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조소현 기자] 출시 22주년을 맞은 네이버 블로그가 10~30대 젊은 사용자층을 확보하며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깊이 있는 기록과 체계적인 공유라는 플랫폼 철학이 사용자들의 공감을 얻고 있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기술 혁신과 UX(사용자 경험), UI(사용자 환경) 개선이 더해져, 안정적인 성장 동력을 구축했다는 평가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현재 네이버 블로그는 3600만여개가 개설됐다. 국민 5명 중 3명 가까이가 계정을 보유한 셈이다.
지난해에만 214만개의 신규 블로그가 생성됐으며, 이는 2023년(126만개) 대비 70% 증가한 수치다. 같은 기간 블로그 총 사용 시간은 7억 시간에 달했다. 하루 평균 작성된 게시글은 최대 120만개, 방문자는 1800만명, 새로 맺어진 이웃 수는 64만명, 페이지뷰는 2억6000만건으로 집계됐다.
블로그의 인기는 깊이 있는 기록과 진정성 있는 소통에 대한 사용자들의 수요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짧고 빠르게 소비되는 콘텐츠에 피로감을 느낀 사용자들이 블로그로 이동하며, '긴 호흡의 콘텐츠'를 선호하는 이들의 욕구를 충족시키는 데 성공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인스타그램의 주된 콘텐츠는 사진으로, 연출된 이미지가 많아 내밀한 감정까지 표현하는 데 한계가 있다"며 "세밀한 상황과 감정을 표현하는 데는 글이 더 적합하다. 글을 통해 자신을 표현하고자 하는 사람과 이를 읽고 싶어 하는 독자가 있기에 블로그의 인기가 이어지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지난 2017년부터 네이버 블로그를 이용했다는 한 모(28) 씨는 "다른 SNS에 비해 장문의 글을 읽고 쓸 수 있다는 점이 블로그의 장점"이라며 "긴 글로 구성된 콘텐츠는 진정성 있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30대 장 모 씨도 "인스타그램처럼 피드 속에서 글이 묻히는 대신, 블로그는 나만의 공간에서 글을 작성하고 이웃도 내 글을 보러 오는 구조가 좋다"며 "블로그에서는 진지한 소통이 가능하다"고 했다.
네이버 블로그가 클래식한 플랫폼임에도 불구, 변화하는 트렌드에 적응하며 성장한 데는 지속적인 기술 투자와 UX, UI 개편 노력이 있었다. 네이버는 지난해 7월에도 블로그 하단 UI를 개편했다. 태그와 글감, 장소정보 등 다양한 추천방식으로 사용자에게 더 많은 콘텐츠를 제공하기 위해서다.
네이버 관계자는 "UX, UI를 꾸준히 개편하고 있다"며 "이용자들이 블로그에 게시글을 작성할수록 네이버의 콘텐츠가 풍부해진다. 사용자 생성 콘텐츠(UGC)가 검색 결과에 반영되며 선순환 구조를 형성하기 때문에 네이버는 플랫폼 회사로서 이러한 구조를 강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지난해에는 자연스러운 모습을 여러 장의 사진으로 기록하는 '포토덤프 챌린지'로도 1030세대 사용자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었다. 챌린지에는 66만명이 참여해 330만개의 글이 작성되고 6200만장의 사진이 업로드됐다. 챌린지 참여자의 연령대는 20대가 45%로 가장 많았고, 30대(25%), 10대(10%) 순이었다. MZ세대가 총 80%를 차지했다.
네이버 블로그의 젊은층 중심 인기 확산이 기업 매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창영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네이버 블로그의 1030세대 비중이 전체 이용자 대비 64%까지 확대됐다"며 "네이버 검색 서비스는 당사 UGC 데이터 기반 중심이기 때문에 젊은 UGC 증가는 검색서비스 품질 향상으로 이어져 주요 매출원인 검색매출 증가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내다봤다.
네이버는 올해 생성형 AI를 활용해 블로그 서비스를 고도화할 계획이다. 네이버 관계자는 "서비스 전반에 AI를 녹이겠다고 밝힌 만큼 블로그에도 AI가 접목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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