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산·고령화에 따른 인구구조 변화로 1인 가구 수가 폭증하면서 주택시장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소형 아파트 등 작은 주거 공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어서다. 미래에는 1인 가구가 주된 가족 유형이 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수요에 맞는 맞춤형 주택유형이 대거 개발될 것으로 보인다. 본지는 '1인 가구 주거 미래 상·하편 시리즈'를 통해 미래 주택시장의 변화를 살펴보고자 한다. <편집자 주>
[더팩트|이중삼 기자] 대한민국에서 1인 가구 수가 가파르게 늘어나고 있다. 1000만 명을 넘어선 지는 오래다. 오는 2052년이 되면 전국 모든 지역에서 나 홀로 가구가 주된 가족 유형이 될 전망이다. 주요 배경으로는 저출산·고령화에 따른 인구구조 변화다. 지난 2023년 기준 우리나라 합계출산율은 0.72명으로 세계 꼴찌 수준이다. 먹고 살기 팍팍한 시대가 되면서 청년들이 결혼·출산에 엄두를 내지 못한 결과다. 인구구조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면 1인 가구 수는 더 늘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이들 가구의 폭증은 주택시장에도 변화를 불러오고 있다. 대형 아파트보다는 소형 아파트·주거용 오피스텔이 인기가 높아지고 있는 게 대표적이다. 전문가들은 수요에 맞게 맞춤형 주택유형이 공급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행정안전부 주민등록 인구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1인 가구는 1021만2587가구다. 전체 2411만8928가구 중 42.4%를 차지한다. 1인 가구는 2023년 993만5600가구에서 지난해 3월 1000만 가구를 찍었다. 이 추세대로라면 30년도 채 안 돼서 전체 가구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절반을 넘길 것으로 전망된다.
1인 가구가 늘면서 주택시장에도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먼저 중대형 아파트 공급량이 줄었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지난 5년간(20~24년) 중대형(전용 85㎡ 초과) 아파트 공급량은 전체 98만6039가구 중 11만2224가구(11.4%)에 그쳤다. 반면 소형(전용 60㎡ 이하)은 19만8279가구(20.11%)가 공급됐다.
◆ 인구구조 변화…주택 개발 유형 영향 미쳐
청약 경쟁률도 변화를 뒷받침하는 근거다. 지난해 소형 아파트의 청약 경쟁률은 중형·대형 타입 대비 최대 3배 이상 높았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지난해 전용 60㎡ 이하인 소형 아파트의 평균 청약 경쟁률은 30.6대1을 기록했다. 중소형(11.1대1)보다는 2배 이상 높은 수치다. 중대형(8대1)과 비교하면 약 4배 더 높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1인 가구가 증가함에 따라 중대형 아파트보다 소형 아파트에 관심이 많아지고 있다"며 "이들 가구 수는 계속 증가할 것이므로 향후에는 소형주택 등에 수요가 몰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KB경영연구소의 '1인가구 증가와 주택시장 트렌드 변화'에 따르면 소형주택에 대한 수요 형태가 다양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보고서는 "소형주택의 공급 형태에 대한 고민이 지속적으로 필요한 시점"이라며 "소득과 연령, 생활패턴에 따라 수요 형태도 과거대비 달라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송인호 한국개발연구원(KDI) 경제정보센터소장도 주택 개발 유형 등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봤다. 송 소장은 "1인 가구의 증가는 주택시장의 주택수요의 패턴을 변화시키고, 주택 공급의 다양한 변화를 불러오면서 개발 유형 등에도 영향을 준다"며 "20~30대는 대부분이 15평 미만인 곳에서 지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된다. 이러한 변화에 대해 개발자들은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작은 단위에 더 집중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소형 중심의 다양한 주거유형이 수요에 맞게 공급될 필요가 있다. 1인 가구 생활 방식에 맞게 효율적이고 스마트한 주택 공급이 있어야 한다"며 "주택 유형의 개발을 장려하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국토연구원은 향후 신규주택 수요에서 소형주택 비중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했다. 1인 가구의 증가는 주택 수요 구조변화와 더불어 중소형 주택 수요 증가도 이끌 것이라는 이유에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