과 수도권 주택시장을 집중 공략해 브랜드파워를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대표적으로 강남 3구를 비롯해 용산정비창전면1구역, 성수전략정비구역 제2지구 등이 올해 포스코이앤씨가 노리는 지역들이다. 포스코이앤씨 관계자는 "한강변, 강남 등 핵심지역에 오티에르를 적용한 랜드마크 단지를 늘려 인지도 및 브랜드 가치를 확대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